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고점 대비 48% 하락…르세라핌 당분간 5인 체제, 6월까지 BTS 병역 결론 날지 주목
물론 아직까지는 아무도 그 답을 모른다. 하이브는 물론이고 연예부 기자들도 당연히 알 수 없는 영역이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끝난 뒤 정치권에서 이 문제가 뜨거운 화두가 될 것이고, 적어도 6월 이내에는 이 문제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는 정도가 현재 시점에선 가능한 대답의 범주다.
#병역특례 이슈화 무리수? 김영란법 위반에 휘말린 하이브
BTS 병역특례 이슈화를 위한 무리수였을까. 현재 하이브는 김영란법 위반 논란에 휘말려 있다. 4월 9일부터 3박 5일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BTS 콘서트에 기자 100여 명의 팸투어 비용을 하이브가 지원한 건을 두고 신고가 접수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사실확인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은 하이브가 BTS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에 100여 명의 기자를 초청해 4월 7일 한국 출국부터 12일 귀국까지의 항공권과 숙소, 식사비용 등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는데 2016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 이런 대규모 기자단 해외 행사 초청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례적인 팸투어 형식의 해외 행사 기자 초청을 두고 뒷말이 이어지는 것은 라스베이거스 현지 기자 간담회에서 하이브 측이 병역특례를 이슈화했기 때문이다. 4월 9일(현지시간) MGM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 CCO는 “아티스트들은 과거 반복적으로 국가의 부름에 응하겠다고 해왔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면서 “최근 몇 년간 계속 제도가 변하면서 (BTS) 본인들이 향후 계획을 잡기 어려워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다. 조속히 결론이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하이브 측이 병역특례 이슈화를 위해 이례적이고 무리한 팸투어를 강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당시 이진형 하이브 총괄 CCO의 발언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일 뿐 이날 기자 간담회의 주된 내용은 아니었다. 그 전부터 대다수의 언론사에서 BTS의 병역특례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한 팸투어까지 진행하며 이슈화할 까닭이 없어 보인다는 연예 관계자들도 많다. 또한 하이브 측이 미리 법적 자문을 받아 법적인 ‘예외’에 해당된다는 판단 하에 이번 팸투어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결국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사실확인 절차까지 이어지면서 괜한 논란에 휩싸이는 상황에 내몰리고 말았다. 한 가요관계자는 “하이브가 BTS 병역특례 문제로 조급해한다는 인상을 남긴 게 가장 큰 데미지로 보인다”며 “그동안 BTS 멤버들은 언제라도 나라가 부르면 입대하겠다는 입장이었고 팬클럽 아미도 그런 의사를 존중하는 분위기라 가급적 병역특례 얘기를 꺼내지 않아왔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개월의 공포 기간 고려하면, 6월 안에 개정안 통과돼야
사실 급하기는 하다. BTS 등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를 다루는 병역법 개정안이 2021년 11월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지만 현재 계류 중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병역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라도 6개월의 공포 기간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올해 6월 안에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기존 법으로는 BTS 7명의 멤버 가운데 연장자인 진(김석진, 1992년생)이 2021년 12월 입대했어야 한다. 하지만 2021년 6월 대중문화 예술인으로 국위선양에 막대한 공이 인정될 경우 30세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게 법이 개정되면서, 군 입대 전 활동 기간이 2022년 12월 31일로 연장됐다.
따라서 진은 2023년이 되면 더 이상 입대를 연기할 수 없게 돼 현역 징집 대상이 된다. 따라서 진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려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를 다루는 병역법 개정안이 6월 안에 통과돼야 한다. 7월 1일 이후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6개월의 공포 기간을 고려하면 진은 병역특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진형 하이브 총괄 CCO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이후부터 병역 제도가 조금씩 변화하다 보니 회사와 협의하면서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국회를 넘기면 하반기 국회가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기약 없는 논의가 지속돼 불확실성이 어려움을 주는 게 사실이기에 조속히 결론이 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하이브의 2021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03억 원인데 이 가운데 BTS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소속된 빅히트뮤직의 영업이익은 1270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7%나 된다. BTS 의존도가 90% 이었던 상장 이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의존도가 크다.
