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경남경마공원에 예전과 다른 활기가 돌고 있다. 서울말들과 비교해 부경 말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 2022년 개최된 서울부산 오픈 대상경주에서 부경의 승률이 61%를 넘어섰으며 지지난 주에는 부경의 ‘골든파워’가 한국경마 최초 암말 삼관마로 등극하기도 했다.
물론 이전에도 부경이 서울보다 성적이 좋았던 적이 있지만 최근 3년 동안은 부경의 승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애초에 부경이 서울에 비해 규모가 작은 탓도 있으나 부경에서 좋은 성적을 내던 말들도 서울말들과 경쟁하는 오픈경주에 나가면 맥을 못 췄다.
그런데 올해를 기점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당연히 서울말이 우승할 것이라 점쳐지던 오픈 대상경주에서 부경 말들이 이변의 우승을 따내고 있다. 트리플티아라 시리즈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라온더스퍼트’와 ‘참좋은친구’를 꺾고 ‘골든파워’가, 트리플크라운 시리즈에서는 데뷔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부경 10조 구민성 조교사의 ‘캡틴양키’가 시리즈 최강자 자리를 따냈다. YTN배에서는 장거리 대표강자 ‘행복왕자’를 제치고 부경의 ‘위너스맨’이 우승을 차지했다.
팬들은 부경의 부활이라며 놀라워하는 동시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부경경마는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선전하게 된 비결은 부경경마장의 분위기에 있다. 말관계자들 사이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그게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고, 성적에 탄력을 받아 더욱 힘을 내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조짐이 처음 포착된 것은 두 달 전 처음 시작된 KRBC 새벽조교 현장 리포트 시리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유튜브 KRBC 채널을 통해 팬들에게 부경경마장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자 노력중이다. 그 일환으로 일반인은 쉽게 접할 수 없던 새벽조교 현장을 밀착 취재해 생생하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루나Stakes 대상경주가 있던 주 수요일과 목요일, 한국마사회 김수진 아나운서가 리포터가 되어 새벽조교 현장에 나섰다. 조교를 마친 기수들과 조교사들을 찾아가 경주 준비는 어떻게 되는지, 말 컨디션은 어떤지를 인터뷰했다.
영상에서 김수진 아나운서는 전 주에 낙마를 당한 문세영 기수에게는 걱정 어린 안부를 묻기도 하고, 유현명 기수로부터는 원더풀레이즈는 모래를 맞으면 잘 못 뛴다는 깨알 정보를 입수하기도 했다. 박태종 기수는 “라온더스퍼트를 다른 말들과 동반 조교했는데 라온이 마지막에 좀 버거워 하는 것 같았다”고 밝히며 앞으로 경주 전개에 대한 계획을 털어놓았다.
인상적인 것은 조교관람대에 방문해서 만난 권승주 조교사다. 주로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며 그에 대한 피드백을 노트에 빼곡히 적고 있었다. 루나Stakes에 대한 기대를 물었을 때 권 조교사는 ‘골든파워’가 서울말들에 비해 부족한 것 같다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골든파워’는 루나Stakes에서 1위는 물론 트리플티아라를 모두 석권하며 한국 최초 암말 삼관마가 됐다. 이날 엿본 권승주 조교사의 열정과 성실함이 만들어낸 결실일 셈이다.
이 새벽조교 현장 리포트 콘텐츠는 KRA컵마일, 부산일보배, 코리안오크스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낯설어하던 기수들도 점점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다. 훈련 자체에도 더 진지하게 임하게 됐다. 기수들은 “새벽조교에 새로운 자극이 된 것 같다. 팬분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고 전했다.
부경의 활기찬 분위기는 유튜브 생중계 콘텐츠에서도 느껴진다. 대상경주의 열기와 긴장감을 생생하기 전하기 위해 지난 KRA컵마일부터는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활용해 현장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김수진, 이지혜 아나운서가 현장을 발로 뛰며 경주로 뒤편의 모습을 비춰준다.
