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적, 종교를 불문하고 '세상사가 힘들 때 찾아와 영혼까지 치유하고 간다'는 두 점의 문화재가 있다. 바로 국보 반가사유상(옛 국보 제78호, 제83호)이다.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자세를 한 반가사유상. 이 상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반가사유상은 왜, 어떻게 탄생했으며 사유하는 그 독특한 자세와 미소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 것인지 두 점의 국보에 담긴 '반가사유상 코드'를 풀어본다.
1부에서는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작품에 구현하기 위해 일평생을 정진해온 91세의 조각가 최종태가 프리젠터로 나섰다. 그 미소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미소 속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스와 인도, 한반도를 넘나드는 장대한 시각으로 문화적 역사적 기원에 접근해간다.
반가사유상을 실제로 마주한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입꼬리를 살짝 올린 '미소'에 주목한다. 어떤 이는 위로받고, 어떤 이는 평온을 느낀다는 미소. 그 미소는 어디서 왔을까. 인류 문명의 원천이라 불리는 그리스 문화. 그중 기원전 600년에 만들어진 미소를 띠고 있는 작품들이 있다. 바로 '아르카익 스마일(Archaic smile)'이다.
웃고 있는 신의 얼굴을 통해 낙천적인 인생관을 표현하고자 했던 고대 그리스인들. 미소를 띠고 있는 조각상은 이때부터 시작됐지만 반가사유상의 웃음과는 다르다. '온몸으로 웃고 있다', '기쁨과 슬픔이 섞인 무언가 초월한 듯한 형상이다'는 평가를 받는 반가사유상. 그 미소의 비밀을 탐구해본다.
반가사유상은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인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에서 비파괴성분분석, 감마선 필름을 통한 불상 내부 판독 등 과학적 방법을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두 반가사유상 모두 당시로선 귀한 구리와 주석, 납 등의 합금으로 만들었고 금으로 도금했으며 여러 번의 수리를 거쳐 완성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제작진은 전문가와 함께 반가사유상 제작 과정을 유추해봤다. 원본이 만들어진 후 약 1500년 후 1/2 크기의 복원품을 만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반가사유상은 당시의 국가적 역량이 총동원된 것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어째서 이런 불상이 필요했던 것일까.
일평생 인물상을 만들어온 91세의 조각가 최종태는 한국인의 얼굴을 한 천주교의 성모상과 불교의 관음상을 만들었다. '땅에는 경계가 있지만 하늘에는 경계가 없다'는 신념으로 종교를 넘어선 궁극의 미소를 찾고 있는 최종태 씨. 그는 반가사유상의 미소는 종교를 떠나 삶과 정신이 어떤 경지에 이르렀을 때 나온다고 믿고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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