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코인 논란’ 등 리니지W 이용자 불만 속출…신규 IP 게임은 하반기에나 출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4분기에 매출 7572억 원, 영업이익 1095억 원, 당기순이익 1217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각각 51%, 14%, 22% 증가했다. 실적 반등 요인으로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가 꼽힌다. 2021년 11월 4일 출시한 리니지W는 2개월여 만에 매출 3576억 원을 올렸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나머지 게임들의 4분기 매출을 모두 더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리니지W의 초반 흥행으로 엔씨소프트도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출시 100일을 맞아 특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리니지W는 9일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출시 첫 주 평균 하루 매출이 120억 원에 달했다. 출시 당일 9개 월드, 108개 서버로 시작한 리니지W는 이용자가 몰리며 2월 기준 총 16개 월드, 192개 서버로 증설했다.
잘나가는 리니지W에 잡음이 없는 건 아니다. 출시 이후 게임 내에서 버그가 발생하며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리니지들의 대표적인 과금 아이템인 변신·마법인형 카드 중복수령 버그부터, 퀘스트 중복 의뢰를 통한 경험치 불법 획득 버그, 요리 아이템 전환 횟수 미제한으로 인한 아이템 무한 수령 버그 등이 이어졌다.
최근에도 버그가 말썽을 부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27일 ‘피의 서약 강화시 간헐적으로 오류가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공지했다. 피의 서약은 리니지W에 존재하는 혈맹 콘텐츠 중 하나다. 피의 서약을 강화하면 명예코인을 획득할 수 있는데, 버그로 인해 명예코인을 무한대로 받을 수 있었던 것. 명예코인은 게임 내 또 다른 화폐로 캐릭터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재화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게임을 통해 명예코인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 원하는 만큼 얻기 위해서는 현금으로 구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맹 기부 콘텐츠를 통해 900다이아(약 2만 5000원)를 기부하면 명예코인 5000개를 획득할 수 있다. 10만 개 이상 모으려면 50만 원 정도 필요한 셈이다. 명예코인은 유료 아이템 상점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명예코인 복사 버그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물론 게임 내에서 버그는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 완벽한 게임은 세상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리니지W 이용자들은 이 게임에 많게는 수십억 원까지 사용한다. 버그에 대한 잣대가 다른 게임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용자들의 과금을 유도하는 신규 유료 상품들은 거의 매주 출시된다. 한 이용자는 “리니지는 매주 새로운 유료 상품을 출시하며 게임에 돈을 쓰는 ‘과금러’들이 더 돈을 쓰도록 유혹한다. 이 상품들은 주로 패키지로 구성되는데, 이 패키지에 담길 아이템들이 수시로 바뀐다. 이런 것들을 고민할 시간에 게임이나 더 완벽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용자들이 버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리니지류의 게임을 즐기던 골수팬들의 이탈도 생기고 있다. PC온라인 게임 시절부터 줄곧 리니지를 해오던 10만 유튜버 ‘태산군주’는 “리니지W를 한 지 4개월이 됐다. 리니지를 오래하다 보니 엔씨소프트가 마지막 리니지, 전 세계가 함께하는 리니지라는 말에 궁금해서 시작했다. 지금도 몇 억 원을 썼지만, 얼마를 쓰든 재미가 없으면 그만두는 게 맞다. 그때가 왔다.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리니지W를) 접는 것”이라며 “그러나 수십 년간 리니지를 해온 사람들은 돌고 돌아 다시 리니지를 하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리니지보다 재밌는 게임이 있는지 ‘린저씨’들이 할 만한 게임이 있는지 직접 찾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일 공지 사항을 통해 명예코인 버그 이슈에 대해 사과했다. 그리고 302명의 부정 이용자에 대해 총 2507만 7548개의 명예코인을 회수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피의 서약 강화 오류로 획득한 비정상적 명예코인은 전량 회수를 완료했다. 명예코인을 이미 사용한 경우에도 사용 내역을 조사한 후 모두 회수했다. 게임 이용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추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고 더욱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리니지W는 당분간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책임져줄 게임이다. 4분기 매출 성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리니지W를 제외하면 다른 게임들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리니지M의 경우 4분기 매출이 3분기보다 2배 이상 떨어져 888억 원을 기록했으며, 리니지M2도 300억 원 이상 매출이 하락해 1245억 원을 나타냈다. PC온라인 게임인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역시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떨어졌다. PC온라인 게임인 길드워2와 3분기 출시된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소울2(블소2)이 직전 분기 대비 매출 상승에 성공했지만 매출 상승 폭이 크지 않아 다른 게임의 매출 하락을 메우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탈리니지’에 대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지난 2월 신규 IP 게임 5종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SS △TL 등을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엔씨(NC)의 신작 IP들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 액션 배틀 로열(Action Battle Royale), 수집형 RPG(Role Playing Game)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작 IP들의 예상 출시는 이르면 하반기부터다. 즉 상반기에는 리니지W가 엔씨소프트를 책임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엔씨소프트는 “해당 게임들은 모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콘솔·PC·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신규 IP 중에서는 콘솔·PC 타이틀인 TL이 가장 먼저 출시되며 올해 하반기 글로벌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버그나 매크로는 게임사가 해결해야 할 숙명이다. 기존 게임 이용자들이 원활한 환경에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게임 개발진이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하는 등 이용자들과 소통 부재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다. 엔씨소프트를 향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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