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애플 등 경쟁업체와 내실 경쟁 밀려…삼성전자 계열주들도 ‘동반 흐림’
코스피 지수가 1000, 2000, 3000에 안착했던 1999년, 2010년, 2021년 삼성전자 주가도 모두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수익률이 두 자릿수 마이너스이던 2000년, 2008년, 2018년에는 코스피 지수도 급락했었다.
지난 4월 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77조 원, 영업이익 14조 1000억 원이다. 전년 대비 17.76%, 50.32% 급증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3월 29일 붕괴된 주가 7만 원선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공매도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 주가는 특별배당을 앞두고 10만 원 직전까지 급등한다. 하지만 배당 재료 소진 이후 주가는 줄곧 내리막만 걸었다. 지난 연말 다시 특별배당 기대감이 커졌지만 올해 배당은 2년 전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현금배당액은 9조 8000억 원으로 특별배당이 이뤄졌던 전년(20조 3381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의 절반 수준이었던 2019년과 비슷한 액수(9조 6192억 원)다.
1분기 호실적에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주식시장 전체가 부진한 탓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업체와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부진은 그 골이 더 깊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는 대만의 TSMC, 스마트 기기는 미국 애플과 경쟁한다. 2014년 이재용 부회장 체제 이후 3사의 주가흐름은 비슷한 궤적을 그려간다. 방향이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다. 스마트폰에서 애플의 질주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내어준다. 이후 삼성전자가 다시 1위를 탈환하며 엎치락뒤치락한다.
반도체에서는 TSMC의 질주가 본격화된다. 인텔이 장악하던 비메모리 시장에서 앤디비아 등 신흥 강자들이 등장하면서 주문제작용 공장인 파운드리가 대호황을 맞으면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1위지만 비메모리 시장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경영성과 면에서도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부진한 모습이 뚜렷하다. 10%대이던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2017년과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20%대까지 올라선다. 하지만 2019년 12%대로 급락 후 2021년 18%대까지 반등한다. 올해 19%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2024년에는 다시 18%대로 내려설 것이라는 게 증권가 추정이다. 올 1분기 실적이 양호했지만 앞으로가 썩 좋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애플의 2021년 매출은 2018년보다 37.7% 많다. 영업이익률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0%에 육박했다. TSMC의 지난해 매출은 3년 전보다 53.9% 높다. 영업이익률은 30%대에서 40%대로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3년 전보다 14.7% 높다. 매출 성장과 수익성 모두에서 열세다.
흔들리는 것은 삼성전자뿐 아니다. 삼성전자에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의 주가 궤적도 비슷하다. 경쟁사 LG이노텍과 비교해 수익성은 아직 앞서지만 매출과 이익규모에서 역전이 이뤄지고 있다. 미래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카메라 모듈과 광학장비 등에서의 시장 관심도 LG이노텍에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삼성에서 2차전지를 담당하는 삼성SDI의 움직임도 둔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상장 이후 이차전지주의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열세로 바뀐 모습이다. 삼성SDI는 LG엔솔 대비 수익성은 배 이상 높지만 매출액은 열세고, 수주 잔량은 크게 뒤진다. LG엔솔 시총은 100조 원에 달하지만 삼성SDI는 40조 원대에 갇혀있다. 유망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올 들어 9% 이상 하락하며 코스피(-8%)를 하회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경쟁은 물론 국내 경쟁에서도 고전하는 삼성의 모습은 금융 부분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생명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34배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0.42배)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10년 넘게 공모가(11만 원)도 넘지 못하고 있다. 손해보험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가진 삼성화재도 PBR 0.7배에 불과하다. 덩치로는 업계 4위권이지만 시총으로는 2위인 메리츠화재(2.46배)의 3분의 1 수준이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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