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아티스트컴퍼니 인수 결정 취소…‘오징어 게임’ 초대박 등 최근 아티스트컴퍼니 가치 급등 탓 분석도
지난해 12월 22일 게임업체 컴투스가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컴투스가 아티스트스튜디오에 250억 원, 위지윅스튜디오는 아티스트컴퍼니를 자회사로 두는 신생 법인 아티스트홀딩스(가칭)에 8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총 1050억 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컴투스그룹은 아티스트컴퍼니 인수 이유를 소속 배우들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자체 게임 개발 등을 추진하고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 생태계를 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컴투스그룹은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생태계를 위해 아티스트컴퍼니와 전략적 시너지를 높여갈 계획을 세우고 NFT(대체불가토큰)를 포함한 블록체인 분야 등 다양한 신규 사업에서의 파트너십까지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5월 27일 컴투스와 자회사인 위지윅스튜디오는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합의서에 대해 해제를 합의했다고 밝혔고, 위지윅스튜디오는 관련 내용을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투자합의서 체결 6개월 만에 투자합의서 해제를 합의한 것인데 그 이유에 대해 컴투스그룹 측은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와 글로벌 콘텐츠 사업 역량 강화 및 시장 확대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십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및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그 결과 지분투자 방식의 협업구조보다 각자의 사업 분야에 대한 독자적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상호 합의해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비록 투자 합의는 무산됐지만 컴투스그룹 측 입장처럼 파트너십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애초 1050억 원 투자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에도 이정재와 정우성은 아티스트홀딩스 주요 주주로 참여해 콘텐츠 사업, 매니지먼트, 커머스 사업 등을 함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예정대로 투자가 이뤄졌다면 경영권이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로 넘어간 상황에서 이정재와 정우성이 주요 주주로 협업하는 그림이었다. 그렇지만 투자가 무산되면서 이정재와 정우성은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유지하며 사업가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사실 이번 사안은 회사 대 회사의 투자 및 인수와 관련된 내용이지만 아무래도 아티스트스튜디오 아티스트컴퍼니를 설립해 키워 온 톱스타 이정재와 정우성에게 관심의 포커스가 집중돼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정재와 정우성의 1000억 원대 잭팟이 무산된 부분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투자 무산에는 이 두 톱스타의 글로벌 영향력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미 양측이 세부적인 합의 과정에서 상당한 이견을 드러냈었다고 알려져 있다. 위지윅스튜디오가 아티스트컴퍼니를 인수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시점은 지난해 11월 중순으로 이정재가 주연으로 출연한 ‘오징어 게임’이 한창 글로벌 흥행을 거듭하고 있을 때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이 상상을 초월하는 흥행을 기록하면서 이정재와 아티스트컴퍼니의 가치가 급부상했다. 이후 정우성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가 공개됐고, 이정재가 감독을 맡고 이정재와 정우성이 공동 주연한 영화 ‘헌트’도 호평을 받으며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됐다. 이처럼 아티스트스튜디오가 거듭해서 글로벌 콘텐츠를 내놓으며 회사 가치가 계속 올라갔다.
아티스트컴퍼니는 2018년 버킷스튜디오에 지분 15%를 넘기고 75억 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예정대로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에서 1050억 원을 투자 받았다면 버킷스튜디오의 지분 가치도 300억 원대로 급상승하며 300%대의 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2018년에서 2021년 사이 아티스트컴퍼니의 회사 가치가 3배 이상 올랐고 ‘오징어 게임’ 등의 영향으로 최근 가치가 더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런 아티스트컴퍼니의 가치 급상승이 경영권 인수 이후 세부적인 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도 계속 커지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겉으로 드러난 부분은 이정재와 정우성이 1000억 원대 잭팟을 놓쳤다는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컴퍼니의 가치가 더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가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 합의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던 지난해 12월 정우성은 스포츠경향 인터뷰에서 “시대가 대규모 자본의 투입, 산업과 산업 간의 교류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작품 제작에 매진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생각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승리호’를 제작한 위지윅스튜디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과 시각특수효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회사로 래몽래인, 이미지나인컴즈, 메리크리스마스, 골드프레임, 고즈넉이엔티 등을 갖춘 종합 미디어 기업이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과 웹툰까지 수많은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회사인 터라 아티스트컴퍼니까지 인수했을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앞서 정우성의 말처럼 이정재와 정우성이 사업보다 연기와 작품 제작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결국 경영권 인수 목적 투자 합의는 무산됐다. 앞으로도 이정재와 정우성은 배우와 제작자, 감독은 물론 사업가로도 맹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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