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봤을 때 되게 친근했어요. 오래된 친구를 만난 느낌? '무슨 고민이 있니?' '‘많이 힘들었구나?' '그동안 고생 많았어'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2부에서는 몸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스물넷의 발레리노 임선우가 프리젠터로 참여했다. 반가사유상은 왜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되었을까. 무엇을 사유하고 있는 것일까. 사유의 포즈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작은 입과 턱, 주름 없이 깨끗한 손과 발, 가는 몸통. 반가사유상은 일반적인 불상들과는 다른 외형을 가지고 있다. 미술해부학 전문가가 이러한 3D 스캔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의 실제 얼굴과 비교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반가사유상은 10대의 인물로 묘사되어 있었다. 소년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올린 반가부좌 자세를 하고 한쪽 손을 턱에 올린 채 생각에 잠겨있다. 과연 그는 누구이며, 무엇을 고뇌하고 있는 것일까. 깊은 사유에 빠진 이 청춘의 정체를 파헤쳐 본다.
반가사유상의 정체에 대한 실마리는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산둥성에서 출토된 반가사유상에 특이한 명문이 남아있다. '태자'라는 글자. 즉 반가사유상이 출가 전 석가모니의 태자 시절을 묘사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석가모니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 청년 시절 대부분을 보낸 인도 카필라바스투까지 그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 보았다. 그리고 스물아홉 출가 직전 석가모니가 깨달은 진실과 마주했다.
수많은 시간이 지난 오늘 청년 석가모니처럼 우리도 사유한다. 스물넷의 발레리노 임선우. 청춘의 정점에서 세상에 나온 그는 고민하고 있다. '시간은 유한하고 삶은 노력에 정직하게 답하지 않는다' 2600년 전 삶의 모순에 고민하던 청년 석가모니의 고민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사유한다. 삶은 고통인가, 왜 사는가.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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