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창원의 소문난 맛집이 있었으니 단골손님의 손자에 증손자까지 찾아온다는 이 맛집은 손만지자 주인장(79)이 4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는 국숫집이다.
국수의 맛도 맛이지만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주인장의 특별한 이름 덕분에 손님들도 국수를 먹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멸치 육수로 끓여 구수한 맛을 내는 잔치국수, 직접 담근 비빔장으로 만들어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라는 비빔국수 등 주인장의 40년 노하우가 담긴 맛은 어느 누가 먹어도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실 이 국숫집에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국수가 하나 더 있단다. 손님들의 시선을 쏙 빼앗은 메뉴는 바로 반반국수다. 중국집에서나 볼 수 있는 짬짜면 그릇에 잔치국수와 비빔국수가 함께 담겨 나오는 것이다.
주인장의 사위인 김창권 씨(49)가 개발한 반반국수는 두 가지 국수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덕분에 젊은 손님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단다. 어차피 한 그릇 가격에 두 가지 맛을 보는 셈이니 반반국수를 시키는 손님들은 파전도 부담 없이 주문하게 된다고 한다.
13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국숫집을 물려받은 창권 씨는 장모님이 수십 년 동안 재료를 공수해 왔던 채소가게에서 장을 보는 것부터 장 담그기, 면 삶기 등 국수에 관련된 모든 것을 배우게 됐다.
사위에게 이 모든 과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손만지자 주인장은 오직 단골손님들만 생각하며 그 시간을 견뎌왔단다. 지금은 사위의 반반국수로 젊은 손님까지 늘어나게 돼 원래도 푸짐했던 인심이 더 푸짐해졌다.힘든 시절을 겪으며 국숫집을 운영했던 주인장은 앞으로도 사위가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해 국수를 대접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란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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