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 첫날 1만 대 돌파하며 흥행 조짐…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 최대 장점
#사전계약 1만 대 돌파의 의미
지난 6월 15일 쌍용차는 지난 13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토레스의 첫날 계약대수가 1만 20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전계약 1만 대 돌파의 의미는 남다르다. 우선 쌍용차가 그간 출시한 신차 사전계약 건수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쌍용차의 기존 사전계약 첫날 역대 실적은 지난 2005년 출시한 ‘액티언’으로 3013대를 기록했다. 2001년 출시된 ‘렉스턴’이 1870대, 2017년 선보인 ‘G4 렉스턴’이 1254대로 뒤를 잇고 있다.
또 그간 사전계약 1만 대 돌파는 인기 모델에 한해 허락된 타이틀이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와 ‘아반떼’, ‘투싼’ 등이 사전계약 첫날 1만 대를 돌파한 모델이다. 국내에서 각 차급을 대표하는 모델들이다.
#티볼리의 한계, 넘어설 수 있을까
2015년 출시된 티볼리는 쌍용차를 위기에서 구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티볼리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모델이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선전에 힘입어 2016년에는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5~2016년의 쌍용차 실적은 사실상 티볼리가 ‘하드 캐리’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수 시장에서 2015년 9만 9664대, 2016년 10만 3554대를 판매했는데 티볼리 라인업의 판매량은 2015년 4만 5021대, 2016년 5만 6935대에 달했다. 쌍용차가 판매한 차량 2대 중에 1대는 티볼리였던 셈이다.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경쟁사에서 잇달아 소형 SUV 신차를 선보이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의 위상이 흔들렸다. 특히 소형 SUV라는 점에서 판매 시 얻는 수익성이 높지 않았다. 박리다매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쌍용차는 2016년을 끝으로 현재까지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주주였던 마힌드라가 손을 들었다. 토레스는 티볼리에 비해 체급이 높다. 다른 의미로는 1대가 판매될 때마다 얻는 수익이 더 높다는 의미다. 수익성 개선에 티볼리보다는 효과적일 것이라는 추정이 충분히 가능하다.
#파격적인 가격의 노림수
GDI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것을 제외하고 구체적인 제원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토레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꼽힌다. 토레스는 트림에 따라 △T5 2690만~2740만 원 △T7 2990만~3040만 원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정확한 판매 가격은 7월 공식 출시와 함께 공개된다.
경쟁 시장을 어디에 두느냐에 가격 경쟁력의 차이가 있다. 토레스를 중형 SUV로 분류하는 사례가 많지만 쌍용차는 공식적으로 중형 SUV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 실제로 “준중형과 중형 사이의 모델”이라는 것이 쌍용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상위 트림의 최고가를 기준으로 토레스는 스포티지, 투싼과 비교해 500만~600만 원, 쏘렌토 등과 비교해서는 최대 1200만 원가량 저렴하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경쟁 모델들이 해당 차급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쌍용차가 수익을 일정 부분 포기하면서까지 가격을 낮춘 것은 쌍용차의 현재 상황과 무관치 않다. 법정관리 중에 있는 쌍용차는 현재 생산직의 50%가 무급휴직 중이다. 쌍용차 평택공장의 생산능력은 최대 25만 대 수준이다. 현재 기존 주간연속 2교대에 1교대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 번째 단추는 일단 생산 볼륨을 키우는 것이다.
대략 수출을 포함해 15만 대 이상이 판매돼야 쌍용차의 손익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한다. 올해 1~5월까지 쌍용차의 판매랑은 3만 9700대. 월 8000대 수준이다. 남은 7개월 동안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월 1만 5000대 판매 수준을 기록한다면 15만 대를 넘어설 수 있다.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한정된 내수 시장보다는 수출 시장의 선전이 필요하다. 쌍용차는 수출 시장에서 현지법인을 통한 판매가 아닌 딜러사와 계약을 맺고 판매를 진행한다. 현지 딜러사는 공급가에 자신들의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급가는 딜러사 입장에서는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최근 분위기는 좋다. 지난 쌍용차는 5월 수출 4007대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6년간 월 기준 최대 실적이다. 올해 1~5월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7% 증가했다.
#토레스가 쌍용차의 미래인 까닭
현재 쌍용차 인수전이 진행 중이다. 인수제안서 접수 마감일은 6월 24일.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는 매각대금 등이 적힌 인수제안서를 이날까지 제출해야 한다. 매각 방식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짓는다.
강력한 인수 후보는 자금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KG그룹과 파빌리온PE 컨소시엄이다. 쌍용차는 지난 5월 18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고 전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경쟁자인 쌍방울그룹은 지난 6월 7일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후, 토레스가 시장에서 선전한다면 쌍용차의 위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내년 하반기 출시될 전기차 개발 등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 공식 출시를 앞두고 영업소 등에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토레스 선전을 통해 휴직 중인 직원들을 일단 공장으로 돌아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
-
새 컨트롤타워 재건 수준? 삼성전자 임원인사에 재계 시선집중
온라인 기사 ( 2024.11.21 13:38 )
-
‘지금배송’에 ‘넷플릭스 이용권’까지…네이버 ‘큰 거’ 띄우자 유통업계 긴장
온라인 기사 ( 2024.11.15 18:56 )
-
[단독] SK그룹 리밸런싱 본격화? SKC 손자회사 ISCM 매각 추진
온라인 기사 ( 2024.11.19 1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