하이브는 상장 전인 2019년 쏘스뮤직, 2020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통해 아티스트를 추가하며 멀티레이블 체제를 구축하는 등 꾸준히 BTS 의존도를 줄이려 노력해왔지만 아직 BTS의 공백을 메울 만한 아티스트를 찾아내진 못했다. 2021년 하반기에는 하이브가 임영웅과 500억 원대 초대형 계약을 맺는다는 얘기가 가요계에서 확산되기도 했지만 당시 하이브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로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이브는 2022년에 최소한 3팀 이상의 신인 그룹을 데뷔시키고 NFT(대체불가토큰)와 게임 등의 신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2022년 중반에는 두나무와 미국에 합작법인을 세워 NFT거래소와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승부수 르세라핌…공정성 논란, 김가람 학폭 의혹 등 악재
첫 번째 승부수는 걸그룹 르세라핌이었다. 르세라핌은 하이브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이 협력한 첫 걸그룹으로 5월 2일 미니앨범 ‘피어리스(FEARLESS)’를 들고 가요계에 데뷔했다. 출발은 매우 화려했다. 5월 2일은 임영웅의 데뷔 첫 정규앨범이 발매된 날로 임영웅의 음원 줄 세우기가 유력해 가요계에선 그 즈음 음원 출시를 피하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르세라핌이 같은 날 데뷔 앨범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르세라핌은 음악방송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5월 13일 방송한 KBS 2TV ‘뮤직뱅크’에서는 임영웅의 정규 1집 타이틀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와 함께 1위 후보곡으로 오른 르세라핌의 데뷔곡 ‘피어리스’(FEARLESS)가 1위로 선정됐다. 이보다 앞선 10일에는 SBS MTV ‘더 쇼’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다만 ‘뮤직뱅크’에서 임영웅이 방송 횟수 점수 영역에서 0점을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점수 집계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등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
음악방송 2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출발한 르세라핌은 ‘뮤직뱅크’ 공정성 논란으로 휘청하는 듯 보였는데 이후 더 큰 악재가 등장했다. 멤버 김가람이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인 것. 데뷔 직전 학폭 논란이 불거지자 하이브는 “해당 멤버가 친구들을 사귀다가 발생한 일을 교묘하게 편집해 악의적으로 음해한 것이며 오히려 김가람이 학폭 피해자였다”며 법적 대응 방침까지 밝혔었다.
이후 예정된 5월 2일 데뷔를 강행했는데 5월 15일 즈음 2018년 3월 작성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 통보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김가람이 심각한 학폭 가해자들도 받기 어렵다는 ‘5호 처분 조치’를 받았다는 사실은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그리고 5월 19일에는 피해자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륜이 공식입장을 냈다. 대륜 측은 “하이브 입장문까지 더해지면서 유은서(가명)에 대한 무차별적 2차 가해가 더욱 거세졌다”고 밝히며 “사실과 다른 입장문을 삭제해 줄 것과 사실에 근거한 입장표명을 다시 해줄 것,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표시해 줄 것, 추후 김가람과 그 친구들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사실과 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으나 하이브는 어떤 회신도 하지 않았고 김가람의 연예활동은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하이브가 대륜 측 주장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다시 내면서 상황은 계속 꼬여가고 있다. 이미 대륜 측이 “소속사가 계속 ‘폭로는 악의적인 음해이며 김가람은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가해 증거 자료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자칫 김가람의 당시 상세한 학폭 가해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김가람이 데뷔 18일 만에 활동을 중단하면서, 6인조로 출발한 르세라핌은 당분간 5인조로 활동하게 됐다.
#계속되는 주가 하락세, BTS 군 입대 불확실성 해소 시급
올해 하이브를 둘러싼 여러 악재들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1월 3일 35만 500원으로 시작했던 주가가 거듭되는 하락세로 현재 20만 원대를 보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BTS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해 4월 초에는 30만 원대를 회복했지만, 이후 병역특례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하이브 주가는 5월 13일 21만 1500원까지 떨어졌었다. ‘뮤직뱅크’ 공정성 논란, 김가람 학폭 의혹 등의 여파로 보인다. 공모가 13만 원대로 상장한 이후 40만 원대까지 상승했던 하이브 주가는 2021년 11월 16일 41만 4000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5월 26일 종가는 21만 4000원으로 2021년 고점 대비 48% 하락했으며, 2022년 1월 3일 35만 500원에 비교해도 33% 가까이 하락했다.
2022년 하반기 하이브는 최소한 2팀 이상의 신인 그룹을 더 데뷔시킬 예정이며 NFT와 게임 등의 신사업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5인조 체제로 활동하는 르세라핌도 서서히 인기몰이를 이어갈 수 있다.
결정적으로 6월까지는 BTS의 병역특례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전망이다. 병역특례를 받게 된다면 하이브 주가에는 엄청난 호재가 되겠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도 불확실성 해소가 주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BTS의 병역특례가 무산될 경우 하이브는 멤버 전원 동반 입대 내지는 일부 멤버 입대와 다른 멤버들의 유닛 활동 등 향후 대책으로 불확실성 해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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