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우승’ 잠신중 차지…최우수선수 김재원 “140km 이상 던지는 투수 될 것”
일요신문배 대회는 서울시 중등부 야구 최강자를 가려내는 대회다. 관내 24개 중학교 야구부와 클럽부 2개 팀이 참가하는 큰 규모다.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영동중과 대치중의 개막전으로 시작한 이번 대회는 10일간 25경기가 치러졌다.
대회에 참가한 중등부 유망주들은 기대치를 뛰어넘는 기량으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날카로운 투구, 호쾌한 스윙, 안정적인 수비 등은 대회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야구계 관계자는 "많지는 않지만 프로 스카우터들도 대회를 찾는다"고 귀띔했다.
지난 20일 오후 1시부터 열린 결승전은 자양중과 잠신중의 맞대결로 펼쳐졌다. 이들은 각각 준결승에서 대치중과 선린중을 물리치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잠신중은 결승전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잠신중은 1회부터 2점을 올리며 앞서나갔다. 열정적인 더그아웃의 응원은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자양중이 추격을 하는 듯하면 잠신중은 이내 달아났다. 3회와 4회 1점씩 내줬지만 각각 2점과 1점을 내며 격차를 벌렸다.
자양중은 5회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5회말 수비에서 2사 3루 기회를 상대에 내줬다. 하지만 유격수를 맡고 있던 권동륜의 호수비가 나오며 실점을 막아냈다.
수비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자양중은 6회 반격을 펼쳤다. 무사 만루에서 1점을 낸 후 다시 무사만루, 역전 주자까지 올려놓은 큰 찬스였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2사 만루 상황서 이닝 마지막 타자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6회초 1실점 해 2점 차로 추격을 당한 잠신중은 6회말 공격에서 다시 1점을 뽑아내며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
결승전은 6-3, 잠신중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선수들은 마운드 위에서 '셀카'를 촬영하고 잠신중 교장, 코칭스태프를 헹가레하는 등 프로 선수들 못지않은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우승 확정 이후 곧장 경기장으로 달려 내려온 이선경 잠신중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너무 잘해줬다. 멋지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경기를 자주 못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을 것 같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잘해준 선수들에게 축하 박수 보낸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세리머니 이후 더그아웃에 홀로 앉아 기쁨을 만끽하던 조연제 잠신중 감독은 "우승했으니 당연히 매우 기쁘다. 열심히 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며 "우리는 선수 개개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팀워크로 하는 학교다. 학교의 지원에도 감사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전 선발 투수로 활약하는 등 잠신중 주장으로서 팀을 이끈 임호윤은 "우승해서 무척 좋다. 선수들이 다같이 뭉쳐서 간절하게 했던 것이 우승의 원동력인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김재원은 "우승한 것도 실감이 안 났는데 상도 받아서 기분이 아주 좋다. 두 번째 경기에서 휘문중학교와 만났을 때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고비를 잘 넘겼다. 그때 기세를 타서 우승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준결승과 결승까지 이틀 연속 마무리로 등판하며 승리를 책임졌다. 이에 "위기가 있었는데 잘 넘겼다. 이준호 포수가 잘 받아줘서 고맙다"는 말도 남겼다.
조 감독과 선수들은 모두 다음 목표로 전국체전을 언급했다. 잠신중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서울시 대표로 나선다. 조 감독은 "전국대회를 잘 치르고 싶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야구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우수선수로 꼽힌 김재원은 "전국체전 이후로도 꾸준히 성장해서 졸업할 때는 시속 140km 이상 구속을 내는 투수가 되겠다"는 개인적 바람도 말했다.
잠신중은 우승 이외에도 열정적인 더그아웃 분위기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더그아웃에 있는 잠신중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수비·공격 이닝을 가리지 않고 내내 서서 목청껏 응원전을 펼치며 대회 분위기를 주도했다. 준결승이 열린 19일 경기 현장을 찾은 현 국가대표팀 사령탑 류중일 감독도 "정말 오랜만에 중학교 대회에 와봤는데 아이들 열정이 대단하다. 과거 선수들보다 밝은 모습이라 흐뭇하다. 야구 수준도 생각보다 높다"며 미소를 보였다.
잠신중 선수들은 하나같이 열정적 응원의 구심점으로 이준서를 꼽았다. 선수들로부터 '응원단장'으로 지목된 이준서는 "감독님, 코치님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응원이다. 내가 이끌어서 친구들이 잘할 수 있었다. 나 때문에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계속 소리를 지르면 당연히 목이 아프다. 그래도 잠신중을 위해 몸을 불살랐다"며 웃었다.
대회를 주관한 서울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는 "이번 일요신문배 대회는 사고나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앞으로도 안전하게 진행되는 학생선수대회의 모범으로 대회를 발전시키도록 하겠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서울시 관내 야구 유망주들이 많다. KBO 차원에서나 프로 구단들의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일요신문배 서울시 U16 야구대회는 사단법인 청소년선도위원회와 일요신문이 주최하고, 서울시 야구소프트볼협회 주관, 엘에이티 후원으로 열렸다. 2022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향후 매년 대회 역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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