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성사된 ‘전설의 귀환’…“시간 오래 걸린 이유? 제대로 할 때에 만들고 싶었기 때문”
'전설'이 돌아왔다. 그것도 36년 만에. 1980년대 전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던 '탑건'의 속편 '탑건: 매버릭'의 개봉을 앞두고 10번째로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와 '팀 탑건'이 한 자리에 모였다.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영화 '탑건: 매버릭' 프레스 컨퍼런스에는 톰 크루즈(매버릭 역)와 마일즈 텔러(루스터 역), 글렌 파웰(행맨 역), 제이 엘리스(페이백 역), 그렉 타잔 데이비스(코요테 역)와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가 참석했다. 이들 '팀 탑건'은 지난 17일 입국해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한 뒤 19일부터 레드카펫 행사와 시사회 등에 참석했다.
36년 만의 귀환에 대해 톰 크루즈는 "수년동안 많은 사람들이 후속편을 원했다. 어느 나라에 가든 '후속편을 하지 않을 거냐'는 질문을 받았기에 제리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사실 부담이 좀 있었다"라며 "어떤 요건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할 지, 예술적인 관점에서는 어떤 게 충족 돼야 할지 고심하는 것이 엄청난 부담이었다. 그래서 제리와 얘기하면서 '제대로, 할 때만 하자. 그 전엔 (만들면) 안 된다'라는 데에 동의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탑건'의 세계로 다시 들어오게 하려면 뭐가 필요할지 고민했다. '탑건: 매버릭'은 '탑건'의 챕터 2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서는 동일한 스토리와 캐릭터, 톤, 그리고 감정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똑같고) 그저 시간만 36년 후가 될 뿐이다"라며 "팬들이 원했는데 그런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한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는 "우리에게 톰이 함께 해준 것은 행운이었다. 그는 배운 것을 그대로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사람이다"라며 "모두에게 베스트를 원하는 사람이며 화면에 보이는 모든 것은 다 톰이 만든 것이다. 이번에 한국에 오게 된 것도 톰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최고의 영화를 만들려 노력했기 때문이며 아마 세계도 그것에 동의하는 것 같다. '탑건'이 최고의 히트작이 됐으니까 말이다"라며 톰 크루즈에게 공을 돌렸다.
이들의 말대로 '탑건: 매버릭'이 '탑건'의 영광을 그대로 잇도록 하기 위해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이 힘을 모았다. 이번 '탑건: 매버릭'에서 톰 크루즈는 직접 전투기를 조종했으며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을 위해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P-51 머스탱 기기는 실제 그가 소유한 기기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트레이닝 프로그램 이야기가 나오자 제이 엘리스는 할말이 많다는 듯 "제가 전에 말했었죠!"라며 운을 뗐다. 그는 "산타 모니카에서 톰이 비행 테스트 푸티지(미편집본)를 저희에게 보여줬었는데 저희는 '우와, 진짜 멋있다! 너무 쿨해요!'라며 놀라워 했다. 그런데 톰이 '이젠 너희들이 (비행을) 할 거야'라는 거다. 그래서 저희가 '네?' 하고 놀라며 못 한다고 했는데 사실 안전상으로는 문제도 없었고 걱정할 것도 없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톰은 저희를 위해 그 프로그램을 설계했는데 그 전에 저희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제대로 설명해 줬다. 비행기기 운항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중력 가속도도 견딜 수 있도록 트레이닝 해줬다"라며 "그랬기에 저희가 확신을 가지고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톰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번 '탑건: 매버릭'에서 톰 크루즈와 호흡을 맞춘 이들은 모두 이번 작품에서 그와 함께 한 것이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젊은 남성 배우진에게 톰 크루즈는 그야말로 '영웅'이나 다름 없었다고.
루스터 역의 마일즈 텔러는 "처음 오디션을 준비할 때 톰과 같이 대본을 리딩하는 걸 알았지만 긴장하지 않았다. 왜냐면 톰 하면 엄청나게 남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라며 "같이 신을 찍을 때도 우리를 같은 팀으로 생각하고 뒤가 아니라 앞에서 이끌어주셨다. 연기도 잘 챙겨주셨고 정말 모두가 함께 해내길, 같이 이기길 바라며 함께 해주셨기 때문에 정말 최고의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루스터와 대립각을 펼치는 행맨 역의 글렌 파웰은 "저는 오리지널 '탑건'의 엄청난 팬이고 톰 크루즈는 제 히어로였으며 정말 오랫동안 동경해 온 영화인이었다"라며 "그런 톰 크루즈를 정말 엄청난 스타덤에 오르게끔 해준 바로 그 영화의 시퀄에 참여한다는 건 저에게 큰 영광이었다. 이런 저만의 영광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지만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걸 잘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타잔과 제이는 모두 오디션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타잔은 "오디션 때 전화를 받았는데 톰 크루즈가 제 오디션 비디오를 본다는 거였다! 제가 어릴 때 스크린에서나 봤던 사람이 제 연기를 본다니 너무 엄청난 일에 흥분했다"며 "난 이 역할 떨어져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톰이 내 연기를 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 대단한 일이었고 너무 감사했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제이 역시 "저도 타잔과 같은 경험이었다. 그전까지 제가 상상한 톰의 모습은 그냥 팝콘을 들고 소파에 앉아서 내 오디션 영상을, 다른 배우들의 영상과 같이 놓고 보는 것 아니야? 이렇게 생각했는데 수요일 아침에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고 미소 지었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미 10회의 내한으로 '프로 한국인'이 된 톰 크루즈는 "손꼽아 한국에 돌아오길 기대했다"라며 "앞으로도 30번, 40번을 더 오고 싶다. 올때마다 너무 즐거운 곳"이라며 '팀 탑건'과 함께 'K-하트'를 종류별로 보여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마지막까지 쏟아냈다.
부산국제영화제 내한 후 두 번째로 한국에 방문하는 마일즈 텔러 역시 "최근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영화, 음악과 같은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기여하고 있지 않나"라며 "이 영화를 만드는 데 한 팀으로 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하고, 이런 영화 산업의 목적은 이 세상 팬들을 만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여러 번 더 한국에서 (관객들을)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탑건: 매버릭'은 1986년 개봉한 영화 '탑건'의 후속작으로 36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오랜 팬들의 앞에서 베일을 벗게 됐다. 최고의 파일럿이자 전설적인 인물 매버릭(톰 크루즈 분)이 자신이 졸업한 훈련학교 교관으로 좌천 아닌 좌천을 당하면서, 단 3주 동안 자신이 가르친 팀원들이 위험한 임무에서 무사귀환할 수 있도록 최전선에 나서 마지막 비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1편의 명성 이상으로 압도적인 액션 스케일을 보여주며 시사회마다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이 작품은 톰 크루즈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마스터피스다.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 6월 22일 개봉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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