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을 김승현-강서병 장상기 ‘2강 구도’ 예상…강서갑 이창섭·박상기 간 교통정리 이뤄지지 않아
서울 강서구는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민주당 출신 노현송 구청장이 2010년부터 12년간 내리 3선을 했고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갑, 을, 병 3개 의석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정권 교체 정서가 압도적이던 지난 대선에서도 강서구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상대로 8500여 표 차로 우위를 보여 “아직까지는 민주당 텃밭”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곳이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김승현 전 청와대 행정관, 문홍선 전 강서구 부구청장, 한명희 전 서울시의원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외에도 장상기 서울시의원, 박상구 서울시의원, 이창섭 전 서울시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통상 권리당원 50%, 지역 여론조사 50%를 기준으로 경선룰이 정해지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지역위원회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유리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래서인지 지역 정치인들과 다수의 당원들은 당내 경선 2강으로 강서을의 김승현 예비후보, 강서병의 장상기 시의원을 꼽았다.
먼저 민주당 강서을 진성준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한 김승현 예비후보는 진성준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모양새다. 한 구의원은 “진 의원의 후계자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김승현 예비후보는 지역의 송화초, 공항중, 한서고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서울시장 정무부시장실 보좌관, 진성준 국회의원 보좌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나이도 만 35세에 불과해 민주당의 엘리트 청년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7일 강서구청장 출마 기자회견에선 방화 건설폐기장 이전, 서남 물 재생센터 지하화 등의 카드를 꺼내며 지역 현안에 밝은 면을 보여줬다. 김포공항 개발 사업을 강서구의 새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만 강서을 지역위원회 전체의 지지를 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같은 지역위원회 소속 김용연 서울시의원이 강서구청장 출마를 원했지만 불출마를 권유받고 포기를 택하자, 김용연 의원을 지지하던 당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위원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온전히 지지를 가져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몇 년간 지역을 닦아 온 의원들과 비교하면 김승현 예비후보는 사실상 낙하산”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 대선 강서 갑, 을, 병 지역위원회 중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패한 강서을의 투표 결과를 두고 “강서을 지역위원회가 응집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승현 예비후보는 11일 “의정 경험은 없지만 행정 경험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구청장은 행정을 하는 자리다. 그동안 서울시, 청와대에서 지방 행정과 국정의 경험을 쌓았고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현안을 접하며 강서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해왔다”고 했다.
강서을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경만선 서울시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김승현 예비후보의 우세를 의심하지 않는다. 청년 공천을 우선하라는 중앙당의 요구와 가산점 등으로 이미 앞서 있고, 강서구를 개혁하라는 구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상기 서울시의원은 5일 “(강서병) 지역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역위원회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구의원은 “한정애 의원과 2인 3각을 하듯 지역 행사마다 밀어주고 끌어주며 한 몸처럼 움직였다. 지난 총선에서도 끈끈한 유대를 보여줘서인지 강서병은 진작 장상기 의원으로 교통정리가 끝났다”고 했다.
장상기 시의원은 3선 강서구의회 의원을 지내며 지역 일꾼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쌓았다. 서울시의회에서는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항공기 소음 특위, 김포공항 활성화 특위, 서부 광역철도 건설 특위 등을 거치며 강서구 현안과 밀접한 위원회에서 활약했다.
다만 자신만의 색깔이 부족하다는 평이 있다. “(대선을 내준) 이런 분위기에서 확실히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는 의문이다. 본선 경쟁력이 문제”라는 의견이 구의원들 사이에서 흘러 나왔다.
한편 강서갑에서는 이창섭 전 서울시의원과 박상기 서울시의원 간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두 의원 모두 당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서갑 관계자는 “강선우 의원이 초선이다 보니 한 분을 결정하는데 부담이 있던 것 같다”면서 “공심위에게 판단을 맡길 계획”이라고 5일 전했다.
민주당 강서구청장 경선이 지역위원회 결집에 따라 2강 구도로 좁혀질 거란 해석이 다수지만 전혀 다른 의견을 낸 정치인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승현 보좌관은 너무 어리고, 장상기 의원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로 생각되지 않는다. 중앙(당)에서 기존 후보 대신 획기적 전략 공천을 단행해 지방선거 전체에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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