인기 견인한 3인 하차한 배역 지영산·강신효·이혜숙으로 채워…파격 서사는 그대로
임성한 작가가 집필하는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 작사 이혼 작곡’(결사곡)이 2월 26일 시즌3의 문을 열었다. 시작부터 시청자의 호기심에 부응하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기혼남의 혼외자를 가진 주인공(이민영 분)은 출산 도중 눈을 뜬 채 사망했고, 헌신적인 아내를 배신한 남편(전노민 분)은 안면 신경이 마비된 구안와사에 걸렸다. 인과응보일까, 또 다른 파국을 예고하는 복선일까.
임성한 작가의 필력을 앞세운 ‘결사곡’이 2021년 방송한 시즌1·2의 성공 저력을 시즌3에서도 증명하고 있다. 연출자가 바뀌고 주요 출연진까지 교체됐는데도 흔들림이 없다. 방송 초반 시청률도 눈에 띈다. 1회 방송에서 6.3%(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출발해 2회에서는 6.7%로 소폭 상승했다. “어마어마한 이야기”라고 단언한 주연 배우들의 자신감까지 더해지면서 ‘임성한 월드’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훈·이태곤·김보연 하차, 뜻밖의 3인 등장
‘결사곡’은 2021년 1월부터 3월까지 시즌1을 공개해 시청률 9.7%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3개월 뒤에 방송한 시즌2의 화력은 더욱 거세 시청률이 16.6%까지 치솟았다. 역대 TV조선 드라마 최고 기록이자, 고정 시청 층이 두터운 KBS 2TV 주말드라마를 제외하고 같은 시기 방송한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이다. 요동친 건 시청률뿐만이 아니다. 시즌2 막바지 70분 분량의 한 회 전체를 불륜을 들킨 남편(이태곤 분)과 이를 추궁하는 아내(박주미 분)의 2인 대화극으로 채운 파격 실험으로 화제를 뿌렸다.
그로부터 7개월 만에 선보이는 ‘결사곡’ 시즌3는 여러 변화를 맞았다. 일단 앞선 시리즈의 인기를 견인한 핵심 3인이 하차했다. 아내를 배신하고 어린 여자와 외도를 일삼은 의사 이태곤, 혼외자를 얻은 변호사 성훈, 그리고 의붓아들을 유혹하는 노년의 팜파탈 김보연이다.
이들 배우가 하차한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시즌3까지 제작되는 상황에서 각각의 배우가 처음 제작진과 약속한 출연 분량을 마무리하고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사곡’이 아닌 새로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배우들의 뜻을 임성한 작가 등 제작진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배우가 빠졌다고 그 역할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이태곤과 성훈, 김보연의 자리는 각각 지영산, 강신효, 이혜숙이 채웠다. 오랜 작품 활동으로 친숙한 이혜숙을 제외한 지영산과 강신효는 대중에게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이다. 캐스팅에 누구보다 깊이 관여하는 임성한 작가가 최대한 배역과 어울리는 외모와 이미지를 지닌 연기자들을 찾아낸 결과다.
시즌3의 새 얼굴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1975년생 배우 지영산이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이렇다 할 출연작이 없는 무명의 연기자이기에 오히려 궁금증을 자극한다. 최근 출연작이 2006년 참여한 SBS 드라마 ‘연개소문’일 만큼 연기 활동도 뜸했지만 거의 모든 드라마를 챙겨보는 임성한 작가의 눈에 띄어 주인공에 파격 캐스팅됐다.
이태곤의 역할을 이어받는 만큼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촬영 초반에 많이 헤맸다”며 “사람인지라 시간이 갈수록 어깨 위에 놓인 짐이 늘어난다”고도 말했다.
올해 환갑인 이혜숙에게 ‘결사곡’ 시즌3는 도전의 연속이다. 연기 생활 40년 만에 남이 맡았던 역할을 처음 이어받은 데다, 하필 그 캐릭터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남편을 방관해 죽음에 이르게 만든 ‘문제적 인물’이다. 그 와중에 의붓아들에게 흑심을 품은 엄마라는 설정도 파격 그 자체다.
이혜숙은 “남자의 사랑을 너무나 받고 싶은 여자라는 설정에 충실하려고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를 위해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하면서 외모에도 각별히 신경을 쏟았다. 특히 20대 연기자도 도전하기를 꺼리는 수영복 장면까지 과감하게 소화했다. “수영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나서기는 30년 전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던 20대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초반부터 ‘예측불허’ ‘사이다’ 전개
방송가의 관심은 이제 막 닻을 올린 ‘결사곡’ 시즌3를 통해 임성한 작가가 어느 정도의 시청률 기록을 세울지에 쏠린다. 임 작가는 ‘시청률 제조기’이자 ‘막장 대모’라는 양날의 평가를 받는다. 2000년대 전성기 시절 그는 MBC ‘인어아가씨’(47.9%), ‘하늘이시여’(49.9%) 등 히트작을 통해 넘볼 수 없는 대기록을 썼다. 동시에 급사, 빙의 등 자극적인 소재와 개연성을 잃은 설정으로 시청자의 거센 비난도 받았다. 2015년 MBC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은퇴 선언을 한 이유도 시청률과 별개로 쏟아지는 비난을 감내하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다.
6년 만의 복귀작인 ‘결사곡’ 시리즈에서도 임성한 작가는 파격의 서사를 유지한다. 다만 불륜을 그리는 방식에 있어서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에서 탈피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립에 머물지 않고 가정이 파괴되는 과정, 그 후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리면서 시청자를 빠져들게 한다. 판타지를 자극하는 로맨스는 덤이다.
특히 이번 시즌3는 초반부터 통쾌한 ‘사이다’ 전개로 주목받고 있다. 헌신적인 아내의 내조를 저버리고 젊은 뮤지컬 배우와 사랑에 빠진 교수(전노민 분)는 시작부터 파국이다. 연인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은 물론 안면 마비로 인해 고독한 처지에 놓였다.
아내와 딸을 둔 남자를 사랑해 가정을 깨버린 젊은 여자(송지인 분)는 오랫동안 애타게 찾은 친부가 낙마해 사망하는 불행을 겪는다. 가정을 버린 아빠에게 복수라도 하려는 듯 애지중지하던 딸은 느닷없이 죽은 할아버지에 빙의해 이상 증상을 벌이기도 한다. 모두 임성한 작가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다.
배우들이 임성한 작가에 갖는 신뢰는 전폭적이다. ‘결사곡’ 시리즈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배우 박주미는 “회차가 지날수록 더 궁금한 내용이 펼쳐지면서 매회 ‘엔딩 맛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주인공 이가령 역시 “대본을 받을 때면 항상 생각지도 못한 전개가 나온다”고 놀라워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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