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최전선인 DMZ 접경지역 주민들이 맞이하는 봄의 일상과 변화를 통,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모색해 본다. 프리젠터와 내레이션에 방송인 이지애가 참여한다.
1973년 남북 간의 치열한 체제경쟁 속 조성된 파주 통일촌. '일하면서 싸우는' 이스라엘의 집단농장 키부츠를 모델로 한 마을이다. 이곳은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구역으로 마을 곳곳 태극기가 휘날리고 분단의 흔적이 깊이 묻어있다.
조성 당시 제대 군인과 인근 실향민 총 80세대가 입주하여 비상시를 위한 군사 훈련을 받고, 지뢰밭을 개간하여 삶의 터전을 일궈냈다. 긴장의 시대를 지나 통일촌이 생긴 지 50년. 전국에서 가장 늦게 봄이 찾아왔다.
농사를 지으며 어린 시절 추억을 그림으로 되살려내고 있는 윤석산 씨, 매일 큰 창으로 북쪽 고향을 지켜보는 한봉호 씨 모두 고향을 잊지 못하고 있다.
통일촌 옆엔 해가 뜨는 언덕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해마루촌이 있다. 2001년 입주가 이뤄진 민통선 마을 중 가증 늦게 조성된 마을이다.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장단군 실향민들과 출입 영농인들을 위해 조성된 마을로 철새와 야생화 등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끝내 고향에 가지 못하고 돌아가진 아버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입주한 조봉연 씨가 준비하는 민통선 마을 알리기 계획을 들어본다.
1979년 북한에 남한의 번성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주민들을 집단 이주시켜 형성된 철원 이길리 마을. 오로지 북한에 잘 노출되기 위해 평야 한복판에 세워졌다. 이 마을의 문제는 한탄강 제방보다 낮은 자리에 세워져서 침수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집중호우로 인해 마을이 3번이나 침수되자 마을 주민들은 집단 이주를 결심한다. 수십 년을 함께 하며 정든 마을을 떠나야 하는 심정을 들어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동네로 손에 꼽히는 철원 정연리에 농사가 시작됐다. 신경재 씨네 비닐하우스 파프리카 모종 심는 날. 모든 가족이 총동원됐다. 또한 민간인이 쉽게 들어올 수 없어, 일손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연리 이웃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고립된 지역, 그래서 더욱 끈끈하게 이어져 있는 민통선 마을 주민들이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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