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센디오, 홍진영 1인 기획사에 100억 원 투자…논문 표절·언니 이슈 극복하고 복귀 성공할까
홍진영의 복귀가 ‘트롯 퀸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복귀 발표 직후 여론은 극명하게 갈린다. 2020년 11월 처음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을 때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가, 학위를 수여한 대학교의 검증 결과 표절이 사실로 드러나자 사과했기 때문이다.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이 쉽게 범하는 ‘선 발뺌, 후 인정’ 절차를 밟은 셈이다.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홍진영의 복귀 시기가 과연 적당한지를 두고도 설왕설래가 오간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고 안정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는 시기인 4월을 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5월은 전통적으로 행사의 계절이다. 장윤정과 더불어 여자 트롯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홍진영은 그야말로 ‘24시간이 부족한’ 행사 일정을 소화하기로 유명하다. 주 수입원인 행사를 통해 거두는 연간 매출이 웬만한 중소기업 못지않다.
그런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아서일까. 홍진영은 활동을 중단한 기간 코스닥 상장사인 아센디오로부터 10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홍진영의 복귀가 단순히 연예인의 활동 재개를 넘어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이유다.
#“과오와 불찰에 대해 속죄하는 심정”
홍진영은 3월 21일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IMH)를 통해 “4월 6일 신곡 발표를 목표로 녹음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현재 뮤직비디오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인으로서 대중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린 과오와 불찰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조심스레 복귀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진영은 자타공인 국내 트롯을 대표하는 스타다. 그의 영향력은 비단 가요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활동을 중단하기 직전까지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로도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2020년 11월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2009년 5월 발표한 조선대학교 무역학과 석사 학위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에 대한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논문 표절 검증 프로그램인 ‘카피킬러’ 검사 결과 해당 논문의 표절 비율은 74%로 집계됐다.
의혹이 일자 홍진영은 논문을 작성한 당시의 기준에서 “(인용은) 관행이었다”라고 해명하고 “작성할 때 문제없이 통과됐던 부분이 지금 와서 단지 몇 퍼센트의 수치로 판가름되니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속상하다”고 답답해했다.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셈이다.
이런 해명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조선대 대학원위원회는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논문 심사 결과 표절로 최종 판정했다. 그제야 홍진영은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한 뒤 활동을 중단했다.
#홍진영 1인 기획사 연 매출 '어마어마'
대중의 눈에서 사라진 홍진영의 복귀 가능성은 지난해 11월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상장사 아센디오가 홍진영이 설립한 1인 기획사 IMH에 100억 원을 투자한다고 공개하면서다. 아센디오는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 공연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사다.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가 지분의 98%를 보유한 퍼시픽산업이 최대 주주다.
최근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아센디오는 IMH의 기업가치를 235억 원으로 평가하고 총 100억 원을 책정했다. 50억 원은 유상증자로, 나머지 50억 원은 홍진영의 보유주식 17.5%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홍진영은 지분을 양도하고 50억 원을 전환사채(CB)로 받았다.
IMH의 매출은 전부 홍진영이 책임지고 있고, 투자가 성사된 당시 홍진영은 활동 중단 상태로 언제 복귀할지 기약도 없던 때였다. 그런데도 100억 원대의 투자 유치를 가능케 한 배경에는 그동안 홍진영이 벌어들인 매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평가는 최근 IMH에 대한 평가의견서가 공개되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홍진영이 한창 활동하던 2019년 기준 IMH의 매출액은 46억 1300만 원, 영업이익은 29억 6900만 원이다. 평가의견서에 따르면 홍진영의 행사 출연료는 회당 약 1400만 원. 예능 프로그램(회당 300만 원), 라디오(회당 50만 원) 등 방송 출연료에 광고 수익도 만만치 않다. 화장품 등 브랜드에서 3억 원대의 모델료를 받았다.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사의 경우 2017년에만 372건, 2018년 336건을 소화했다. 비공식으로 참여한 행사까지 더한다면 연간 400회가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돼 대면 행사가 다시 시작된다면 홍진영은 그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볼 수 있는 스타다. 공연은 물론 음원 사업 부문을 확장하려는 아센디오 입장에서는 홍진영을 욕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언니 홍선영, 동생 활동에 득? 실?
아센디오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두고 복귀하는 홍진영이지만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논문 표절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는 것은 물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언니 홍선영의 존재도 부담이다. ‘미운 우리 새끼’에 홍진영과 함께 출연해온 홍선영은 특유의 호탕하고 코믹한 모습으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반감도 샀다. 동생 덕에 이름을 알렸지만 특별한 사회 활동이나 경력 없이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에 한편으론 ‘비호감’ 이미지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입길에 올랐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이 한창 이뤄졌던 지난 10일 새벽, 홍선영은 뜻밖의 장소에서 포착됐다. 당시 KBS는 윤석열 당선인의 자택 주변에 모인 지지자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비춰 생중계했다. 그때 군중 속에서 카메라를 보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낯익은 얼굴이 포착됐다. 바로 홍선영이었다.
아직 홍진영이 복귀를 발표하기 전이었던 만큼 홍선영의 갑작스러운 등장에는 여러 뒷말이 따랐다. 요즘 연예인들은 정치색을 드러내길 꺼리지만, 홍선영은 자신의 행동이 동생에 미칠 여파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따랐다. 부정 여론을 되돌리는 것만큼이나 언니가 만드는 뜻밖의 이슈를 잠재우는 일도 홍진영의 숙제로 남았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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