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절도 혐의로 고소한 여자친구 흉기로 찔러…“범행 수법 잔인, 반성 의지 없어”
대전고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흥주)는 17일 보복살인,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여자친구의 시계, 휴대전화 등 총 1630만 원에 달하는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여자친구 B 씨가 수면제를 먹은 틈을 이용해 절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을 안 B 씨는 A 씨를 절도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A 씨는 3월 4일 B 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에서 A 씨는 공격 횟수, 상처 등을 볼 때 살인이 아닌 살인미수이며 B 씨가 의료과실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는 또 범행 수법이 잔인하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119구급대의 발견 당시 피해자 상태 등을 볼 때 잔혹성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는 A 씨가 현금 500만 원도 훔쳤다고 주장했지만, 돈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돈의 출처와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가장 큰 원인은 절도 혐의로 고소를 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까지 피고인의 태도가 유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반성문을 매일 제출했지만 진정한 반성은 법원이 아닌 피해자와 유족한테 해야 했다”고 판시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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