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일본의 도쿄, 오사카, 삿포로에 청산가리가 든 협박편지가 잇따라 배달됐다. 편지의 발신인은 아사하라 쇼코였다. 20년 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를 일으킨 사이비 종교단체 옴진리교의 교주였다.
그는 편지가 배달되기 1년 전인 2018년 이미 사형에 처했다. 대체 누가, 왜, 사형당한 사이비 교주의 이름으로 독극물이 담긴 편지를 뿌렸을까.
우편물 배달 한 달 전 도쿄 번화가에서는 행인들을 향해 돌진하는 차량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에 체포된 범인은 '옴 진리교 사형에 대한 보복'이라는 진술을 남겨 도쿄 시민들을 경악케 했다.
27년 전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전대미문의 독가스 테러를 저지른 '옴 진리교'는 여전히 건재하고 있을까.
언제나 그렇듯 혹할만한 근거들은 곳곳에 널려 있다. 최근 교주의 명의로 일본 각지에 뿌려진 협박편지를 살펴보던 멤버들은 "3500만 원을 비트코인으로 보내라"는 문장을 보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협박범은 왜 일본 화폐단위인 '엔'이 아니라 한국 화폐단위 '원'으로 돈을 요구했을까. 정말 옴 진리교의 배후에 북한이 있는 것일까.
사실 옴 진리교와 북한을 둘러싼 음모론은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었다.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가 일어난 1995년 당시 옴 진리교를 수사하던 일본 경찰청 장관이 피살되었다. 현장에서 북한군 배지가 발견되고 수사를 받던 옴 진리교 2인자를 살해한 범인 역시 북한과 관련이 있는 재일교포로 밝혀지면서 음모론에 불이 붙었다.
혹하는 이야기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건 옴 진리교가 실제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비밀정예부대를 양성하고 AK-47같은 총기류와 헬기까지 샀으며 핵개발도 추진해왔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일개 종교단체가 그토록 엄청난 일을 도모할 수 있었을까. 그 막대한 자금은 어디서 흘러왔을까.
이 질문에 대해 일각에선 옴 진리교의 자금줄이 바로 북한이 제작한 초정밀 위조달러 슈퍼K라고 의심하기도 한다. 이에 제작진은 직접 일본으로 가 당시 옴 진리교의 주요 간부와 신도들을 만났는데 옴 진리교의 국가 전복 시나리오와 북한 배후설의 전모를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아웅 산 테러 음모론도 다룬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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