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금산 신음산 아래 15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 신안사가 있다. 천년 고찰을 지키는 이는 이 절의 주지 스님인 맥산스님(68). 8년 전 비어있던 신안사에 자리를 잡은 스님은 혼자서 사찰을 보수하고 가꿔 지금의 아름답고 포근한 신안사로 만들었다.
'홀로 예불드리랴, 잔디에 물 뿌리랴' 매일 분주한 스님 곁을 함께하는 건 다름 아닌 고양이다. 바로 스님의 단짝 '심안이'다. 언뜻 봐서는 다른 고양이들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심안이는 조금 '특별한' 고양이다.
5년 전 길에서 구조돼 병원에서 두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은 심안이. 고양이를 키워본 적 없는 스님이지만 시각 장애가 있는 심안이를 입양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 기꺼이 품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마음의 눈으로 더 넓은 세상을 보라는 의미에서 '심안(心眼)'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스님의 바람 덕분일까 심안이는 앞 못 보는 게 맞나 싶을 만큼 사찰을 자유롭게 누비는 '사찰묘'로 거듭났다.
아직 깜깜한 새벽 스님의 발소리가 새벽 적막을 깬다. 새벽 예불을 드리기 위해 법당으로 향하는데 스님보다 먼저 법당에 발을 내딛는 건 스님의 단짝 심안이다. 평소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예불드릴 시간만 되면 먼저 달려가 스님 방석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곤 스님 목탁 소리를 자장가 삼아 편안한 안식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그런 심안이를 위해 매일 새벽 스님은 기도를 올린다. 장애가 있음에도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꿋꿋이 살아가는 심안이가 대견하고 기특해서다. 매일매일 심안이가 스님에게 깨달음을 준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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