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퓨쳐’ 최강 편성만 피한다면 입상 가능…‘월드포에이’ 혈통 기대치 높아, ‘용가리’ 힘 붙으며 상승세
박종곤 조교사가 하루라도 빨리 질주 습성을 변경해보길 개인적으로 바란다. 경주 거리도 극단적인 단거리보다는 장거리에 출전했으면 한다. 지난번에 밝혔듯이 혈통적으로 결코 단거리 도주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마 바이언은 2000m(모래) GI 경주인 브리더스컵 클래식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고, 평균 우승 거리도 1666m로 메니피(1500m)보다 훨씬 길다. 모마 클라린다도 거리 적성이 길게 나오는 장거리 유형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최근 두 번의 경주 모두 선행에 실패하며 우승을 놓쳤다면 이제는 변화를 시도해볼 때가 됐다.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경험을 쌓는다면 장거리 경주에서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회에서는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치러진 경마 중에서 다음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마필 4두를 소개한다.
#미스양호(국5·암)
미스양호는 현재 14승을 올리며 다승 공동 7위를 기록하고 있는 서울 25조 전승규 마방의 국내산 4세 암말이다. 5월 21일 휴양 이후 두 번째 경주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3위를 기록해 차기 경주부터는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1300m 4번 게이트에서 반 박자 늦은 출발 이후 옆말과 부딪히며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4코너를 지날 때까지 후미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쫓아가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여덟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선 후,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국 입상에는 실패하고 3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이었다. 만약 출발만 좋았다면 우승은 몰라도 2위는 충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막판 걸음이 상당히 좋았고, 2위와의 차이도 1마신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직전 5월 8일 경주에서는 8위에 그쳤다. 당시 9개월간 휴양한 이후 복귀전이었는데 별다른 걸음을 보이지 못했다. 그런데 2주 만에 확 달라졌다. 더 이상 공백에 대한 부담은 없어 보였고 살아서 꿈틀대는 느낌을 받았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모계 형제마인 구름왕자(수)가 2군까지 진출했었고, 전형제마인 범이내려온다(수)도 4군 경주에서 우승하며 3군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스양호는 암말이라는 핸디캡이 있긴 하지만 5군에서는 언제든지 편성에 따라 입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카이퓨쳐(국4·암)
스카이퓨쳐는 앞서 소개한 미스양호와 같은 전승규 마방의 국내산 5세 거세마(포입마)다. 5월 22일 5군 승군전에서 3위를 기록했으나 제대로 된 경주가 아니기에 다음 경주에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1200m 11번 게이트에서 한 박자 늦은 출발로 최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외곽에서 무리하게 스피드를 올리며 선입권에 가세했다. 4코너를 네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근성을 발휘했지만 아쉽게 3위에 그치고 말았다. 늦은 출발과 무리한 중반 전개 과정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만약 직전 경주처럼 출발이 좋았고 4코너까지 페이스 안배를 했다면 우승도 충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2020년 11월 데뷔전에서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2위를 기록했고, 이후 2021년 1월과 3월 경주에서 연속 3위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관절염이라는 질병이 생겨 1년간 장기 휴양을 다녀왔다. 지금은 완치되고, 나이는 어느새 5세가 되며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장기적인 계획을 위해 말을 아낄 필요는 없어졌다고 본다. 5군 승군전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편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적인 생각은 최강의 편성만 피한다면 언제든지 입상 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월드포에이(국6·수)
월드포에이는 대한민국 넘버원 마방 부산 19조 김영관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5월 22일 데뷔전에서 상당히 좋은 내용을 보이며 2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꼭 관심을 가져야 할 마필이다.
1200m 2번 게이트에서 좋은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인기 1위(단승 2.2배) 9번 신의전사의 스타트가 워낙 빨라 선행에 실패하고 뒤를 따라갔다. 이후 신의전사가 페이스 안배에 들어가자 곧바로 선두권 외곽으로 치고 나가며 선행 경합이 시작됐다. 4코너를 지나 결승선에 들어설 때까지 두 마필의 경합은 계속되었다. 결승선 전방 300m를 남겨두고 신의전사가 뒤처지기 시작했고, 월드포에이는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끝까지 탄력을 발휘했다. 결국 바로 뒤에서 최적 전개를 펼친 빅토리나인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데뷔전을 1000m가 아닌 1200m를 뛰었다는 점, 무리한 선두 경합을 벌이고도 끝까지 버텨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경주 기록도 1분 15초 9로, 다른 6군 경주의 2위에 월등히 앞선 우수한 기록이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모마 샌드월드는 1군에서 활약한 뛰어난 능력마였다. 씨암말로 전향한 후에도 월드데이(1군)와 월드투데이(2군)를 배출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530kg대의 큰 체구와 좋은 혈통을 타고 났으며, 최고의 명문 마방 김영관 소속이란 점에서 앞으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용가리(국5·수)
용가리는 부산 32조 임동창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5월 22일 5군 승군전에서 단승식 55.5배로 관심 밖이었지만,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깜짝 3위(삼복승 286배)를 기록해 다음 경주에서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8번 게이트에서 출발과 동시에 앞발을 들며 늦발,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쫓아가기 급급하며 후미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4코너를 열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국 3위에 그치긴 했지만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이었다. 막판 200m 타임(LF)이 12초 9로 출전마 중 단연 1위였다. 출발만 제대로 했더라면 2위는 충분했다고 본다.
혈통적으로 볼 때 크게 뛸 말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모계 쪽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부마가 경부대로이기 때문이다. 경부대로는 작년 씨수말 순위에서 24위에 그쳤다. 지금까지 배출한 자마 중 3군까지 올라간 마필도 2두에 불과하다. 다만 용가리는 500kg이 넘는 좋은 체구를 타고났고 최근 들어 힘이 붙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5군 경주에서는 편성만 맞으면 언제든지 입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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