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살레스 감독 체제 전환, 2000년대생만 8명…올림픽 티켓 획득 위해 VNL에 올인
#'전력의 절반'이었는데…
여자배구 대표팀은 5월 2일부터 진천선수촌에 소집돼 훈련에 돌입했다. 5월 31일 막을 올리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참가를 위한 훈련이다.
더 이상 대표팀에 김연경은 없다. 지난 올림픽에서 팀을 4위에 올려놨던 김연경은 대회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약 17년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5000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린 팀의 중심이 사라진 것이다.
김연경은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하면 그간 대표팀이 치르는 주요 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며 큰 족적을 남겼다. 아시안게임에 4회 나서 금(2014 인천)·은(2010 광저우)·동메달(2018 자카르타-팔렘방)을 각각 1개씩 목에 걸었다. 2012 런던 올림픽부터 세 번의 올림픽에 나서 각각 4위-5위-4위라는 호성적을 냈다. 이외에도 월드그랑프리, 세계선수권, VNL 등 다양한 국제대회에 나서 팀을 이끌었다.
김연경의 국가대표 활약은 여자배구의 인기와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부터 대표팀의 호성적이 이어지며 자연스레 많은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V리그 여자부로도 이어지며 시청률 상승, 경기시간 독립이라는 발전으로도 연결됐다. 자연스레 김연경 외에도 다수의 배구 스타들이 탄생했다.
2010년대부터 최근의 2020 도쿄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김연경은 명백한 대표팀의 중심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팀을 이끌었다. 마지막 무대였던 올림픽에서도 8경기, 29세트에 나서 경기당 평균 17점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는 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전력의 절반이라던 김연경은 더 이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프로 데뷔 이래 부상 기간을 제외하면 언제나 여름마다 국가대표 일정을 소화하던 김연경은 현재 미국에서 지내며 몸을 만들고 있다. 반면 대표팀은 소집훈련을 시작했다. 이제는 김연경 없는 상황이 익숙해져야 할 대표팀이다.
#젊어진 대표팀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체제를 올림픽 4위라는 성적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대표팀은 또 한 번 외국인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2022시즌, 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이 선임됐다. 그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체제에서 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대표팀의 '연속성'에 무게를 뒀다.
새롭게 출발하는 대표팀에 사령탑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의 영광을 이끌던 베테랑들이 연이어 팀을 떠났다. 동갑내기 미들블로커 김수지와 이들의 1년 후배 양효진도 나란히 팀을 떠났다. 이들 역시 오랜 시간 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한 인물들이다. 감독과 함께 김연경을 포함, 주요 자원들이 팀을 떠나며 변화가 불가피했다.
자연스레 2022시즌을 소화할 대표팀 명단이 눈길이 쏠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는 김희진이었다. 김희진은 김연경, 양효진 등과 연차가 크지 않은 베테랑이다. 2009년부터 대표팀에 합류, 선배들과 함께 최근 3회의 올림픽에 모두 함께한 인물이다. 선배들의 연이은 은퇴 선언에 김희진의 선택 또한 관심을 받았지만 그는 대표팀에 남았다.
김희진을 포함해 지난 올림픽을 경험한 인물 중 이번 대표팀에도 소집된 선수는 단 4명(김희진, 염혜선, 박정아, 정지윤)이다. 반면 생애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가 3명(최정민, 이선우, 박혜진)이다. 이들은 2020-2021시즌에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딛은 2002년생 유망주들이다.
곤살레스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미래를 대비한 젊은 팀으로 꾸렸다. 대표팀 명단 16명 중 절반인 8명이 2000년대 태어난 선수들이다. 특히 김수지, 양효진이 빠진 미들블로커 포지션에는 4인 전원이 2000년대생이다. 이외에도 올림픽 멤버와 베테랑 황민경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이들이다.
팀의 평균 연령이 대폭 내려갔지만 여전히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보인다. 김희진은 팀의 유일한 라이트 자원으로 선발돼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반대편에서는 박정아가 해결사로 활약할 공산이 크다. 박정아는 공격부문에서 그간 김연경에 버금가는 활약을 이어왔다. 주전 리베로 또한 염혜선이 낙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랭킹 상승 위해 VNL 성적 중요
대표팀의 지상 과제는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FIVB는 최근 지난 대회까지 이어져 왔던 예선 방식을 바꿨다. 지난 대회에서 대한민국이 1위에 오르며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던 각 대륙 예선이 사라졌다. 대회 개최국 프랑스에게 티켓 1장을 주고 각 대륙국가가 통합 예선전을 치러 6개 국가를 선발한다. 이후 나머지 5개국은 세계랭킹에 따라 티켓을 부여한다. 대표팀으로선 현재 9위인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로 간주된다.
랭킹 상승을 위해선 이번 VNL 성적이 중요하다. 장기간 치러지는 대회인 VNL, 그간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 대회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종합 대회에 집중하며 VNL에서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체력 안배를 해왔다. 이에 대표팀은 최근 상위권에서 밀려나지 않았던 올림픽과 달리 VNL에서는 대회가 창설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10위권 밖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전에 비해 나은 성적을 내야하는 대표팀이지만 정예 멤버로만 대회에 나설 수는 없다. VNL은 장소를 이동해가며 장기간 열리는 대회다. 5월 31일 1주 차 일정을 시작해 3주 차 일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7월 3일이다. 적절한 멤버 교체와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중요하다. 곤살레스 감독으로선 풍부한 선수 자원을 만들어 놓는 것 또한 과제다.
VNL 이후에는 아시안게임이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오는 9월 10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다. 2018년 태국에 패해 결승 진출에 좌절하고 동메달을 따냈던 대표팀은 이번 대회 설욕을 노린다. 여자배구 역사상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대회는 2006년 도하 대회뿐이다. 김연경 등 황금세대가 활약하는 기간, 대표팀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한 차례 목에 건 바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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