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4일 올림픽대로 위에서 교통정체를 겪던 상현 씨(가명)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긴
머리에 분홍색 롱패딩을 입고 책 한 권을 손에 든 '여성'이 상현 씨의 운전석 옆 도로를 태연히 걸어갔기 때문이다.
상현 씨는 그 여성에 대해 "아무런 표정이 없었어요. 주변 신경을 안 쓰고 자기 가려고 하는 길만 보시고 가더라고요. 오른손에 책 같은 걸 들고 가는데 사연이 있지 않을까 싶고"라고 말했다.
올림픽대로를 걷는 그녀의 위풍당당한 걸음걸이와 계절감을 잊은 듯한 옷차림, 품에 소중히 안고 있는 책 한 권까지 모든 것이 범상치 않았던 그녀의 영상은 '올림픽대로에 출몰한 귀신'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퍼져나갔다.
이후 뜨거운 화젯거리가 되었는데 그녀가 올림픽대로 위에 출몰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 듯 했다. 그녀를 본 적 있다는 또 다른 목격자 또한 찾을 수 있었다.
또 다른 목격자 박정수 씨(가명)는 "혼자셨고 책인가 뭘 들고 가셨거든요. 그때도? 책인가 여기 겨드랑이에 끼시고 그냥 걸어가시더라고요. 고속도로에 가다가 한 순간에 사람이 서 있던 거랑 비슷한 거죠"라고 말했다.
그녀를 찾기 위해 제보를 내자 뜻 밖의 인물이 전화를 걸어왔다. 바로 올림픽대로 귀신이라고 알려진 여자의 친언니 혜원 씨(가명)였다. 그녀는 동생이 집 밖을 뛰쳐나가 정처 없이 걸어 다니는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여자가 주로 향했던 곳은 집에서 수십키로미터 떨어진 교회들이었다. 온 가족이 본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지만 그녀와 엄마만큼은 이해하기 힘든 종교생활을 했다고 한다.
친언니 혜원 씨는 "엄만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 그러면서 귀신 내쫓는다는 목사님 수소문해서 직접 가보기도 하고 손 얹고 기도를 하고. 마귀야 나가라 이렇게 얘기하고"라고 말했다.
그녀의 위험한 믿음은 어떻게 생겨나게 된 것인지 정말 어딜 향해 걸어가고 있었던건지 올림픽대로를 걸어다녀 화제가 된 그녀에 대해 알아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손녀 성폭행 사건을 둔 경진 씨(가명)와 남편 정수 씨(가명)의 공방과 그 진실에 대해 파헤쳐 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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