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66년 9월 16일. 그날은 손꼽아 기다리던 형 학수의 귀국 날이었다. 그는 베트남전에 2년간 파병된 군인이었다. 온 가족은 학수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약속한 날이 훌쩍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다. 가족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기도 뿐이었다.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한 채 6개월이 흐른 어느 날 동생 용수는 상상하지도 못한 곳에서 형을 마주하게 된다.
동네 문방구 아주머니가 급히 부르더니 허겁지겁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데 곧이어 충격적인 방송이 흘러나온다.
"지지직… 지직…. 김일성 수령님의 따뜻한 품에 안겨서 무한히 행복합니다."
수개월 간 찾아 헤매던 형의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남한이 싫어서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믿기 힘든 소식이었다.
"안학수가 월북했으니까 당신들은 잠재적인 간첩이란 말이야! 알겠어?"
가족들을 향한 잔혹한 시간이 시작됐다. 간첩의 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을 숨죽여 살아가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동생 용수 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온다.
"외교부 출입 기자입니다. 기밀 해제된 외무부 문건이 있는데 한 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기밀문서엔 형의 월북 비밀이 봉인돼 있었는데 파병군인 안학수는 도대체 어떻게 북한에 가게된 걸까.
'알라딘 요술 램프' 그리고 '땅콩'에 담긴 그날의 의미까지 길고 외로운 싸움 끝에 동생이 기어코 밝혀낸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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