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케’ 방청객들 흰색 옷 맞춰 입고 싸이 공연 즐겨…야외 축제 ‘뷰민라’ 사흘간 2만 명 몰려
#활기 도는 방송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K팝 그룹을 좇는 한류 팬들이 들뜨기 시작했다. KBS ‘뮤직뱅크’를 비롯해 SBS ‘인기가요’, MBC ‘쇼 음악중심’ 등 내로라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참여하는 음악 프로그램의 방청 역시 재개됐기 때문이다. 사전 녹화와 응원전, 방송사 앞에 길게 늘어선 K팝 시장의 상징적 풍경이 2년여 만에 돌아오는 셈이다.
‘뮤직뱅크’는 4월 28일부터 방청 신청을 시작해 5월 초부터 생방송 방청을 다시 시작했다. 앞서 방청권을 얻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에 오지 못한 팬들을 위해 기존 방청권 당첨자들의 경우 5월 6일 방송부터 회당 18명씩 순차적으로 입장시키는 방식으로 형평성을 획득했다. ‘인기가요’ 역시 15일부터 대면 방청을 재개했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2년 5개월 만에 진행한 공개 방청 녹화 분량을 13일 송출했다. 첫 주자는 신곡 ‘댓 댓’으로 돌아온 가수 싸이였다. 이날 방송에서 방청객들은 싸이와 함께 ‘하얗게 불태우자’는 의미로 흰색을 맞춰 입고 다시 시작된 방청 분위기를 한껏 누렸다. 이외에 MBC ‘복면가왕’ 등도 다시 방청객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역시 이런 흐름에 동참한다. 고령자들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취약계층으로 분류돼 그들이 방청객으로 대거 모이는 KBS 1TV ‘가요무대’나 ‘전국노래자랑’, ‘열린음악회’ 등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공개 녹화를 일제히 중단했다.
‘가요무대’가 먼저 방청 재개 스타트를 끊었다. 이미 ‘가요무대’ 측은 앞서 “5월 2일 ‘부부의 날 기획 녹화’ 때부터 공개 방청이 가능하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단체 관람 신청은 받지 않는다”고 양해를 구했다.
전국 각지를 돌며 지역민들과 어우러지던 ‘전국노래자랑’은 오는 6월 4일 전남 영광군, 6월 7일 경기 양주시에서 공개 녹화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국내 최장수 MC 송해가 건강과 체력적 이유로 야외 녹화가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송해가 34년 만에 ‘전국노래자랑’을 떠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까지는 ‘전국노래자랑’의 6월 야외 녹화 일정에 변동이 없지만 송해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떼창 돌아온 공연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중에도 규모를 제한하거나 좌석 띄어앉기 등의 대책을 강구하며 몇몇 공연이 열렸다. 하지만 기존 공연장 같지는 않았다. 떼창이나 함성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출연 가수와 함께 즐기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공연장에 갔다가 ‘답답한 마음에 스트레스만 더 쌓고 왔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함성이나 떼창을 참을 필요가 없어졌다.
5월 13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야외 음악 축제인 ‘뷰티풀 민트 라이프(뷰민라) 2022’에는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폴킴을 비롯해 잔나비, 적재, 데이브레이크, 페퍼톤스, 이승윤, 멜로망스 등이 출연한 ‘뷰민라’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이 출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누적 2만 명의 팬들은 맘껏 소리 지르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응어리를 해소했다. 현재 실외 마스크는 해제됐으나, 50인 이상 모인 공연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그러나 마스크 밖으로 새 나오는 함성과 떼창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그 배턴은 다른 공연들이 받는다. 오는 5월 27~29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서울재즈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여기에는 싱어송라이터 핑크 스웨츠와 앨릭 벤저민 등 해외 가수를 비롯해 악뮤(AKMU), 선우정아, 에픽하이 등이 참여한다. 3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맞이하게 된 이 공연의 티켓 1만여 장은 순식간에 동났다.
이외에도 6월에는 ‘청춘페스티벌: 오히려 좋아’,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고 7월에는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첫 발을 뗀다.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인 8월에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전수칙 준수 및 방역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비교적 관객들도 마스크를 잘 쓰고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이에 발맞춰 주최 측도 곳곳에 체온을 재는 발열측정기를 설치하고 틈틈이 소독하는 등 방역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면서 “혹시 특정 공연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나면 또 다시 공연 시장이 멈춰 설 수 있기 때문에 모두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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