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선이(가명)와 친구들은 30년이 넘게 우정을 이어왔다고 했다. 지난 6일 새벽 선이(가명) 씨가 남긴 문자가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친구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전날 한 친구와 두 시간이 넘게 통화를 했던 선이 씨. 그런데 돌연 미안하다는 짧은 문자를 남기고 자신의 월세방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었다고 했다.
선이 씨의 친모를 모시고 급히 병원을 찾은 네 친구는 믿기 힘든 소식을 들었다. 분명 어머니가 있는 선이 씨가 무연고자(無緣故者)라는 것이다.
5년 전 친부가 암으로 돌아가신 후 호적상 줄곧 혼자였던 선이 씨. 어머니가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없어 결국 병원에서는 주소지가 같은 동거인이자 남자친구인 송 씨(가명)를 보호자로 정했다고 했다.
그런데 일이 벌어진 그날 밤 친구들에게 연락해 선이 씨의 보험금을 물어봤다는 송 씨(가명). 친구들은 그런 송 씨(가명)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고등학교 졸업을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월급이 들어오면 적금부터 넣었다는 선이 씨. 빚지고 산 적 없던 선이 씨가 일이 있기 전 알려온 빚의 금액은 약 3000만 원이었다.
교제하는 1년간 남자친구 송 씨(가명)는 선이 씨의 신용카드를 빌려 갔고 대출을 유도했다고 한다.
송 씨(가명)의 동료는 "송 씨(가명)가 과거에 만난 전 연인도 빚이 생겼었어요" "대출을 최대한 받고 자기는 다른 지역으로 간다고" "송 씨(가명)의 수법이죠"라고 말했다.
송 씨(가명)는 정말 여자친구를 사랑해서 뇌사 판정을 받기 직전인 선이 씨의 곁에 남아있는 걸까. 그의 진심을 알아낼 방법은 무엇일까. 선이 씨가 무연고자가 된 이유와 그녀의 마지막을 함께하려는 남자친구 송 씨(가명)의 진짜 의도를 취재해 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붕대를 동여매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여자의 사연을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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