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세훈 vs 송영길 대권잠룡 빅매치, 충북 노영민 vs 김영환 신구 권력 대리전, 울산 보수표 분산 ‘3파전’ 관전포인트
#경기 경기도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정가에선 ‘윤석열-이재명 2라운드’로까지 본다. 경기도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직전 도지사를 지낸 곳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은 50.9%를 득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45.6%)을 47만 표로 앞선 바 있다. 성남시장 출신이기도 한 이 고문에게 경기도는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에서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 25일 경기도지사 후보에 올랐다. 김 전 부총리는 대선 막판 이 고문과의 단일화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선 이 고문이 김 전 부총리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끊임없이 돌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당선인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이 나선다. 21대 총선 때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당선됐던 김 전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상태다.
경기지사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 결과가 지난 대선 때 맞붙었던 거대 양당 후보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은혜 김동연 후보 모두 공천부터 잡음을 낳았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고문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지는 쪽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울 서울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의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간 빅매치가 성사됐다. 일찌감치 오세훈 시장을 확정지은 국민의힘과는 달리 민주당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민주당은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공천 배제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지난해 4월 재보궐 선거 때 고배를 마셨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노모 봉양을 이유로 뜻을 접었다.
박주민 의원 중도 하차로, 송 전 대표와 김진애 전 의원 2파전으로 진행된 경선에서 송 전 대표가 승리했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 후반전’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 독주에 맞서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인천 인천에서는 민주당 소속 박남춘 현 시장과 국민의힘 유정복 전 시장 간 리턴매치가 열린다. 2018년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선거에서 박 시장은 57.66%의 득표율을 기록, 유 전 시장(35.44%)을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두 후보는 인천 태생으로 제물포고 동문이다. 유 전 시장은 박 시장의 제물포고 1년 선배이면서 행정고시 합격(23회)도 1기수 선배다. 지난 대선에서 인천은 이재명 고문이 윤 당선인을 1.86%포인트(p) 차로 간신히 따돌렸다.
#강원 ‘친노 원조’와 ‘공안 검사’의 대결이 치러지는 강원도 역시 주요 승부처로 꼽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오른팔로 꼽혔던 이광재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는 2010년 마흔다섯의 나이로 ‘최연소 강원지사’가 됐다. 하지만 이듬해 1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7개월 만에 지사직을 상실했다. 그로서는 12년 만의 재도전인 셈이다.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공안 검사 출신인 김 전 의원은 강원 춘천에서 제19·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1대 총선에서 허영 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했다. 이번 강원지사 공천 신청에서는 컷오프됐다가 5·18 민주화운동 망언 논란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이광재 후보가 12년 만에 강원도민 민심을 다시 얻을 수 있을지,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이 정치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부산 부산에서는 ‘골리앗과 다윗’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현 부산시장과 민주당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맞붙는다. 변 전 대행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청와대 의전행정관을 지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020년 4월 성범죄로 낙마한 후 2021년 1월 말까지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경선에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고배를 마셨다.
재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시장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다. 이 때문에 공천을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1심 선고가 6·1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민의힘에서도 박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당선 후 보여준 시정 운영 능력과 차기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에 대한 내부 기대감이 섞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시장은 윤 당선인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김경수 전 지사 수감으로 공석인 경남지사 선거전에도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에서는 양문석 전 경남도당 부위원장이 후보로 확정됐다. 양 전 부위원장은 경선에서 50.07% 득표율로 신상훈 현 경남도의원을 꺾었다. 그는 2019년 경남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정점식 전 의원에게 패한 바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지사 후보에 올랐다. 지난 대선 때 경남에서는 윤 당선인이 58.24%를 득표, 이재명 고문(37.38%)을 이긴 바 있다.
#울산 ‘보수 후보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3파전이 벌어지는 울산도 핫한 지역으로 꼽힌다. 울산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영남 지역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차지했던 곳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공천을 받아 재선 도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나섰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맹우 전 의원 등 3파전 구도를 이루게 됐다.
#대구 보수 텃밭 대구는 국민의힘 홍준표 전 의원 출마로 전국적 관심지역이 됐다. 민주당에선 서재헌 전 대구동구갑 지역위원장이 단수공천됐다. 홍 전 의원은 4월 26일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했다. 홍 전 의원은 이날 “회한도 많고 유감도 많았던 여의도 정치를 막상 떠난다고 하니 만감이 교차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시정을 맡게 되면 대구 재건에만 전력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홍 전 의원은 대구시장 경선에서 49.46%를 얻어 김재원 전 최고위원(26.43%), 유영하 변호사(18.62%)를 꺾고 공천을 따냈다. 현역 의원 출마 및 무소속 출마 이력 감산점 10%를 반영했음에도 홍 전 의원이 한참 앞섰다.
#경북 경북에선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현 경북지사가 홀로 공천을 신청해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에선 공모자가 아무도 없어, 당내 논의를 거쳐 전략공천을 하기로 했다.
#전남 호남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남지사 자리를 놓고는 민주당 후보인 김영록 현 전남지사에게 국민의힘 소속 이정현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이 전 의원으로서는 5년 만의 정치 재개다. 김 지사 독주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의원이 얼마나 유의미한 득표율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전 의원은 보수정당 험지인 순천에서 금배지를 단 경력이 있다.
#광주 광주에서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권리당원 투표와 시민 여론조사를 각 50%씩 반영한 결과 강 전 수석이 57.14%를 얻어 42.85%를 득표한 이용섭 현 시장을 꺾었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나오는 지역인 만큼 강 후보가 본 선거에서도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후보로는 윤 당선인 측근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이 나섰다. 주기환 후보는 대검 수사관 출신으로, 윤 당선인이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재직할 당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번 광주광역시장 출마에도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북에서는 김관영 전 의원이 안호영 의원을 제치고 민주당 후보에 올랐다. 국민의힘 전북지사 후보로는 조배숙 전 의원이 단수 공천됐다.
#대전 대전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이장우 전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허태정 현 대전시장이 재선 도전에 나선다.
#충남 충남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양승조 현 지사와 김태흠 전 국민의힘 의원 맞대결 구도가 짜였다. 충남은 2010년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가 당선된 이후 12년간 민주당이 도지사직을 지켜왔다. 김태흠 전 의원의 경우 윤 당선인이 직접 출마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지방선거의 또 다른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 충북지사는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노영민 전 실장과 윤 당선인 특별고문인 김영환 전 의원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졌다. 노 전 실장은 단수 추천돼 공천이 확정됐다. 김 전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과 오제세 전 국회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거머쥐었다. 굵직한 정치 이력을 자랑하는 둘은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 연세대 동문이다. 노 전 실장은 청주 흥덕에서 3선을, 김 전 의원은 경기 안산에서 민주당 계열로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20·21대 총선 낙선, 2018년 경기지사 낙선의 아픔을 딛고 고향에서 정치적 재기에 나섰다.
#세종 세종에서는 민주당에서 3선에 도전하는 이춘희 현 세종시장과 국민의힘 후보인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확정됐다.
#제주 제주지사를 두고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제주지사 후보 경선을 통해 오영훈 의원을 공천했고, 오 의원은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허향진 전 제주대학교 총장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오 전 의원은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제주4·3도민연대 사무국장, 제주도의회 운영위원장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허 전 총장은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와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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