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타이젬 대회서버 대국실에서 온라인 예선에 돌입한 일요신문배는 5월 20일까지 보름간 열전을 펼쳐 각 부 8명의 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대국으로 치러진 본선에는 한국 어린이들 외에도 싱가포르 5명, 태국 2명의 어린이가 본선 무대를 뚫어 동남아시아 바둑 열기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2년 6개월이나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여파는 바둑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개인전이 대다수인 프로 바둑은 나았지만 대규모 인원이 모일 수밖에 없는 아마추어 바둑대회는 연기되거나 폐지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일요신문배는 코로나19 속에서도 대회를 이어갔다. 어린이대회를 비롯한 모든 바둑대회가 2년간 중단된 가운데 일요신문배는 바둑판을 이용하는 대신 온라인 방식으로 대회를 치렀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 예선을 도입했고, 본선도 온라인 최초로 지역 분산대국을 시도한 것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조국환 충암바둑도장 원장은 “어린이 바둑의 금과옥조는 실전대국이다. 기보를 놓아보거나 사활문제를 푸는 것도 공부가 되겠지만 가장 좋은 기량 향상의 방법은 실전이다. 하지만 지난 2년여 많은 바둑대회가 사라지면서 일선 바둑 지도자들과 어린이들이 곤란을 겪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일요신문배는 중단 없이 이어져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대국이라 빛났던 점도 있었다. 올해는 싱가포르(23명), 태국(38명), 말레이시아(20명), 대만(3명), 베트남(1명) 등 6개국에서 49명의 외국 어린이들이 함께했다. 특히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싱가포르 어린이들의 대거 참가는 주최 측에서도 예상 못한 결과였다. 싱가포르는 바둑 수준도 높아서 2학년부에서 레이마스 군이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5명이 입상권에 들어 싱가포르에 바둑 붐이 거세게 불고 있음을 알렸다.
가장 관심을 모은 최강부 우승자는 송희제 군(서울 연희초 5)이었다. 결승에서 박종찬 군(서울 목동초)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결승전을 치른 직후 송희제는 “실리를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중반까지는 생각대로 풀렸다. 상대가 승부처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다”면서 “신진서 9단의 바둑 스타일과 겸손한 성품을 닮고 싶다. 앞으로 열심히 실력을 키워 세계에서 바둑을 제일 잘 두는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송 군의 스승 박병규 9단은 “송 군의 기력은 인터넷 타이젬바둑에서 8단 정도다. 나이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기량이다. 균형 감각이 잘 잡혀있고 형세판단 능력도 뛰어나다. 물론 수읽기나 전투력은 좀 더 힘이 붙어야 한다”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쯤엔 연구생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프로의 길을 걸어볼 만한 준재”라고 평했다. 박 9단은 또 “송 군의 여동생인 송연제도 3학년부에서 3위에 입상했다. 나이에 비해 기량 향상이 빨라 오빠 못지않은 기재가 있다. 향후 ‘오누이 프로기사’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남매”라고 덧붙였다.
제11회 일요신문배 세계어린이바둑대회는 일요신문사와 아시아바둑연맹이 공동주최하고 대한바둑협회와 한국유소년바둑연맹이 주관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고 컴투스타이젬이 협력했다.
[승부처 돋보기] 응수타진 한방에 와르르
제11회 일요신문배 최강부 결승 2022.06.19 ●송희제 ○박종찬 흑불계승
#장면도1(초등학생답지 않은 초식)
흑1의 밀어올림은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지만 두터운 곳. 다만 여기서는 그냥 흑3으로 전개하는 편이 좋았다. 이때 백2는 당연해 보이지만 실은 손 따라 둔 악수. 흑3이면 왼쪽 백△ 석 점이 공격당해 좋지 않다.
#실전진행1(손 따라 두지 않는다)
‘적의 급소가 나의 급소’라는 바둑 격언대로 흑1에는 손 따라 받지 않고 백2의 곳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흑3의 단수 한방은 아프지만 백은 선수를 잡아 견딜 수 있다.
#장면도2(예리한 응수타진)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결승에 오른 준재들답게 중반이 지나서도 팽팽한 국면이다. 여기서 인공지능(AI)의 형세판단은 흑의 0.3집 리드. 그야말로 눈터지는 반집승부다. 그리고 이 장면, 흑1의 응수타진이 예리했는데 이에 대한 백2가 대악수. 여기서 균형이 무너진다.
#실전진행2(통쾌한 돌려치기)
흑1의 끊음부터 큰 수가 났다. 우측 흑 3점을 버리고 11까지 돌려친 것이 통쾌한 수순. 흑13까지 이 흑이 연결되니 오히려 백□ 6점이 흑의 수중에 들어가 승부도 결정됐다. 10…△ 12…▲
#참고도(피차 빡빡한 바둑)
애초 흑1에 백은 2로 받았으면 별 게 없었다. 흑3에는 순순히 백4의 이음. 어차피 좌측 흑 4점은 살아가지 못한다. 이랬으면 계속해서 피차 빡빡한 바둑이었다.
입상자 명단
최강부
우승 송희제(서울연희초)
준우승 박종찬(서울목동초)
3위 변지호(신남초)
3위 김세환(무등초)
8강 김원대(행당초)
8강 이지훈(연제초)
8강 하경준(홈스쿨)
8강 김지민(월랑초)
6학년부
우승 이선우(남동초)
준우승 이상윤(잠실초)
3위 임형섭(은봉초)
3위 오경민(천안서초)
8강 윤현성(황지초)
8강 김재호(대전만년초)
8강 안채준(신원초)
8강 최건(회덕초)
5학년부
우승 길지원(은어송초)
준우승 정인(안성초)
3위 최지암(미사초)
3위 우달영(은명초)
8강 유현준(동명초)
8강 박민수(송명초)
8강 김시후(서울백석초)
8강 임준(가고파초)
4학년부
우승 윤지환(문학초)
준우승 고승범(서울삼일초)
3위 이경률(인천장서초)
3위 이동준(여의도초)
8강 윤성호(대정초)
8강 조가온(운남초)
8강 이재륜(왕북초)
8강 Jemma Chua(싱가포르)
3학년부
우승 박태준(염동초)
준우승 김예찬(동교초)
3위 양건열(하이와타)
3위 송연제(연희초)
8강 오세현(샘머리초)
8강 박선우(망원초)
8강 김태윤(북가좌초)
8강 이시우(인천송원초)
2학년부
우승 김윤한(방일초)
준우승 Raymas Yip Eu Hung(싱가포르)
3위 권지후(대전전민초)
3위 Wu Zhicheng(싱가포르)
8강 박성준(오류남초)
8강 강민성(시흥능곡초)
8강 김우현(범계초)
8강 Phonpeeradech Laopoksab(태국)
1학년부
우승 이지유(신화초)
준우승 박윤제(연은초)
3위 김정현(새봄유치원)
3위 Qi Juntian Jensen(싱가포르)
8강 이시온(숲속초)
8강 임우진(서농초)
8강 Rawich Kusalanukhun(태국)
8강 Allen Deng Zhaolin(싱가포르)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