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추경...전군민재난기본소득 123억, 토종자원 예산 42억여 원 등 삭감 / 31일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 양평공사 시설관리공단 전환 3:3 동수 부결
양평군의회는 지난해 연말 정기회에서 군이 요구한 토종자원 활성화 관련 예산 44억1450만 원을 삭감한데 이어 이날 열린 2022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위한 임시회에서도 재심의·요청된 토종자원 예산 42억여 원을 전액삭감했다.
양평군의회는 예산심의에 앞서 개최된 공유재산 관리 계획 동의안 심의에서도 토종자원 클러스트 기반구축 부지매입 등을 제외시키면서 전액삭감이 예고됐었다.
하지만 과거 예산통과 과정을 보면 본예산 삭감 예산이 보통 1차 추경에서 통과됐지만 이례적인 일에 청운면 주민들은 당황한 모습이었다. 청운면 주민 7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양평군의회 소회의실과 복도, 열린의회실에 모여 예산심의 과정을 지켜봤다.
현재 청운면 곳곳에는 의원들을 성토하는 현수막이 줄이어 나부끼고 있고, 일부 주민들은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어 주민들을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 양평군의회 의원들은 오는 6월 말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군의원들 "재난지원금 매표행위" 비난
양평군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또 침체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재난지원금 123억 590만 원을 지급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이로써 양평군이 전 군민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하려는 계획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의장과 이혜원, 황선호, 윤순옥 의원 등 군의원 4명은 3월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전 군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이라며 비난한 바 있어 삭감이 예고됐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김선교 국회의원 역시 ”재난지원금 주는 곳은 여주시를 비롯 경기도에서 몇 군데 되지 않는다“며 ”양평군민들이 돈을 달랬느냐. 매표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김선교 의원은 또 토종자원 사업에 대해서도 “(토종자원 사업 부지 근처) 거기에 정동균 군수 부인의 땅이 있다”고 언급해, 마치 정 군수가 토종자원 사업을 통해 땅값 상승 등 재산상 이득을 취하려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앞서 지난 3월 31일 개최된 조례특위에서도 양평공사의 시설관리공단 전환 조례를 또 다시 부결시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갔다.
추경 예산심의에서 양평군의회는 이밖에 △공사·공단 운영비 전출금 3억 3400만 원 중 1200만 원 삭감 △tv매체 브랜드 홍보비 1억 2000만 원 중 6000만 원 삭감 △청소년 문화축제 지원 2000만 원 전액 삭감 △양평오커빌리지 건축물 용도변경 용역 2000만 원 전액 삭감 △무인민원발급기 구입 2500만 원 전액 삭감 △주민지원협의체 사무실 건물매입 및 리모델링 8억 원 중 4억 원 삭감 △양서파크골프장 조성 설계용역 8500만 원 전액 삭감 등 총 172억 6670만 원을 삭감했다.
양평군 청운면 주민들, "양평군의회 직무유기 ‘부글부글’"
민주당 송요찬 부의장 “집행부가 일을 하지 말라는 것” 분개
'토종자원 관련 자료가 미흡하다'는 게 국민의힘 군의원들이 내놓은 삭감 이유였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양평군의회의 사상 보기 드문 추경삭감 소식에 청운면 주민들은 “중앙 국회가 아닌 지자체 의회에서 조차 정파로 나뉘어 싸우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동부권 발전을 위한 토종자원 예산과 전군민재난지원금 전액 삭감은 양평군의회의 직무유기”라며 며 씁쓸해 했다.
이어 “예산 삭감이 의회 고유권한이라지만, 8대 양평군의회가 마지막 행보에서 주민과 엇갈리는 원칙 없는 권한을 휘두르는 모습이 답답할 뿐”이라면서 “현 상황에서 주민들은 '다른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의원들이 정말 지역을 고려한 결정이었는지 되돌아봐주길 바라는 것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민주당 송요찬 부의장은 “일반회계 365억 원 중 절반에 가까운 172억 원을 삭감한다는 것은 사실상 (집행부가)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너무 어이가 없고 참담하다. 지난 정권에서는 (내가) 야당 의원이면서도 여당 의원들을 설득해서 원안가결을 시키기도 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며 분개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의장은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군수, 이혜원 군의원은 도의원, 황선호, 윤순옥 군의원은 군의원 재선에 국민의힘 후보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무차별적 삭감이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국회의원과 같은 당 소속 군의원 간의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결정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오는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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