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사무실까지 대중교통·도보 이동…자신에게 돈 쓰지 않지만 기부·선행 늘 앞장
그렇지만 꾸준히 무대를 지키며 방송 출연료를 받아 고령에도 상당한 수입은 있었다. 송해의 KBS ‘전국노래자랑’ 1회 출연료는 300만 원대로 알려져 있어 연봉으로 계산하면 1억 5000만 원가량이 된다. 고인이 남긴 자산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현금 자산만 200억 원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절친한 후배인 코미디언 엄영수(엄용수에서 개명)가 몇 년 전 제주도에서 열린 한 음악행사에서 송해의 통장에 200억 원 넘는 돈이 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200억 원대 현금과 함께 세상을 떠날 때까지 기거했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아파트 정도가 고인이 남긴 유산이다.
재테크 등으로 돈을 불리는 방식이 아닌 평생 열심히 일해서 모은 거액의 자산이다. 송해는 생전에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거의 돈을 쓰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수백억 원대 자산가였지만 2000원짜리 국밥을 즐겼고, 4000원짜리 이발소에서 머리를 했다. 시민들 속에서 함께 거리를 오가다 붕어빵을 사 먹었고 일반 대중목욕탕에서 시민들과 함께 목욕했다.
방송 녹화 등 다른 스케줄이 없으면 늘 개인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을 찾은 송해는 단골집으로 유명한 인근의 ‘이천원 국밥집’을 찾아 혼자 식사를 하곤 했다. 4000원짜리 이발소, 붕어빵 가게, 매일 오후 4시에 찾았다는 대중목욕탕 등도 모두 이 부근에 위치해 있다. 지금은 송해가 자주 오가던 낙원동에 아예 ‘송해길’이 생겼다.
‘이천원 국밥집’ 단골이 된 이유는 술을 마신 다음 날 이곳을 찾아 우거지 국밥으로 속을 달래곤 했기 때문이다. 송해는 연예계에서 유명한 애주가로 술은 소주만 마셨다고 한다. 비싸고 좋은 술도 많지만 송해는 젊은 시절부터 소주만 마셨고, 한창 때는 하루 10병을 넘게 마시곤 했다고 한다. 아흔 살을 넘기고도 하루 소주 3병은 마셨을 정도라고 한다. 그것도 소위 도수가 높은 빨간 뚜껑 소주를 좋아했는데 이를 ‘빨간딱지 소주’라고 불렀다고 한다. 안주는 아귀찜을 즐겼다고 한다.
자택이 있는 매봉역에서 낙원동 인근인 종로3가역을 거의 매일 오고 갔는데 이동 수단은 주로 B.M.W.였다. 수백억 원대 자산가에 걸맞은 고급 외제차 BMW를 상상하면 안 된다. 송해가 주로 이용한 B.M.W.는 바로 버스(Bus), 지하철(Metro), 걷기(Walk)다. 그만큼 소탈하고 검소하게 살아왔다.
그렇지만 주위에 인색하지 않았다.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러 온 후배 개그맨 50여 명에게 일일이 세뱃돈을 준 일화가 유명한데 원로 연예관계자들에 따르면 알려지지 않게 조용히 원로 연예인들을 위문한 일도 많았다고 한다. 한 원로가수는 “주위를 챙기고 선행하는 게 선배님의 일상이었고 후배들이 뭔가 좋은 일을 하면 꼭 함께 해주셨다”며 “늘 조용히 그런 일을 하셔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송해는 연예인들의 릴레이 기부나 연예인들이 뜻을 모아 기부 행사를 할 때 자주 함께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0월에는 취약계층을 위해 마스크 10만 장을 기부하며 마스크 기부 릴레이에 참여했다. 늘 좋은 일은 기부로 마무리했다. 데뷔 60주년을 맞아 ‘송해 빅쇼’를 개최했던 송해는 공연 실황을 담은 DVD를 제작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판매했는데 그 수익금을 독거노인돕기에 기부했다. 이외에도 어딘가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달려가 재능 기부를 했는데 특히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행사에 자주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전국노래자랑’ MC다운 행보였다.
사실 송해는 오랜 기간 장학재단 설립에 큰 뜻이 있었다고 한다. 송해의 통장에 200억 원 넘는 돈이 있다고 밝힌 엄영수는 당시 송해가 거액을 들여 장학재단 등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송해는 2013년 건강보조식품 CF에 출연하며 광고모델료로 받은 1억 원을 전액 출연해 장학사업과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단 설립을 추진했다. 2016년에는 나누미근농장학재단 후원회원에도 가입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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