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창피해>의 한 장면. |
영국의 여성의학전문의 매릴린 글렌빌 박사는 여성의 가슴이 커진 이유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분비 작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영양 상태가 과거보다 현저히 좋아지면서 사춘기에 접어드는 연령대가 10대 전반으로 크게 낮아지고, 만혼으로 임신을 미루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임신과 수유는 여성의 체내 에스트로겐 분비를 조절할 수 있게끔 돕는 효과가 있는데, 임신이 지연되다보니 에스트로겐 과다로 가임기 여성의 가슴이 엄마 세대보다 비교적 크다는 것이다.
도시화로 인해 운동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도 원인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을수록 호르몬의 대사가 느려지는 탓에 체내에 장기간 에스트로겐이 누적된다.
우유를 마시는 습관도 가슴을 크게 한다. 왜냐하면 젖소한테서 우유를 풍부하고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서, 젖소를 항상 임신 상태로 둔다는 점 때문이다. 젖소의 임신기간 9개월 중 마지막 3~4주째에는 에스트로겐이 훨씬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우유를 섭취하면 결국 인체 내 에스트로겐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한 가지 요인은 ‘제노에스트로겐(xenoestrogen)’이라 불리는 환경호르몬 탓이다. 제노에스트로겐은 내분비 교란을 유발하는 화학물질 ‘비스페놀A’의 일종이다. 인체에 유입되면 마치 천연호르몬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해 가슴을 크게 만든다. 글렌빌 박사는 “살충제나 캔, 플라스틱, 통조림 등 석유화학물질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체내 제노에스트로겐이 늘었다”고 말한다. 유럽 식품 안전국은 제노에스트로겐이 인체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공식적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아직까지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가슴이 커 섹시하게 보이는 여성들은 정작 신체적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잦다. 가슴이 크면 중력으로 인해 몸이 부담을 느껴 만성 요통과 어깨 결림 등으로 고생한다. 특히 C컵 이상인 여성들은 가슴이 위아래로 상당히 흔들리기 때문에 힘들다.
동시에 일부 여성들은 큰 가슴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겉으로는 주변 시선을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관심 탓에 심리상태가 불안한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여성의 가슴과 관련된 여러 가지 속설들도 있다. 흔히 ‘가슴이 크면 머리가 나쁘다’고 한다. 하지만 가슴이 큰 여성이 작은 여성보다 지능지수가 10포인트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그렇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수치라고 한다. 즉, 가슴과 지능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가슴이 큰 여성은 성욕이 강하다는 속설은 맞는 것일까? 일본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일부분 타당하다고 말한다.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여성은 호르몬 분비가 원활한 편으로 비교적 가슴이 큰 경향이 있다. 이 타입의 여성은 자기 행동에 항상 자신감이 있어서 성욕을 억제하지 않는 편이다. 이런 모습이 ‘개방적’이라고 인식된다는 것이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