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공조2’ ‘정직한 후보2’ ‘마녀2’ 개봉 대기…기대감 못 채우면 ‘형만 못한 아우’ 신세
이런 위기를 타파할 방법은 결국 하나다. ‘극장에서 볼 만한 콘텐츠’를 내놓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에 대적하기 위해 스크린쿼터제를 사수하던 영화계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계기가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었듯, 코로나19 위기 역시 “결국 콘텐츠로 풀어가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코로나19 전 개봉돼 대규모 관객을 모았던 영화들의 속편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전작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미 예고편까지 공개된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가 선두에 선다. 배우 마동석이 주연을 맡고, ‘윤계상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 작품의 1편은 19금, 즉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688만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당시만 해도 ‘범죄도시’는 그다지 주목받는 영화가 아니었다. 하지만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관객이 순증했고, “너 내 누군지 아니?” “어 싱글이야” “진실의 방으로” 등의 대사가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범죄도시1’과 ‘범죄도시2’ 사이에 놓인 마동석의 위상은 달라졌다. 그가 마블 블록버스터 ‘이터널스’의 주연을 맡아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터라 ‘범죄도시2’에 대한 기대감은 더 크다. 윤계상의 자리는 또 다른 빌런 손석구가 맡는다. 이외에 1편을 책임졌던 최귀화·허동원·하준 등 마동석의 형사 동료와 조선족 깡패 박지환이 다시 합류했다.
2017년 개봉해 781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 ‘공조’ 역시 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로 돌아온다. 전편의 주인공인 배우 현빈과 유해진이 다시 한 번 각각 북한, 한국 형사로 나선다. 여기에 다니엘 헤니가 FBI 요원으로 힘을 보태고, 소녀시대 출신 윤아 역시 재차 참여했다.
‘공조’는 액션과 코믹, 탄탄한 서사가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속편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빈을 둘러싼 화제성이 더해졌다. 현빈은 3월에 2년여 교제해 온 배우 손예진과 화촉을 밝힌다. 손예진은 결혼을 발표한 후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결혼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빈은 손 편지를 통한 입장 발표 외에는 아직까지 공식석상에 나설 일이 없었다. ‘공조2’의 개봉 시기에 맞물려 진행되는 제작발표회와 인터뷰 자리는 결혼 후 현빈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듣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속편 영화들도 출격 대기 중이다. 배우 라미란이 주연을 맡았던 ‘정직한 후보’의 후속작인 ‘정직한 후보2’(감독 장유정) 역시 올해 안에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2019년 초 개봉한 이 영화는 기대감이 높지 않았지만 단독 주연 라미란의 탄탄한 코믹 연기를 바탕으로 153만 관객을 동원했다. 결국 라미란은 이 영화로 제41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고, 전폭적 지지 속에 속편 제작이 결정돼 지난해 촬영을 마쳤다.
‘정직한 후보2’는 진실밖에 말하지 못하는 후보 주상숙이 정계 복귀를 꿈꾸며 벌어지는 코미디를 담는다. 최근 넷플릭스 ‘소년심판’으로 주목받은 배우 김무열 역시 또 다시 주상숙의 곁을 지키는 보좌관 박희철 역을 맡는다. 여기에 배우 서현우, 박진주를 비롯해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 윤두준이 특별 출연으로 얼굴을 비친다.
2021년 초 일찌감치 촬영을 마친 박훈정 감독의 ‘마녀2’ 역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촬영을 시작해 4개월 만에 촬영 스케줄을 마무리한 ‘마녀2’는 긴 후반작업을 거치며 개봉 시기를 조율해왔다. 올해 관객과 만나면 2018년 개봉한 전편 이후 4년 만이다.
‘마녀’에서 김다미를 발굴했던 박 감독은 속편을 준비하며 새 얼굴인 신시아를 전면에 내세운다. 공개 오디션에서 140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인 배우 신시아는 ‘마녀2’에서 고난도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제2의 김다미’를 꿈꾼다. 주인공은 바뀌었지만 전편의 주역인 김다미와 조민수가 참여하고, 영화 ‘브이아이피’로 박훈정 감독과 인연을 맺은 이종석도 특별출연한다.
훌륭한 전작은 속편의 든든한 후광이다. 전작의 성공이 있었기에 후속작이 제작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워낙 관객수가 줄어든 터라 “전작이 모은 관객의 절반만 모아도 충분히 성공”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마냥 속단할 순 없다. ‘형보다 나은 아우가 없다’는 속담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설 연휴 기간 개봉된 ‘해적: 도깨비 깃발’의 흥행 실패가 이를 재차 입증했다. 2017년 개봉돼 866만 관객을 모았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과 배턴 터치한 ‘해적: 도깨비 깃발’은 132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단순히 코로나19 탓만 할 순 없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전작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가져와 기시감이 드는 전개에 세련되지 않은 코미디로 일관해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한 영화 관계자는 “관객의 눈높이는 이미 성공한 전작에 맞춰져 있다. 그 이상을 보여주지 않으면 만족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면서 “기대감이 높은 속편들마저 흥행에 실패한다면 향후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은 더 뜸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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