기수들과 조교사들은 본인 말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내비치며 말의 컨디션이나 작전에 대해 솔직한 인터뷰로 응답했다. 팬들은 라이브 채팅 기능을 이용해 좋아하는 말과 기수를 응원하거나 즉석에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등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
경마팬들은 경마장 안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해주어 고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 경마팬은 “경마에는 단순히 승패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말과 사람에 대한 진짜 이야기와 감동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일보배 당일의 후일담을 들려주는 영상에서는 이 감동이 잘 느껴진다. 경주영상과 우승기수 인터뷰로 단조롭게 구성됐던 기존의 대상경주 영상에서 벗어나, 예시장부터 후검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까지의 과정을 모두 담았다.
이날 부산일보배에는 10연승을 달리고 있던 ‘라온더파이터’가 출전해 모든 말관계자들의 관심이 ‘라온더파이터’의 11연승을 저지하는 데에 쏠려있었다. 영상에서도 ‘라온더파이터’와 이혁 기수를 견제하는 다른 기수들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그런데 정말로 ‘어마어마’가 ‘라온더파이터’ 저지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가 끝나고 문세영 기수와 송문길 조교사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에서는 보는 이도 덩달아 승리의 기쁨을 맛본다. 하지만 그 직후 11연승이 좌절당한 이혁 기수의 허무한 표정이 클로즈업 되었을 때에는 누구라도 그 씁쓸함에 이입하게 된다.
옆에 있던 김용근 기수가 “이게 레이스지. 이게 레이스예요”라며 담백한 위로를 날렸지만 이혁 기수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경주가 끝나고 난 후의 환희와 쓸쓸함을 동시에 담은 이 영상에 팬들은 경마를 넘어 인생의 희로애락을 본 것 같다는 감상을 남겼다.
이 외에도 기수 브이로그나 대상경주 번호표 라이브 추첨 등의 콘텐츠를 통해 경마장 안의 다양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경마라는 스포츠가 가진 이미지 때문에 말관계자들은 그간 다소 폐쇄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마의 이모저모를 알리고 팬들과 소통하면서 그 분위기는 한층 개방적으로 변모하게 됐다. 부경경마장은 지금 팬들에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며 의기투합중이다.
오는 6월 26일 오후 4시 20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제17회 부산광역시장배 대상경주가 개최된다. 이번 부산광역시장배는 현시점 한국 최고의 말들이 자웅을 겨뤄 9월에 있을 국제경주 ‘코리아컵’의 한국 대표마를 선발하는 경주로 부경경마 최초로 KBSN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기세를 탄 부경 말들이 이번 대상경주에서도 선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경주마 넋 기리는 ‘말 위령제’ 시행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6월 16일 말의 영혼을 위로하는 말 위령제와 경마의 무사고를 기원하는 경마 무사고 기원제를 시행했다.
말위령제는 경주로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경주마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로, 집례관의 집례 하에 분향강신례, 참신례, 초헌례, 독축례, 아헌례, 종헌례, 망요례, 음복례 8단계를 모두 갖춰 제사를 지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마사회 송대영 부산경남지역본부장, 부경마주협회 이경희 이사, 부경조교사협회 민장기 협회장 등 2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경마공원 내 마혼비 앞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향을 피우고 절을 하며 말의 명복을 빌었다.
부산경남경마공원 관계자는 “경주마들에게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위령제로 말들의 혼령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올 한해 사고 없이 안전하게 경마가 치러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부산동구지사, 범일2동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클린활동 캠페인’ 발대식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지사장 이중근)는 16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클린활동 캠페인’ 발대식을 실시했다.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는 지역 내 ‘클린활동 캠페인’을 실시해 지역주민과 함께 깨끗한 범일2동 만들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클린활동 캠페인’ 발대식에는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 이중근지사장과 범일2동 김나현 동장 등 관계자 20명이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에 참석했다.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 이중근지사장은 “지역상생협의회가 개최되는 날을 ‘클린활동 DAY’로 정해 범일2동 지역주민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대식 후에는 지역주민과 범일2동 주변을 다니면서 ‘클린활동 캠페인’을 실시하고 직접 주변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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