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 쓰며 시즌 첫 승…명예의전당 입성 위해 메이저 우승 더 쌓아야
#기대감 높인 2022시즌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고진영은 팬들에게 더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지난 시즌 하반기, 5승을 쓸어 담으며 2021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7~11월 5개월간 5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다승왕, 상금왕, 올해의 선수도 모두 차지했다.
고진영이 2021시즌 내내 평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스스로 '골프 사춘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심리적인 어려움과 함께 손목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조모상을 당하는 시련도 있었다. 기대를 모았던 도쿄 올림픽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당시 세계랭킹 2위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컨디션 난조와 부담감에 공동 9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후 우승 트로피 4개를 추가하며 위용을 되찾았다. 슬럼프가 찾아왔던 시즌이지만 후반기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기량 회복을 넘어 2021시즌을 자신의 역대 최고 시즌으로 만들어냈다. 고진영의 커리어에서 한 시즌 최다 우승, 최다 상금 획득을 기록한 시즌이었다.
#'꾸준함의 상징' 대기록 작성
지난 시즌 후반기 반전을 만들어낸 고진영은 무서움을 몰랐다. 올림픽 이전 마지막으로 참가한 대회였던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69타를 기록한 이후 10월 중순을 지나는 시점까지 70대 타수를 잊은 듯했다. 10월 21일 시작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1타를 기록하기까지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냈다. 이는 소렌스탐, 유소연의 기록과 동률이었다.
신기록 작성 직전 고진영은 2타 차로 고배를 마셨다. 대회 당일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도 영향을 미쳤다. 연속 60대 타수 기록이 '14'에서 멈춘 고진영은 아쉬움이 남을 법했지만 털고 일어났다. 그는 "주변에서 많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셨는데 기록을 의식하는 편은 아니다. 남은 홀 즐기면서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기록은 다시 쌓으면 된다"던 자신의 말대로 고진영은 직후부터 다시 60대 타수를 빠짐없이 적어내며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 기록은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진영은 기록을 작성하는 동안 4개 대회에서 3회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첫 우승과 함께였기에 기쁨은 더했다. 고진영은 마지막 라운드, 후반부에 드라마틱하게 타수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만들었다. 그는 9번 홀까지 버디 2개를 잡는 데 그쳤지만 12번 홀에서 보기 하나를 기록한 이후 13번 홀부터 버디 5개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대기록에 소환된 전설
고진영의 대기록 작성과 함께 아니카 소렌스탐이 수차례 언급됐다. 전설적인 골퍼 소렌스탐은 당대 최고는 물론 역대 최고로 꼽히는 선수다. 그는 199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입회,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어에 뛰어들며 2008년 은퇴까지 메이저 대회 10승, 총 72승을 기록했다. 이는 1980년대 이후 활동한 선수 중 최다승 기록이다. 2003년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소렌스탐은 고진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자 목표다. 그는 LPGA 통산 13승을 기록 중이다. 누적 상금 935만 7985 달러(약 114억 5000만 원)로 랭킹 25위에 올랐다. 부족할 것이 없는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고진영에게 다만 부족한 것은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고진영의 13승 중 메이저 우승은 2019년 아나 인스퍼레이션(2022시즌 '더 셰브론 챔피언십'으로 변경),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2회가 전부다. 그랜드슬램까지는 US 여자오픈,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AIG 위민스 오픈(브리티시 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더 많은 상금 획득과 향후 명예의전당 입성 등을 위해 메이저 우승은 필수다. LPGA 투어 5년 차를 맞아 더욱 원숙한 기량을 선보이는 고진영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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