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러닝’ 국내 최초 도입해 직무교육 서비스…코시국 온라인 전환 급성장, 2025년 IPO 목표
#안정된 삶 대신 창업을 결심한 까닭
코멘토의 사업 아이템은 1985년생인 이재성 대표의 성장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경북 경주 외곽의 작은 시골 마을에 태어나고 자랐다. 당시 진학과 진로 관련한 정보가 수도권에 비해 부족했다. 부모님으로부터 학업 관련 정보를 얻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 대표 혼자 해결해야 했다. 다행히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둔 시기에 PC통신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정보 접근성이 생겼다. 이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두산그룹에서 4년 반가량을 근무했다.
이재성 대표는 “학창 시절 스스로 꽤 적극적인 편이라 주변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관문들을 넘어왔지만, 모두에게 이런 성향과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회사와 직무 모두 원하던 것이었고 회사 생활도 만족스러웠지만, 더 늦기 전에 삶에서 문제라고 느꼈던 것을 직접 풀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2015년 8월 시작하는 사람들의 커리어 커뮤니티 ‘코멘토’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코멘토는 누구나 커리어와 관련된 궁금증을 질문하면 현직자가 회사와 직무에 관한 정보를 답변해주는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시작부터 반응은 뜨거웠다. 첫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들이 정보를 나누고 습득해, 한 단계 성장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이미 답변이 완료된 콘텐츠들이 쌓여가면서 다양한 고민을 빠르게 해소해 줬다. 지난 2018년 2월 가입자는 18만 명까지 늘었고, 이를 토대로 실리콘밸리의 500스타트업스(500 Startups)와 메커니즘엔젤펀드로부터 첫 시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재성 대표는 “초기 사업 목표는 커리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며 “경제력이나 네트워크 없이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문턱을 낮추는 것으로 예를 들면 주변에 삼성전자를 다니는 선배가 없는 학생들도 코멘토를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덕분에 대학생과 취준생들이 사용하는 커뮤니티로 이름을 알렸다”고 말했다.
#사업 피벗과 온라인 전환에 베팅
문제는 커뮤니티만으론 비즈니스모델(BM)로서 한계에 부딪쳤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커뮤니티는 돈을 벌 방법이 없었다. 코멘토가 첫 투자 이후 새로운 BM 발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이유다. 당시 콘텐츠 큐레이션 재가공, 인공지능(AI) 자연어 분석, 커뮤니티 유저들과 기업 자동 매치 채용 서비스 등을 만들었는데 전부 다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몇몇 직원들은 회사를 나갔다. 언제 폐업해도 이상하지 않은 벼랑 끝까지 몰렸다. 결국 2019년 1월 15일 무료였던 커뮤니티 서비스를 100% 유료로 전환했다.
2019년 4월에는 온라인 LIVE 교육을 론칭하면서 플랫폼에서 교육 사업으로 피벗(방향전환)을 결정했다. 교육 방식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장 중인 코호트 러닝을 채택했다. 사업 초기부터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지만, 수업은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실시간 방송에 대한 편견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방 학생들이 서울로 올라와 교육을 들으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파악하면서 온라인 비중을 20% 정도로 끌어올렸다.
이재성 대표는 “스타트업의 한계로 서울에서만 강의를 열 수밖에 없었고, 이때 지방 학생들이 겪는 불편함을 듣게 됐다. 이 방향은 사업 철학과 배치된다고 생각했고, 멘토님들을 설득해서 온라인 강의를 열기 시작했다”며 “CBC는 VOD와는 다르게 소규모의 그룹이 4~6주간 같은 마일스톤(프로젝트 단계)을 따라가면서 학습하기 때문에 완주율이 높고, 교육 이후에 교육 효과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코멘토는 2020년 2월 코로나19가 터지자 승부수를 던졌다. 모든 교육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방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수업을 제작한 경험을 살려 빠르게 전환을 마칠 수 있었다. 반발도 적지 않았다. 몇몇 멘토들은 아프리카TV, 유튜브 스트리머 같다며 강의를 휴면하기도 했지만 방침을 끝내 고수했다. 이재성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이재성 대표는 “육군 장교로 복무할 때 신종플루의 영향력을 체감하면서 정상적으로 정리되는 데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회사들은 코로나19가 금방 끝날 거라고 했지만, 전 오프라인이 망가질 거라고 베팅했다”며 “당시 멘티, 멘토, 심지어 임직원들도 온라인 전환에 대해서 부정적이었지만, 생각보다 온라인 CBC 교육은 효과적인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코멘토는 사업 피벗과 온라인 전환을 통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매출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200% 이상 성장했고, 누적 투자액은 50억 원에 이른다. 가입자 수는 90만 명, 월평균 방문자 수(MUV)는 35만 명, Q&A 콘텐츠 수는 42만 개에 달한다. 직무교육은 1000개 이상 개설됐다. 특히 현재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IT나 DATA, 새로운 SW 관련 교육뿐만 아니라 반도체 공정관리, 생산기술, 연구개발, 품질 등의 직무와 관련된 교육이 전체 커리큘럼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재성 대표는 “온라인을 통한 학습 시장은 연간 2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를 통해서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상호작용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글로벌 교육 시장에서 CBC 교육 방식을 채택한 에듀테크 회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코멘토는 이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선두인 기업”이라고 말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커뮤니티와 대학생들의 인턴십 경험을 대체하는 직무부트캠프, 실무자들이 현업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직무능력을 현직자에게 배우는 실무 PT 등으로 구축했다. 코멘토는 전국 131개 대학과 지자체 등 기관 고객사와 기업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아한형제 임직원들이 코멘토의 실무 PT를 통해 배우고 있다. 외연 확장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코멘토를 통해 직접 잠재인력을 교육하고, 즉시 우수인재를 채용하는 ‘익스턴십 모델’을 출시했다. 한솔그룹, 에치에프알(HFR), OPINNO, 휴넷(hunet), 엔텔스 등이 익스턴십 모델을 사용하고 있고, 포스코인터내셔널, 동국제약, CGV 등과도 협의 중이다.
이재성 대표는 “사업 규모를 키우려면 강사가 늘어나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과제 중심으로 한다고 하지만, 교육 전체 개념으로 보면 이론과 지식 전달 부분은 VOD 방식을 채택하고, 프로젝트 과제 중심의 실습은 CBC 방식을 통해 제공하는 형태로 결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4년까지 지난해 매출의 10배를 달성해 2025년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 예산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국내 교육 사업에 대해서 아쉬움도 토로했다. 이재성 대표는 “필요한 교육의 주제와 형식들은 매우 다변화되고 있지만, 현재 정부가 교육생들을 지원하는 방식은 과거를 기준으로 너무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형태의 교육 주제와 방식을 포괄하는 형태로 내일배움카드 등의 사용 기준을 완화해주면 좋을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LIVE 교육'은 원격교육이 아니라 집체교육으로 분류되고 교육 시간 등도 강의 중심의 교육과 형태는 달라서 청년내일배움카드로는 아예 수강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는 수요자들의 교육 선택권을 상당히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
새 컨트롤타워 재건 수준? 삼성전자 임원인사에 재계 시선집중
온라인 기사 ( 2024.11.21 13:38 )
-
[단독] SK그룹 리밸런싱 본격화? SKC 손자회사 ISCM 매각 추진
온라인 기사 ( 2024.11.19 17:11 )
-
중국산 물량 공세에 타격…포스코‧현대제철 잇달아 공장 폐쇄 결정
온라인 기사 ( 2024.11.19 19: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