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이유에서 최 의원 측은 “정부수립 이후 일반 법관의 최고봉급을 행정직 1급 최고호봉에 맞추어 편성한 법관의 보수체계를 아무런 비판 없이 검사의 보수체계로 받아들여 검사에 대한 대우기준을 사법부 소속 법관과 동일하게 맞추고 있다”며 “헌법이나 법률상 검찰이 준사법기관이라거나 검사가 법관과 동일한 신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 측은 “법률 체계와 행정기관 간의 형평성을 바로잡기 위해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고 국가공무원법 등을 통해 관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6월 24일 오후 12시 기준 국회 내부망인 입안지원시스템에 따르면 검사 보수 폐지안엔 최 의원을 포함한 4인(박주민·김정호·양이원영)만 찬성했다.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3인(최강욱·박주민·김정호)만 동의한 상태다. 최 의원실은 5월 27일 동료 의원실에 보낸 공동발의 협조 요청서에서 6월 10일을 공동발의 기한으로 정했다. 요청서를 발신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임에도 소수 의원들만 찬성한 셈이다.
이처럼 민주당 의원들조차 공동 발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최 의원의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 폐지안’ 입법은 난항이 예상된다. 법안 발의를 위해서는 ‘발의자 포함 최소 10명 의원 찬성’이라는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법사위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징계 절차를 밟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당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곱지 않은 여론이 최 의원 입지를 좁혔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6월 20일 민주당 윤리심판원에서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최 의원은 소명 과정에서도 성희롱성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재 윤리심판위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줌 온라인 회의에서 여성 보좌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희롱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점, 해명 과정에서 계속 부인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준 점, 당 내외 파장이 컸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직권신청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억울하다”며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당에서는 처럼회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마녀사냥’이라는 입장이 나오지만 ‘징계를 존중하자’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6월 22일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장문의 반박 글로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부정하면서 재심 신청을 하고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최강욱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며 “민주당이 진실을 외면하고 광기 어린 팬덤의 포로가 되어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다른 보좌진은 “(최 의원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인정하고 사과하면 되는데 자꾸 끌고 가니깐 당 분열만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최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줘 대학원의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최 의원은 5월 20일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만약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여당이 검사 보수 폐지안을 두고 사적 보복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6월 9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월완박’(검사 월급 완전 박탈), 입법 폭주를 넘어 입법 보복”이라며 “피고인 신분인 국회의원이 검사 월급을 깎는 법을 만든다면, 입법권을 ‘사적 보복의 수단’으로 남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또 다른 보좌진도 “최 의원 안을 두고 검찰에 대한 사적 보복이라는 비판이 있다 보니 공발(공동발의)이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최강욱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공동발의 받고 있는 중"이라며 "자꾸 사실과 다른 보도가 되고 있어서 (법안과 관련된) 설명은 하고 있지만, 서두르진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