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부 1~3기 묶는 야권 빅텐트 시나리오 솔솔…호남·친문 간 악연 고리 끊을지 주목
박 전 원장은 6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이 “남북·경제·물가 등이 어려운 때 민주당이 잘하면 좋겠다”, “국민의 염려를 생각하고 단결해서 잘하길 바란다” 등의 당부를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 사저인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벌어진 시위를 거론, “‘법대로~’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 사저 보수단체 시위’ 관련 질문을 받고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가되는 판”이라며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느냐”고 발언한 점을 꼬집은 말이다.
정치권이 주목한 것은 문 전 대통령이 전한 ‘민주당 단결’과 ‘박지원 2선 역할론’이다. 박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을 만난 당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자 “2선에서 도와야지, 비대위·당 대표(가 되는) 이런 일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같은 날 비상대책위원장에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그룹 우상호 의원을 임명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박 전 원장의 발언에 대해 “후방에서 야권 빅텐트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핵심은 ‘호남 재건’을 앞세운 ‘박지원 막후 역할론’이다. 박 전 원장이 자신의 역할론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6·1 지방선거 저조한 광주 투표율(37.7%)과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평균 20% 안팎)을 언급한 것도 ‘박지원 막후 역할론’과 맞물려 있다.
박 전 원장이 구상하는 야권 빅텐트는 민주정부 1∼3기를 묶는 연합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DJ) 지지층인 호남과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층인 친노(친노무현)·친문계의 3자 세력화를 위한 진지 구축이라는 얘기다. 야권 한 관계자는 “과거 ‘난닝구 vs 빽바지’ 논쟁 이후 계속된 호남과 친노·친문 갈등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양측의 악연은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에선 열린우리당 창당을 놓고 친노계와 호남계가 정면충돌했다. 빽바지는 신당파인 친노계를, 난닝구는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호남 세력을 일컫는다. 이들은 정계개편 과정에서 노선 투쟁을 앞세워 사사건건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노무현 정부 땐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친노계가 ‘호남 고립’에 나섰다. 이들의 갈등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재연됐다. 그때는 호남 동교동계를 등에 업은 안철수계가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했다. 정치적 변곡점마다 빽바지와 난닝구의 공수 맞대결은 야권 재편으로 이어졌다.
반명(반이재명) 연대 전선에 들어온 양측이 새로운 정치연합을 모색할 경우 ‘친문계+호남’ 연합은 민주당 새판 짜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장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에서 ‘박지원 역할론’이 판을 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지상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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