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대필작가가 ‘온라인 첨삭’ 의혹…저널사이트 등록 지적엔 “누구나 올릴 수 있는 곳”
한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8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 "후보자 딸이 작성한 '논문'이라고 보도되는 글은 논문이 아니"라며 "온라인 첨삭 등 도움을 받아 작성한 3페이지(참고문헌 표기 포함시 4페이지)짜리 연습용 리포트 수준의 글"이라고 했다. 글 작성에 외부의 도움을 받긴 했으나 정작 입시에는 사용하지 않았고 그런 사용 계획이 없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어 한 후보자 측은 "기사에서 '해외 학술지'로 언급된 'ABC Research Alert'는 오픈 액세스 저널이고, 기사에 언급된 'SSRN'(사회과학네트워크)은 '심사 전 논문 등의 저장소'로 각종 논문, 리포트, 에세이 등을 누구나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한겨레는 한 후보자의 딸이 전세계 과학분야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SSRN에 등록한 4쪽짜리 논문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경제 이론에 입각한 분석'(Does National Debt Matter?-Analysis Based On the Economic Theories)의 대필 정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서의 문서정보(문서요약)에 기록된 지은이가 한 후보자의 딸이 아닌 'Benson'(벤슨)으로 적혀 있었고 실제 해당 인물은 자신을 '6년간 글쓰기와 과외 경험이 있다. 블로그, 기사 작성, 학술연구 작성, 숙제 등을 할 수 있다' '노련한 대필 작가'로 자신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이 인물로부터 "지난해 11월 초에 (한 후보자 딸의 논문을 대필)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의 딸이 등록했다는 글과 일부 동일한 문서 제목과 핵심 키워드를 가진 초안 파일 등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물이 2021년 11월 3~4일에 문서 초안을 작성했고, 한 후보자의 딸은 같은달 26일 해외 학술지인 ABC Research Alert에 게재했다. 이후 2022년 2월 2일 같은 글을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SSRN에 다시 올렸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고등학생의 학습 과정에 사용된 연습용 리포트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그런 글을 해외 대필 작가로부터 지원받고 저널 사이트에 등록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단순히 입시에 사용했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 문제의 소지가 있는 스펙쌓기에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기의 문제이지 결국 이 '스펙'을 입시에 활용할 목적이 아니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공직후보자를 검증하는 인사청문법의 취지, 미성년자녀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후보자가 관여한 바 없는 미성년 자녀의 상세 활동에 대해서 일일이 구체적으로 답변드릴 수는 없다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일축했다. 다만 딸의 입시 스펙 관련 의혹 보도에 대해서는 지난 4일 앞서 이를 보도해 온 한겨레 기자들과 책임자들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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