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성 없는 '박수 콘서트'
방탄소년단이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라는 이름으로 개최한 이번 공연은 2019년 10월 서울에서 연 월드투어 이후 2년 6개월 만의 대면 콘서트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BTS의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이후 대중음악 콘서트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인원이 허가됐다. 실외 단독 공연의 경우 해당 시설의 수용 가능 인원(좌석수 기준)의 50% 이내를 허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연장이 잠실 주경기장이란 사실이 주효했다.
잠실 주경기장은 회당 4만여 명의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장소다. 평소대로라면 3회 공연에 12만 명 이상 너끈히 동원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회당 1만 5000명으로 제한했다. 2명이 붙어 앉으면 1개의 좌석은 띄어 앉는 방식으로 전체 가용 좌석 수를 줄였다. 감염 확산 가능성을 고려해 관객의 함성도 철저히 제한했다. 대신 응원용 소도구인 클래퍼를 흔드는 소리로 함성을 대체했고, 아미밤으로 불리는 응원봉을 활용해 불빛 파도타기 등을 시도했다. 1만 5000명에 달하는 팬들이 일제히 ‘침묵’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셈이다. 이에 BTS는 이번 공연을 함성이 없는 “박수 콘서트”라고 이름 붙였다.

먼저 온라인 스트리밍은 10일과 13일 공연에서 이뤄졌다.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이틀 동안 온라인 스트리밍 중계에 접속한 관객은 191개국, 총 102만 명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동시 접속이 이뤄지면서 대면 공연의 효과가 극대화됐다.
이어 ‘라이브 뷰잉’이라는 이름으로 시도한 극장 실황 중계 역시 성공을 거뒀다. 12일 공연에서 진행한 ‘라이브 뷰잉’은 전 세계 75개국, 총 3711개 극장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첨단 기술의 영상 및 음향 시설을 갖춘 극장에서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보다 실감 나게 감상하려고 모인 관객은 약 140만 명으로 집계됐다. 대면 공연과 두 가지 방식의 온라인 중계로 3일 동안 콘서트를 감상한 총 관객이 무려 246만 5000명에 이른다.

BTS의 이번 공연은 2년 동안 지속된 코로나19의 어려움을 딛고 케이팝 그룹이 전 세계 팬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주목 받는다. 관객 동원에 제약이 따르고, 감염 확산 우려가 존재하는 대면 공연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팬들이 동시에 콘서트를 즐기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향후 또 다른 케이팝 그룹이 세계무대를 공략하는 데 활용할 모델로도 꼽히고 있다.
매출 면에서도 성과가 뚜렷하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4일 “BTS는 극장 실황 중계인 ‘라이브 뷰잉’으로 전 세계에서 3260만 달러(403억 원)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콘서트, 오페라, 스포츠 경기 등 영화 이외 콘텐츠의 실황을 중계하는 극장 상영 방식을 통틀어 역대 최다 기록이다.
특히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은 돋보인다. 버라이어티는 “북미 지역 극장에서 약 684만 달러(84억 60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이는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영화 ‘더 배트맨’(6600만 달러), 톰 홀랜드의 ‘언차티드’(920만 달러)에 이어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3위”라고 밝혔다.
BTS를 시작으로 케이팝 그룹의 대면 콘서트 움직임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룹 트와이스는 2월 5일 미국 LA를 시작으로 북미 투어를 진행 중이다. 레드벨벳 역시 2년 3개월 만인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대면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멤버들의 코로나 확진으로 현재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에이티즈 등 신흥 케이팝 그룹의 해외 콘서트 공략도 활발한 가운데 아직 일정 공표를 하지 않았지만 ‘포스트 코로나’에 맞춰 대면 콘서트를 준비하는 케이팝 그룹은 여럿이다. 물론 BTS도 멈추지 않는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들은 4월 8일과 9일, 15일과 16일 미국 LA에서 총 4차례에 걸친 대면 콘서트를 연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