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시작한 일이 사업으로 커져”…국내 최초 NFT 프로젝트 도지사운드클럽, 타이거JK와 손잡고 새 NFT 출시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를 두고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다. NFT는 교환과 복제가 불가능해 단 1개밖에 없는 희소성을 가진 블록체인 기반 토큰이다. 외국에서 불어온 NFT 열풍이 요즘 한국에서도 뜨겁다. 여러 프로젝트가 각자의 NFT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점 대비 반토막, 열 토막 났다’고 하지만 저점 대비 100배 오른 NFT가 수두룩하다.
한국에서 클레이튼 기반으로 NFT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으로 알려진 ‘도지사운드클럽’(도사클·DSC)을 만났다. 클레이튼은 카카오 관련 자회사가 만든 가상자산이다. 국내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클레이튼을 이용하고 있다. 도사클은 ‘개소리도 허용되는 자유로운 커뮤니티’를 꿈꾼다고 한다. 3월 16일 권태홍 도사클 대표(닉네임 아비터)를 만나 NFT 사업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NFT에 관심은 어떻게 갖게 됐나.
“아버지가 가상자산에 투자해 큰돈을 벌었다. 비트코인을 10만 원대에 산 것으로 안다. 가상자산 관심은 그렇게 생긴 것 같다. 그러다 최근에 지루한 BAYC(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Bored Ape Yacht Club)가 600만 원이나 한다는 것을 보고 ‘이게 왜 이렇게 비쌀까’ 생각을 했다. 이후 가치가 수억,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을 봤다. NFT를 통해 커뮤니티를 꾸리는 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한국에서는 왜 없을까’ 생각이 들어 만들어보고 싶었다.”
―NFT 사업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
“NFT를 단순 그림으로만 보면 의미가 없다. NFT는 가지고 노는 거다. 한정판 운동화로 볼 수도 있고, 같은 커뮤니티라는 인증 마크다. 같은 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NFT를 사야 하는데 매력적인 커뮤니티를 들어가기 위해 너도나도 사려고 하다 보니 가격이 오르는 거다.”
―처음 NFT 사업에 어떻게 진출하게 됐나.
“반도체 설계 업무를 했다.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 2021년 4월 회사를 그만뒀다. 개발자로 전직하기 위해 개발을 배우면서 이직하는 기간에 가벼운 마음으로 NFT 관련 사업을 하게 됐다. 내가 BAYC를 사서 클럽에 들어간다고 해도 제대로 적응하기 어려울 거 같았다. 한국에도 NFT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규모가 점점 커져 사업이 됐다.”
―팀원은 어떻게 만났나.
“NFT를 만들려면 작가가 필요해서 NFT 거래하는 네이버 카페에서 같이 할 사람을 구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작가 분 한 명이 연락이 와서 같이 하기로 했다. NFT 1만 개 그림은 만들었는데 이걸 블록체인에 올리거나 오픈씨(NFT 거래소)에 연동하는 방법을 알 수 없었다. 인도 개발자 등 다른 나라 개발자하고 얘기해봐도 아는 사람이 없더라. 그래서 블록체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구인도 안되고 방법도 잘 모르겠다’고 한탄을 했는데 그 소리를 듣고 호기심을 느낀 개발자 한 분이 찾아왔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도지사운드클럽이란 이름이 독특하다.
“개소리를 해도 괜찮을 정도로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클럽이라는 의미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사업 궤도에 올랐나.
“그때도 그냥 ‘재미있는 것 한다’는 기분이었다. 다만 내가 반도체 설계할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작가도 만나고, 개발자도 만나는 새로운 경험이 좋았다. 그렇게 2021년 7월 9일 NFT를 생성했고, 한 달 동안 팀원이 250만 원을 벌었다. 이렇게 해서는 재미있는 경험으로만 생각했는데, 그 다음에는 일주일 만에 250만 원을 벌고, 다음 날 250만 원을 벌고, 얼마 뒤 1시간 만에 250만 원을 벌었다. 2달 만에 NFT를 다 팔았다. 돈이 모이면서 개발자, 팀원들을 모집했고 주변에 NFT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본격적인 사업이 됐다.”
―어떻게 레이어를 클레이튼으로 선택하게 됐나.
