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문재인 대통령 출연은 거절 당해” vs CJ “거짓말”
지난 20일 방송된 유퀴즈에는 윤석열 당선인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유재석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다. 그동안 유퀴즈에서 단 한 번도 있지 않았던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윤석열 당선인 등장 후 유재석은 “저희가 이렇게 토크를 해도 되는 건지”라며 “솔직히 얘기 드리면 저희 입장은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윤석열 당선인은 “제가 안 나올 걸 그랬나요?"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유재석은 “아무래도 대통령 당선인이 오시니 촬영장 분위기가 평소와 다른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당선 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방송은 지난 13일 사전녹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당선인은 "윤석열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The buck stops here'를 언급하며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나에게 귀속된다는 이야기다"라며 "많은 사람과 의논도 상의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을 할 때 모든 책임도 져야하고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 열심히 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과 평가를 받으면 되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사법 시험을 9수만에 합격해 '신림동 신선'으로 불리던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고시생 동료들의 모르는 문제를 알려주는 걸 좋아했지만 정작 본인은 떨어져 의아함을 자아냈고, 호탕하게 웃으며 "저랑 같이 공부하면 시험이 잘 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유퀴즈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냐. 당선인의 의지냐, 참모진의 의지냐"라는 유재석의 질문에는 "반반이라고 봐야한다. 국민들이 많이 보시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얘기를 해주셔서 한번 나가 보라고 해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이 끝난 후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에는 21일 오전 현재 1500여 개 이상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방송 전 게시글까지 하면 약 1만 500여 개에 달한다.
시청자들은 "이게 말이 되냐. 현역 정치인들 미친 것 같다" "PD 정치편향 고스란히 프로그램에 반영. 아웃!" "프로그램 폐지하라" "정권 나팔수 노릇"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윤석열 당선인의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은 "당선인 초대하고 MC들 얼굴" "편집이 참. 윤 대통령께 사과하시길" "편집과 질문 수준이 너무 아쉬웠다"고 적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재석이 윤석열 당선인의 출연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렵게 알아본 결과 윤석열 당선인이 먼저 의지를 내보이며 유퀴즈 출연이 확정됐다”라며 "tvN 측에서 극소수 인원만 나서 섭외와 녹화가 이뤄졌다. 유재석은 물론 출연진 전원이 윤석열 당선인의 출연 사실을 몰랐다. 녹화장에 도착해서야 평소와 다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호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다수 있었고 녹화장 입구에 커튼까지 쳐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퀴즈 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은 거절했다는 사실도 전해지며 비난 수위는 거세지고 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윤석열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은 있을 수 있어도 그의 출연 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윤석열 당선자의 출연 여부와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탁현민 비서관에 따르면 지난해 4월과 그 이전,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출연을 문의했다. 당시 유퀴즈 제작진은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탁현민 비서관은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라며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였다. 우리는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외압으로 인해 제작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러한 태도가 문화예술을 배려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라고 믿어왔다"고 강조했다.
CJ ENM 측은 문 대통령 측에서 유퀴즈 출연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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