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 여배우 마쓰 다카코와 50대 기타리스트 남편 사하시 요시유키. |
올7월 말 일본의 대표적 코미디언 가토 차(68)가 무려 45세나 어린 23세 여성과 결혼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뒤를 이어 코미디언 나가모토 고지(70)는 30세 연하의 가수와 결혼했고, 명 MC 사카이 마사키(65)도 22세 연하의 회사원과 결혼했다. 지난 9월에는 22세 연하의 모델과 결혼한 국민배우 고바야시 가오루(60)가 장남을 낳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일본에서는 아버지 같은 남자와 결혼하는 여성들이 직업을 갖지 못하는 등 경제력이 없다는 기존 공식이 깨졌다. 비교적 사회적 지위도 있고 수입도 안정적인 30~40대 여성들이 계속 자신의 일을 하면서 나이 차가 크게 나는 남성과 결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톱 여배우들이 나이 차가 꽤 있는 연상남과 결혼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영화 <4월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마쓰 다카코(여·34)는 50세 기타리스트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30~40대뿐만이 아니다. 탤런트 미후네 미카(여·28)는 24세 연상탤런트와, 가수 마키(여·24)는 29세 연상 뮤지션과 각기 결혼했다. 영화 <박치기> 등의 주연을 맡았던 사와지리 에리카(여·25)는 2009년 22세 연상의 47세 비디오 아티스트와 결혼한 바 있다.
연차혼을 하면서 인기가 크게 치솟은 여배우도 있다. 시노하라 료코(여·38)는 연극배우 이치무라 마사치카(62)와 2005년 결혼 발표 당시 불륜 의혹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밝은 표정으로 임해 호감도 1순위가 됐다. 더군다나 남편 이치무라가 기자회견장에서 “인생 끝 무렵에 신께 받은 선물”이란 직설화법으로 애정을 표현해 여성들의 부러움도 한 몸에 받았다. 결혼 후에도 연예인 생활을 하며 최근 둘째 아이 임신 소식을 발표한 시노하라를 두고 <주간신조>는 ‘기개를 느낄 수 있는 여성’이라 표현했다.
경제지 <다이아몬드>는 연차혼에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30~40대 경제력을 갖춘 여성이 일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등을 늘어놓거나 불평을 해도 포용력 있게 받아주는 50~60대 남성과 커플이 되는 경우다. 이런 남성은 유머 감각, 화젯거리 등이 늘 풍부하고, 집안일을 함께 나눠하는 특징이 있다. 둘째는 직장에서 일하기가 힘들거나 취업을 못한 20대 초반 여성이 40~50대 남성과 결혼해 가사를 맡는 경우다. 이 경우 남성은 평균 이하 월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럼 성생활은 어떨까. 성문제로 인한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나 연차혼 부부는 대체적으로 섹스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올 6월 <연차혼의 정체>란 책을 펴낸 심리학자 모로토미 요시히코 씨에 따르면, 연차혼을 선호하는 남녀는 정신적인 욕구를 중시하고 호기심이 많다. 이를테면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의 차이, 즉 세대차이조차도 매우 재미있다고 여겨 싸우는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안해도 괜찮아?
일본의 연애 정보지 <ageun>에서는 나이 차가 나는 결혼에 성공하기 위한 5가지 법칙을 제시했다.
1. 가족을 설득하라=주변의 우려와 편견도 부담스러운데, 가족까지 나서서 결혼을 반대하면 심적 압박이 심하다. 연하의 여성은 부모를, 연상의 남성은 과거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설득해야 한다.
2. 노후 계획을 확실히 세워라=남편의 나이가 많으니만큼 평균 예상 수명을 따져보고 자산 관리 등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부인은 남편이 아플 때를 대비해 병원 방문이나 간호 계획 등을 점검하자. 또 남편은 중요한 사항을 항상 아내와 상의해서 결정하자.
3. 속궁합을 점검해라=결혼 후 금방 이혼하는 연차혼 부부를 보면 성생활 불만이 원인인 경우가 종종 있다. 젊은이의 공격적인 섹스와 다른 방식으로 성생활을 즐길 방법을 찾아보자.
4. 서로를 존중하라=남편이 어린 아내에게 명령형 어투로 말하면 싸움으로 발전하기 십상이다. 명령조보다는 부탁이나 권유조가 낫다. 아내는 남편이 정말 듣기 싫어하는 말이나 꺼리는 행동이 있을 거란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5. 같이 하는 취미를 찾아라=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영화감상이나 산보, 스포츠 등 계속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통 화젯거리를 찾아야 한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