“1개에 약 1만 원에 팔다 보니 이더리움 가스비(전송 수수료)가 감당이 안됐다. 클레이튼은 전송 수수료가 적어서 선택하게 됐다. 당시 클레이튼이 막 오픈씨에 들어온 지 한 달 된 시점이어서 콘텐츠도 거의 없었다. 클레이튼이 마침 바이낸스(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도 됐다. 아무도 안 쓰는 클레이튼에 초기 진입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NFT 전망과 비전은 어떻게 보나.
“NFT 기술은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전 세계 주요 IT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외치고 있는데 특정 기업이 아닌 각각의 기업에서 통합적으로 소유권을 증명하려면 NFT 기술을 쓰는 게 좋다고 본다. NFT 캐릭터 사업도 유망하다고 본다. 이제 캐릭터가 막 만들어지는 단계고, 캐릭터 기반 코인이 나온다. 캐릭터 기반 커뮤니티가 매력적으로 구축되면 각자 특정 커뮤니티에 소속되고 싶을 수 있다. 더 나가서 캐릭터 기반으로 게임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쓰는 아이템이 생성되기도 한다.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다.”
―NFT를 갖고 있는 커뮤니티만 누리는 특권이 있나.
“우리는 투표를 할 수가 있다. 거버넌스 투표와 개소리 투표다. 거버넌스는 도지사운드클럽 캐릭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지사운드클럽 믹스라는 코인 발행량을 투표로 커뮤니티에서 알아서 조정한다. 또, 도지사운드클럽 이름처럼 매달 ‘개소리 경연’이 있다. 첫 번째 당선작은 ‘비트코인은 인류 최대의 뻘짓입니다’, 두 번째 당선작은 ‘이런 픽셀 쪼가리에 투자하는 너희를 보면 나는 잠이 안 온다’였다. 블록체인 스마트컨트랙트로 개발팀도 개입할 수 없고, 투표로 1위가 되면 프로그램화돼서 NFT로 만들어서 준다. 이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새로운 NFT, BMCS(시간을 파는 자전거 가게)를 출시 예정이다.
“NFT는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사진보다는 그림이 유리하고, 그중에서도 제너레이티브 아트(컴퓨터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무작위로 생성되는 디지털 아트)가 유망하다고 봤다. 이걸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에서 활약하는 NFT를 만들고 싶었다. BMCS는 크립토펑크 이후 두 번째 온체인 NFT다. 이 NFT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인연이 닿아서 힙합계 전설 타이거JK와 패션업계 사람들과 협업을 하게 됐다.”
―타이거JK는 어떻게 연결됐나.
“도사클 홀더 중 한 분이 타이거JK 소속사와 연결 시켜줬다. 타이거JK는 기본적으로는 NFT 캐릭터 홍보를 주력으로 하지만, 일반적인 모델이 아닌 커뮤니티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욕도 대단하다. 디스코드(음성 기반 채팅)에서도 두 번 정도 들어와서 커뮤니티에서 소통하기도 했다. 디스코드에 ‘JK형님 무엇 해주세요’라는 방에 앞으로 할 만한 일이 100개 정도 써 있다. 앞으로도 커뮤니티 소속원으로서 활동하면서 메타버스 콘서트도 계획하는 등 앞으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도사클 NFT가 최고점 대비 10토막 나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사클은 국내 최초 NFT 업체지만 그만큼 자금 수혈에도 불리한 면이 있었다. 최초 NFT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헐값인 1만 원에 판매했고, 오픈씨에서 거래될 때 최초 창작자에게 가는 로열티도 생긴 지 얼마 안 됐다. 도사클이 한창 거래될 때는 그 기능이 없어 수수료를 받을 수 없었다. 다른 후발주자들과 비교해 자금력에서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도사클은 국내 최초, 클레이튼 최초 NFT라는 상징성이 있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첫 번째라는 상징성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다. 그 상징성을 키워 나간다면 가격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오프라인 활동은 어떤 걸 계획하고 있나.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스트릿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또한 자신이 갖고 있는 NFT를 의류로 주문 제작해서 입을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도사클 NFT 홀더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준비 중이다. NFT 1만 개를 발행하면서 수혈하는 자금으로 커뮤니티 일원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많은 기능을 빠르게 준비 중이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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