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뒤통수와 갈기가 보인다. 흥분한 말 숨소리도 들린다. ‘탕’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리고 말이 빠르게 튀어나간다. 귀를 때리는 말발굽 소리와 바람 소리. 양 옆으로는 등에 기수를 태운 다른 말들이 달려 나간다.
한국마사회 경마방송 KRBC 채널에 업로드 된 자키캠 영상의 일부다. 자키캠은 기수(Jockey)의 모자에 액션캠을 부착해 기수 시점에서 경마를 체험할 수 있도록 촬영된 영상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17일 부산경남경마공원 ‘KRA컵 마일’ 대상경주에서 처음으로 시도됐으며, 이후로 부경의 ‘코리안오크스’는 물론 서울의 ‘코리안더비’까지 계속 활용되고 있다.
자키캠 영상을 본 경마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팬들은 “이렇게 실감나게 기수의 시선에서 경주를 체험해볼 수 있다니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 “말과 기수가 이렇게나 모래를 많이 맞는지 몰랐다. 신선하고 재밌다”라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새로운 시도에 대해 칭찬을 남겼다.
한국마사회는 스포츠로서 경마가 지닌 다양한 재미를 알리고자 자키캠 영상을 기획했다. 사실 경마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경주마만 힘들게 달리고 기수는 말 위에서 편하게 앉아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고 60km/h까지 달리는 경주마 위에서 엉덩이를 들고 등자에만 의지해 말을 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앞서 달리는 말이 뿌리는 모래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다. 기승 중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동료 기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주고받아야 하며 말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전략과 기승술도 사용해야 한다. 자키캠은 이 현장감을 전달하기에 제격이다. 기수가 느끼는 속도감과 모래, 바람, 기합소리. 그 모든 것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다.
이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촬영 장비도 갖췄다. 사용한 액션캠은 초고화질 4K 영상에 흔들림 방지 기술이 탑재돼 있어 경주시 빠른 스피드와 흔들림 속에서도 수평이 유지된다. 오디오 역시 온보드 마이크를 채용해 웅장한 말발굽소리와 기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생생하고 또렷하게 전달된다.
국내에서는 처음 하는 시도다보니 고려할 점도 많았다. 경마에는 ‘부담중량’이라는 것이 있다. 출전마가 짊어지고 달리는 무게를 말하는 용어다. 말의 성별, 연령, 경주등급 등에 따라 중량이 부여되며 기수의 체중, 안장, 장구 등을 합친 무게가 해당 부담중량을 초과할 수 없다.
액션캠의 무게는 250g에 불과하지만 사소한 중량차이라도 경주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키캠을 직접 착용하게 될 기수들과 심판위원, 검량 담당 직원에게 자문을 구했다. 경주 전 검량은 물론 후검량 시에도 카메라를 착용한 상태의 무게가 부담중량을 초과하지 않는지 엄격하게 측정했다.
기수모에 카메라를 부착하는 것의 안전성 역시 고려해야 했다. 대상경주 전 주행심사에서 수차례의 테스트를 진행해 카메라가 기수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며 달리는 도중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장비를 손봤다.
경마의 색다른 즐거움을 전하기 위한 KRBC의 시도는 자키캠에서 끝나지 않는다. 드론을 이용해 공중에서 경주를 촬영한 영상인 드론캠도 내놓았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경주 장면은 경마의 역동성과 긴장감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말과 기수의 땀방울까지 관찰할 수 있는 슈퍼슬로우 영상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 ‘코리안오크스’ 대상경주에서는 마상인터뷰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기수가 하마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인터뷰하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우승기수가 말을 타고 주로를 걷는 동안 인터뷰가 진행되며 대형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경주 직후 현장의 열기를 톡톡히 느낄 수 있어 팬들의 반응이 좋은 콘텐츠 중 하나다.
기수, 조교사 등 말관계자들도 이런 새로운 시도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자키캠의 경우 착용하는 기수에게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대중에게 스포츠로서 경마의 재미와 감동을 전할 수 있다면 오히려 기쁘다는 입장이다. 자키캠이 처음 시도됐던 ‘KRA컵 마일’ 대상경주에서는 카메라를 부착한 조인권 기수가 추입으로 이변의 역전승을 차지해 자키캠이 행운의 아이템이 아니냐며 농담을 했다는 후문도 있다.
누군가는 출전마를 분석하고 베팅해서 적중하는 짜릿함이 경마의 전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그 이면에는 치열한 승부와 뜨거운 감동이 있다.
한국마사회는 이러한 경마의 면면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100년을 맞은 한국경마가 앞으로 새롭게 맞이할 또 다른 100년을 위해 경마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26일 일요일 4시 20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제17회 부산광역시장배 대상경주가 개최된다. 이번 부산광역시장배는 현시점 한국 최고의 말들이 자웅을 겨뤄 9월에 있을 국제경주 ‘코리아컵’의 한국 대표마를 선발하는 경주로, 부경 최초로 KBSN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앞서 소개한 자키캠과 드론캠, 역동적인 슈퍼슬로우, 마상인터뷰 역시 다시 한 번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동구지사, ‘주거안전 취약어르신 주거환경개선사업’에 5백만원 지원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지사장 이중근)는 지난 2일 부산시 관내(동구) ‘주거안전 취약어르신 주거환경개선사업’ 후원금으로 5백만원을 동구자성대노인복지관에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 이중근지사장, 동구자성대노인복지관 이은숙 관장 등 ‘관내(동구) 주거환경 개선 뚝딱맨 어르신’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구자성대복지관에서 이뤄졌다.
이번 후원금은 관내(동구) 주거안전에 취약한 저소득 어르신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어르신들의 경제적 부담 경감 및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지사장 이중근)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을 확대하고 함께 잘사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지사, 영세식당 할인쿠폰 발행으로 지역상권 살리기 나서
한국마사회 창원지사(지사장 김원영)가 창원시중앙동상가연합회와 함께 중앙동 소재 영세식당 할인쿠폰을 발행하며 지역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창원지사는 코로나로 극심한 생계 위기를 겪은 주변 영세식당의 매출증진을 위해서 6월3일부터 7월 31일까지 매주 금~일 스페셜실 이용 고객 전원에게 2,000원 상당의 식당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2개월 동안 약 421만원어치의 규모다.
식당 할인쿠폰을 소지한 자가 한국마사회 창원지사가 선정한 협력식당 4곳에서 자유롭게 식사한 후 2천원을 차감한 나머지를 결제하고, 창원지사가 월말에 쿠폰금액을 식당에 정산해 주는 방식이다.
창원지사를 찾은 한 고객은 “물가가 올라 식사 값이 부담스러웠는데 나눠준 쿠폰을 사용해 식사비도 덜고 식당도 고마워해서 경마고객으로서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협력식당에 선정된 식당 주인도 “코로나로 생계가 어려울 정도로 힘이 들었는데 한국마사회 창원지사가 영세식당을 위해 이렇게 협조를 해줘서 매출이 오르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원영 창원지사장은 “코로나 시기 식당이 늘 한산했는데 이번 쿠폰 발행으로 주변식당이 예전처럼 손님들로 북적이길 희망한다”며 “지역 상권이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관련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 창원지사는 이번 할인쿠폰 발행 사업이 끝나는 대로 지역상가연합회와 협의를 거쳐 2차 할인쿠폰도 연내 진행할 계획이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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