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2007년부터 최근까지 30여명 노동자 사고로 죽어 나가… 노조측, 안전 경영은 ‘뒷전’
- 노조측, 인력 충원 요구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회사측 거절
- 안전시스템 전면 개혁의지 충분치 않아…곳곳에서 원성 터져 나와
- 노동부 포항지청 "노동자 근로시간 위반 등 노사 관계법 조사 진행할 것"
[일요신문] 현대제철에서 2007년부터 최근까지 30여명이 각종 사고로 죽어 나 간 것으로 알려져,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이 아직도 현장 노동자의 안전은 뒷전이고 과다한 이익 추구에만 매몰돼 안전시스템의 전면 개혁의지가 충분치 않다는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노조 역시 현대제철이 회사내 사망사고 발생 등으로 다시는 산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측이 실적 극대화를 위해 인력 등을 최소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력 충원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거절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은 물론이고, 노동자들의 목숨은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 역시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이유도 현대제철이 사익편취에 열중하며 안전경영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여기에 근거를 둔다"고 비판했다.
지난 24일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또 한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망원인은 장시간 노동에 의한 '과로사'로 결론을 냈다. 사망한 노동자는 일주일 동안 총 72시간의 장시간 근무에 시달렸다는 것이 노조측의 설명이다.
현대제철과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5시 50분께 현대제철 포항공장 사내 목욕탕에서 현대제철 자회사인 현대IMC 소속 노동자 A씨(56)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다음날(25일) 금속노조 현대IMC와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한 A씨의 사인(死因)은 장시간 근무에 따른 '과로사'로 못 박은 것.
회견에서 노조는 "숨진 A씨는 올해 28년차로 현대IMC에서 크레인 운전을 해왔고, A씨가 속한 작업조는 4명의 인력이 두 대의 크레인을 운영하며 조원 모두가 맞교대로 주 52시간 이상의 노동을 매달 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A씨는 코로나19 확진에 따라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난 후 출근한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 근무시간이 72시간이나 됐고, 14일 16시간 근무를 하고 오후 11시에 퇴근해 8시간 뒤인 다음날(15일) 오전 7시부터 또 12시간을 근무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A씨는 사망하기 직전에도, 22일 12시간 초과근무를 했고, 이어 23일도 바로 오전부터 일했다. 그다음 날인 24일 새벽 출근해 샤워실에서 쓰러져 숨졌다"라며, A씨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노조는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원인이 미상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A씨가 근무했던 현장에서 확보한 근태일지와 동료 등의 진술을 토대로 그가(A씨) 최근 1주일간 72시간 근무했고, 이에 주 52시간을 훨씬 상회하는 노동이 죽음을 초래한 것으로 보여 이는 과로사가 분명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에 대한 노동부의 근로감독 및 안전보건진단, 이에 대한 노조의 참여 보장, 동료 노동자들의 트라우마 조사와 치료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제철 측에게는 실질적인 2인1조 작업을 위한 인력충원과 장시간 노동에 대한 책임자 인사 조치와 회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노동부 포항지청 근로지도개선과 관계자는 "현대제철에 대해 노동자 근로시간 위반 등 노사 관계법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진행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노동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사망한 노동자에 대해 현재 경찰 등에서 부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정확한 사망 원인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제철 근로자 산재 사망사고 잇따라
앞서 지난 5일 오후 1시 40분께 충남 예산군에 있는 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서 2차 하청업체 근로자 A(25)씨가 철골 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현대제철은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이보다 앞선 같은달 2일에는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근로자 B(57)씨가 금속을 녹이는 대형 용기에 추락해 숨졌다. 당시 포트 내부 온도는 460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고용부는 이달 7일 오전 9시부터 현대제철 당진공장 및 서울사무소, 서울영업소, 현대기아차사옥서관 4곳에 대해 경찰과 합동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한편 현대제철이 운영하는 사업장은 서울 본사와 당진제철소, 인천·포항·순천·울산·예산공장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당진제철소에서만 2007년부터 최근까지 30여명이 노동자들이 각종 사고로 죽어 나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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