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까지 운영’ 성매매 홍보 사이트 적발, 전국 545개 업소와 회원 명단 기반 추가 수사 탄력
지난해 9월 경기남부경찰청은 자칭 ‘부천의 왕’ 정 아무개 씨(30)를 검거했다. ‘기업형 성매매 조직’의 총책인 정 씨는 경기도 부천시와 인천 부평,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일대에서 불법 성매매 업소인 오피방 12곳을 운영해왔다(관련기사 ‘부천의 왕’ 검거는 시작일 뿐…기업형 성매매 ‘고구마줄기’ 어디까지?).
11월에는 경기남부경찰청이 ‘출장 성매매 업체’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손님이 마치 여자친구 집으로 가듯 지정된 오피스텔로 가서 성매매를 하는 오피방과 달리 출장 성매매는 아예 성매매 여성이 남성의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다. 그만큼 단속은 더 어렵다. 그렇지만 경기남부경찰청 생활안전과는 수도권 최대 출장 성매매 업주와 ‘콜거래’ 연합체를 구축한 4개 업체 관계자들, 그리고 출장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한 소위 ‘광고업자’ 등 3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7명을 구속했다.
올 들어서도 경기남부경찰청의 불법 성매매 업소 관련 수사는 계속됐다. 1월부터 5월말까지 단속한 성매매 업소가 무려 248개나 되며 이 과정에서 총 370여 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10명을 구속했다. 또한 범죄 수익금 과세 추징을 위해 총 69억 8000여만 원에 대한 과세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하고, 범죄수익금으로 특정한 35억 8000여만 원은 몰수 추징 보전신청을 해 법원에서 인용 결정까지 받았다.
또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성매매 산업 전담 수사팀’을 만들어 기업형 불법 성매매 업체들에 대한 수사력을 더욱 끌어 올렸다. 전담팀은 ‘성매수남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통신자료 등 추적 수사 등으로 6783명의 인적사항을 특정해 이 가운데 964명을 검거했다.
이렇게 연이어 ‘오피방’과 ‘출장 성매매’를 단속하는 굵직한 성과를 낸 경기남부경찰청이 최근 불법 성매매 업소 545개의 리스트와 11만 명 규모의 성매매 사이트 회원 명단을 입수한 것이다. 관련 수사는 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6월 21일 경기남부경찰청은 2년여 동안 불법 성매매 홍보 사이트를 운영해온 A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A 씨 일당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불법 성매매 홍보 사이트 2개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A 씨 일당의 불법 성매매 홍보 사이트에 가맹점으로 들어와 매달 10만~50만 원가량을 내고 홍보를 한 불법 성매매 업소가 전국적으로 545개나 된다. 또한 두 사이트의 회원은 무려 11만 명에 이른다.
집창촌, 불법 안마시술소, 불법 이발소 등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던 기존 윤락업소가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대부분 사라진 뒤 성매매 업소는 더욱 음지화했다. 오피스텔을 빌려 비밀리에 성매매 장소로 활용하는 오피방, 아예 성매매 여성을 성매수자가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는 출장 성매매 등이 대표적인데, 문제는 손님 확보다. 집창촌, 불법 안마시술소, 불법 이발소 등 기존 오프라인 기반 윤락업소는 이용을 원하는 손님들이 직접 찾아가면 되는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온라인을 기반으로 은밀히 성매매가 이뤄지는 오피방이나 출장 성매매는 드러내 놓고 홍보하는 게 불가능하다. 한때 번화가에 명함 사이즈의 홍보 전단지 등을 뿌리는 게 유행이었지만 요즘은 그조차 대부분 사라졌다. 대신 은밀히 운영되는 불법 성매매 홍보 사이트를 통해 업소를 광고하며 손님들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불법 성매매 업소들 입장에선 은밀히 자신들의 업소를 홍보해 손님을 확보해줄 불법 홍보 사이트가 매우 절실하다. 지난해 11월 출장 성매매 업체들이 단속됐을 당시 출장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한 소위 ‘광고업자’가 함께 검거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에 검거된 A 씨 일당은 이런 불법 성매매 홍보 사이트들 가운데 손에 꼽힐 만큼 대규모였다. 전국적으로 545개나 되는 성매매 업소가 가맹점으로 들어와 있고 회원도 무려 11만 명이나 된다. 여기서 업소를 홍보하면 성매매에 관심 있는 회원 11만 명에게 그 정보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게다가 A 씨 일당은 사이트를 운영하며 광고 수익을 올리는 데 만족하지 않고 서울 강남 일대에 오피스텔 21개를 임차해 직접 성매매 업소까지 운영했다. 불법 성매매 홍보 사이트가 운영하는 본사 직영 성매매 업체가 존재했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사이트 가장 좋은 위치에서 집중적으로 홍보됐다.
A 씨 일당은 해외에서 서버를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경찰 단속을 피해왔다. 게다가 단속으로 압수수색을 당할 경우 가맹된 전국의 불법 성매매 업소와 회원 명부 등이 담긴 데이터베이스(DB)와 영업장부 등이 경찰에 넘어갈 것에 대비해 비교적 인멸이 쉬운 구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활용해 왔다. 또한 경찰 단속에 대비하기 위해 수시로 관할 경찰서를 방문해 경찰 단속차량 번호를 수집해 업소 주변에 주차된 차량번호와 대조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그럼에도 결국 경기남부경찰청의 매서운 수사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편, A 씨 일당은 2년 동안 무려 22억여 원의 돈을 벌어 들였다. 이에 경찰은 과세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하고, 범죄 수익금으로 특정한 3억 5000여만 원에 대해서는 법원에 추징 보전 신청을 했다. 또한 11만 명의 회원 명단을 활용한 경기남부경찰청 ‘성매매 산업 전담 수사팀’의 추가 수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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