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전부터 떠들썩’ 서예지 복귀 성공하면 11월 김정현 컴백도 청신호 켜질듯
시청률의 높낮이는 드라마의 완성도와 화제성 등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아직 시작 이전인 드라마의 시청률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사실 별 의미가 없다. 스타 작가와 실력파 PD 조합에 시청률 보증수표라 불리는 배우들이 대거 투입된 드라마도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곤 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대치가 낮았던 드라마가 입소문을 타고 회를 거듭하며 시청률 상승을 보이기도 한다.
초반 1, 2회 시청률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우선 첫 번째 변수는 전작 시청률이다.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 편성돼 막 종영한 드라마 시청률이 후속 드라마 시청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시청 습관이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 드라마로 옮겨가곤 하는데 1, 2회를 보고 재미없다고 여기면 시청자들이 대거 이탈한다.
‘이브’는 8부작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의 후속으로 편성됐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2~3%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높지는 않지만 tvN이 케이블 채널임을 감안하면 아주 낮은 시청률도 아니다. 또 하나의 지표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성적도 봐야 한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의 티빙 인기 순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속 드라마에 흥행 기세를 이어줄 만큼 성공적인 드라마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브’는 전작의 도움을 받으며 시작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초반 1, 2회 시청률을 가를 또 하나의 기준은 제작진과 출연진이다. ‘잘 키운 딸 하나’, ‘미녀의 탄생’, ‘착한 마녀전’ 등의 드라마를 집필한 윤영미 작가가 대본을 쓰고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박봉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출연진은 서예지, 박병은, 유선, 이상엽 등이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제작진과 출연진이다. 초반 1, 2회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만큼 유명세나 스타성이 도드라지진 않는다. 단 한 명의 무난하지 않은 캐스팅이 바로 실질적인 원톱 주인공인 ‘이라엘’ 역할의 서예지다. 현재 폭발적인 화제성을 얻고 있지만 가스라이팅 논란에 따른 화제라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런 까닭에 초반 시청률은 서예지에 대한 화제성이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예지에 대한 반감을 가진 시청자들이 의도적으로 채널을 돌려 버릴 수도 있고 호기심으로 본방사수에 나설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초반 시청률에만 영향을 미칠 뿐 진정한 승부는 3회 이후다.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 서예지를 싫어하던 시청자들까지 유입될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호기심으로 합류한 시청자들이 바로 떠나버릴 것이다.
tvN은 드라마 ‘이브’를 ‘13년의 설계, 인생을 건 복수. 대한민국 0.1%를 무너뜨릴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고품격 격정멜로 복수극’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극을 주도하는 이라엘(서예지 분)은 어린 시절 부친의 충격적인 죽음 이후 복수를 설계해온 여성이다. 천재 개발자 아버지와 아름다운 어머니가 어른들의 욕망의 희생양이 되자 어린 이라엘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홀연히 사라진다. 13년 뒤 신화 속 아프로디테 여신과도 같은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한 이라엘은 자녀가 있는 회사원의 아내라는 평범함으로 위장해 대한민국 최상류층 오너 일가에 얽혀들며 복수를 시작한다.
재계 1위 LY그룹의 최고 경영자 강윤겸(박병은 분)은 정권 창출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정계 최고 권력자 한판로(전국환 분)의 딸 한소라(유선 분)와의 결혼 제의를 받아들일 만큼 야망과 전략을 쫓는 인물이지만 이라엘을 만난 뒤 사랑에 빠져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라엘과 강윤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에 정서적 불안과 남편에 대한 집착을 지닌 여자 한소라(유선 분)와 최연소 국회의원이자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각오가 되어있는 남자 서은평(이상엽 분)이 가세한다.
복수, 재벌, 정략결혼,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가 난무하는 드라마 ‘이브’의 핵심 소재는 ‘대한민국 0.1% 상류층 부부의 2조 원 이혼소송’이다. 막장 드라마의 요소를 두루 갖춘 16부작 미니시리즈로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몰라도 화제성과 시청률이 크게 꿈틀거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드라마 ‘이브’에 대해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은 “서예지의 가스라이팅 논란은 분명 악재지만 드라마의 막장 요소와 잘 결합한다면 오히려 화제성을 끌어 올릴 수 있다”며 “다만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서예지라는 배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자극적인 드라마로 보인다. 그만큼 컴백을 위한 절박한 판단이 아니었나 싶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정현은 MBC 새 드라마 ‘꼭두의 계절’을 통해 컴백할 예정이다. ‘꼭두의 계절’은 99년마다 휴가를 나오는 사신 ‘꼭두’가 여의사 한계절을 만나 왕진의사로 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판타지 메디컬 휴먼 드라마로 김정현은 꼭두 역할로 출연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현과 서예지를 둘러싼 가스라이팅 논란이 2018년 MBC 드라마 ‘시간’ 출연 과정에서 벌어졌고, 당시 김정현은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이후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철인왕후’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김정현이 가스라이팅 논란 이후 다시 MBC 드라마로 컴백하게 된 점이 눈길을 끈다.
가스라이팅 논란은 실체가 확인되는 사안이 아니며 서예지와 김정현 측은 모두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김정현은 ‘시간’ 촬영 당시 상대 배우 서현과의 불편한 관계와 무성의한 태도, 그리고 중도하차까지 겉으로 드러난 논란에 직접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컴백 과정에서 어려움이 더 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 서예지가 ‘이브’를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한다면 김정현의 복귀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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