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형 비서실장’ 부상하면서 그는 당에 남을 가능성 높아져…4선 후 부산시장 도전 시나리오 ‘솔솔’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꼽은 ‘찐윤핵관(진짜 윤핵관)’은 윤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취재를 위해 접촉한 국민의힘 관계자들 모두 그 누구보다 장 의원 실명을 먼저 거론했다. 이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전권을 쥐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세는 한 사람” 등을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정가에서 주목하는 것은 인수위 이후 장 의원 행보다. 애초 국민의힘 내부에서 지목한 대통령 비서실장 영순위는 장 의원이었다. 장 의원이 인수위에서도 윤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자,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직행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보수진영 한 인사는 “장 의원에 대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윤 당선인의 복심이 없지 않냐”며 “윤 당선인이 계속 데리고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인수위 구성 직후, 윤 당선인 측에선 ‘멘토형 비서실장’ 역할론이 부상했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대표적이다. 장 의원은 멘토형보다는 ‘실무형 비서실장’에 가깝다.
윤 당선인 대학 2년 선배(서울대 법대)인 권 부위원장은 3·9 대선 당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김 위원장도 상임선대위원장을 거쳐 국민통합위원장에 올랐다. 윤 당선인이 ‘김기춘·이병기’ 등을 중용한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멘토형 비서실장을 택할 땐 ‘찐핵관’ 장 의원은 당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이 경우 장 의원의 역할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과정에서 막후 조정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후 보수 통합신당의 실세로 자리 잡은 뒤 오는 2024년 총선을 거쳐 202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통합신당 막후 조정자 역할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 장 의원은 3·9 대선의 최대 변수였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끌어냈다. 윤 당선인의 최대 복심이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장 신뢰하는 국민의힘 인사라는 점이 한몫했다.
실제 윤 당선인과 안철수 대표는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월 3일 새벽, 장 의원 매형인 성광제 카이스트 교수 자택에서 전격 회동, 2시간 만에 단일화에 합의했다. 성 교수는 안 대표와도 친분이 깊다.
포스트 대선 정국 핵심 변수인 보수 통합신당 추진 과정에서 장제원 역할론이 끊임없이 부상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의도 안팎에선 윤안 단일화 직후 “장 의원이 윤핵관 논란을 한 방에 무너뜨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장 의원이 윤 당선인을 비서실장으로 보좌해도, 보수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장 의원이 왕실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대통령 비서실장 이후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보수진영 인사들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가려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차라리 보수 통합에서 역할을 한 뒤 4선을 달성하고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윤지상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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