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미지 평론가 윤혜미 YHMG 대표
다음은 윤 대표와 주고받은 문답.
― 한동훈 후보자의 안경이 인상적이다. 전문가로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첫인상을 좌우하는 아주 큰 요소는 실루엣과 눈빛이다. 스타일연출시 안경을 쓴 사람이라면 가장 많이 보이게 되는것이 안경테다. 안경테의 선택은 많은 것을 좌우한다. 한동훈 후보자는 안경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안경이 눈이 나쁜 사람에게는 생필품으로 여겨질만도 하지만 한 후보자는 패션의 일종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갈색코트를 입을때 갈색뿔테를 연출하고 남색수트를 입을 때 검정 뿔테를 스타일링한다. 안경을 생필품이 아닌 패션으로 여기는 점 자체가 패알못(패션을알지못하는자들)들에겐 낯설 수 있다. 다양한 안경 연출은 이미지의 고착화에서 벗어나기 아주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너무 여러 타입의 연출은 사람을 달라보이게 하는 팔색조 이미지를 줄수도 있음을 꼭 체크해야한다. 아직은 자신만의 스타일의 정체성을 정하지는 않은 듯 보인다. 눈썹이 옅고 스타일에 집중하다보니 각진 사각의 안경테나 뿔테 등을 선호하는데 자신의 눈빛이 보물 중 보물이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아마 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무광의 얇은 테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 와이드칼라 셔츠도 예사롭지 않다는 평이 많다.
“와이드칼라 셔츠 또한 멋쟁의 필수템이다. 셔츠 각도 하나만 넓혀도 얼굴형이 달라지고 나이가 세 살~다섯 살은 어려지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각진 턱을 가진 사람은 와이드칼라 셔츠를 입으면 턱아 더 각져 보여 더 딱딱해 보이거나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게 되는데 이때 드레셔츠의 칼라각은 가장 미세한 부분을 달라지게 하는 마술을 부린다. 한동훈 검사는 120도 와이드셔츠를 즐겨 입는다. 기본 90도보다 넓은 각을 유지함으로써 좁은 하관을 안정적으로 감싸주고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남과 다른 이런 선택을 하는 걸 보면 분명 일처리를 할 때도 기본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는 데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 한 후보자의 타이 매듭도 일반적이지 않아 보인다.
"패션은 아이템 자체보다 어떻게 연출하는가로 세련됨이 판가름난다. 와이드 셔츠에 중앙이 두터워지는 윈저노트 매듭법을 썼다면 완벽을 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사람이겠지만 한동훈 후보자는 한쪽이 살짝 기울어지면서 활동력을 주는 사선으로 매듭을 매는 딤플 타이 매듭법을 선택했다. 어지간한 멋쟁이 아니면 연출하기도, 소화하기도 쉽지 않은 매듭이다. 색과 색이 주는 조화로움보다 패션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디테일이다."
― 타이 연출의 화룡점정은 타이핀이다. 한 후보자는 언제 어디서나 일자형 타이핀을 장착한다. 여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
“타이핀과 카우스버튼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너도나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아이템은 아닌데도 자신만의 뚜렷한 액세서리 넥타이 핀으로 V존을 완성하는 고집이 엿보인다. '누가 뭐래도 내가 갈 길은 가고야 만다'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표현한 것이다.”
― 한 후보자가 무늬가 현란한 스카프를 꼬아묶어 와인색 코트와 매치한 패션도 화제를 모았다.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스카프 스타일링에는 어떤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보나.
“스카프는 고대로 올라가면 그리스의 케이프에서 유래돼 남자의 넥타이로 변형됐고, 임신한 여성의 배를 가리는 목적으로 패션에 한 획을 그은 아이템이다. 스카프는 여성의 전유물로 알려져 있지만 계급사회에서는 남성의 위상을 나타냈다. 이 스카프를 딱딱한 이미지의 공직자가 연예인 못지 않은 솜씨로 연출한 것이 패션에 목마른 대중의 시선을 그에게 집중시키게 했다.”
― 슈트는 남자의 전투복 혹은 작업복으로 불린다. 한 후보자의 슈트 연출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슈트는 군복의 변형이다. 군복을 입을 때와 같은 예의와 규칙을 지키되, 자신의 정체성이나 개성을 표현하는 V존을 드러내는 의상이 바로 슈트다. 슈트의 생명은 격식과 예의에 있다. 그래서 슈트는 장소와 격식의 단계에 따라 단추를 잠그는 갯수, 포켓 사용유무, 셔츠 깃 넓이 등이 아주 까다롭게 정해져 있다. 한동훈 후보자는 이런 슈트의 규칙을 철저히 지킨다. 물론 맞춤복을 입어 자신의 신체에 맞는 피팅을 하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슈트 예의를 지키려 노력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옷은 사실 내가 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남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옷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신사의 도리다.”
송기평 경인본부 기자 ilyo11@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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