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개최된 ‘제17회 부산광역시장배(GⅡ)’ 결과, 2018년 ‘청담도끼’ 이후 4년 만에 ‘스테이어 시리즈’ 3관왕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부경 이경희 마주의 ‘위너스맨’이다.
‘스테이어 시리즈’란 한해의 장거리 최우수마를 선발하는 시리즈 경주다. 그 첫 번째 관문은 ‘헤럴드경제배’, 두 번째 관문은 ‘YTN배’, 마지막 관문이 바로 26일 열린 ‘부산광역시장배’였다.
위너스맨이 지난 1, 2관문인 헤럴드경제배와 YTN배를 모두 우승해 마지막 부산광역시장배의 트로피까지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 경주였다. 위너스맨은 역시나 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우승을 차지하며 스테이어시리즈 전 경주를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과 부경의 3세 이상 말 15두가 총 6억 원의 상금을 두고 펼친 1800m 경주가 시작됐다. 출발대가 열리고 ‘히트예감’이 총알같이 빠른 스타트로 선두를 차지했다. 그 뒤를 ‘위너스맨’이 바짝 쫓으며 선행으로 경주를 전개했다.
이 순위는 경주 중반까지 계속 유지되다가, 마지막 4코너에 들어서서 단숨에 흐름이 바뀌었다. 히트예감의 발걸음이 더뎌지는 순간 위너스맨이 1위 자리를 빼앗는데 성공, 이후로 순조롭게 격차를 벌리며 결국 3마신 차로 손쉬운 승리를 차지했다. 이날 위너스맨의 경주기록은 1분 54초 3다.
2위는 ‘심장의고동’, 3위는 ‘석세스마초’, 4위는 ‘킹오브더매치’, 5위는 ‘히트예감’이 이름을 올렸다. 배당인기 1위였던 ‘행복왕자’는 9위, 왕년의 장거리 강자 ‘청담도끼’와 ‘블루치퍼’는 각각 14위와 15위를 기록하며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위너스맨은 쟁쟁한 장거리 강자들 사이에서 우승함과 동시에, 스테이어 시리즈 3관왕에 등극해 장거리 국산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거기에 더해 4위 ‘킹오브더매치’를 제외한 5위까지 4두 모두 국산마라는 사실은 앞으로 한국경마 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위너스맨에 기승한 서승운 기수는 “위너스맨이 스테이어 대표마가 되어 영광스럽고, 이런 말을 만난 게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출발번호도 좋았고 경주전개도 생각대로 됐다. 경주 흐름이 조금 빨랐는데 말이 잘 버텨준 것 같아 고맙다”고 말했다.
최기홍 조교사는 “작전이 생각대로 됐다. 물 흐르는 듯한, 위너스맨을 위한 경주였다. 우리 위너스맨이 롱런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리를 잘해서 팬분들께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위너스맨이 스테이어시리즈를 통해 따낸 상금은 총 8억 원 가량이며, 여기에 스테이어 시리즈 승리 인센티브 1억 원을 추가로 가져간다. 아울러 시리즈 우승마 메리트로 9월 예정된 국제초청경주 ‘코리아컵’에 한국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이제 겨우 4세를 맞은 위너스맨. 좋은 체격과 주폭, 스피드, 지구력을 모두 갖췄다. 올해 ‘그랑프리(GⅠ)’까지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으며 그랑프리를 넘어 한국경마 역사에 전설이 될 새로운 기록을 남겨주길 기대해본다.
한편 이날 경주는 KBSN 채널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으며, 해당 영상은 유튜브 한국마사회 경마방송 KRBC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너스맨과 서승운 기수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도 자키캠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주마 목장 첫 삼관마 배출…우승상금 8억5천 싹쓸이‘잭팟’
부산경남지역에 있는 경주마 목장에서 국내 최초 암말 삼관마가 탄생했다. 경남 밀양에서 경주마목장을 운영 하고 있는 손병철 마주(61)가 국내 최초 암말 삼관마를 탄생시키며 경주마 생산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제주에 있는 경주마 목장들이 독식해 오던 경주마 생산 산업이 내륙에서도 성장할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최시대 기수가 기승한 ‘골든파워(3세 암말,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은 지난 5월 4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15회 경기도지사배(2,000m, 총상금 4억 5천만원)에서 막판 폭발적인 뒷심으로 역전우승을 기록하며 ‘트리플 티아라’ 시리즈 우승상금 7억5천만원과 인센티브 1억원 등 거액의 상금과 함께 삼관마 영예를 안았다. 이번 삼관마 등극은 2007년 '제이에스홀드'와 2016년 '파워블레이드' 이후 세 번째이자, 암말로서는 최초다.
‘골든파워’가 우승을 차지한 대회는 '트리플 티아라' 시리즈인 루나Stakes(1천600m), 코리안오크스(1천800m), 경기도지사배(2천m) 경주다. 암말 생산 장려를 위해 한국마사회에서 여는 이 시리즈는 3세 암말만 참여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삼관마가 되려면 1천600m, 1천800m, 2천m 거리에서 모두 우승해야 하므로 절대 쉽지 않다”며 “보통 말마다 거리 적성을 타고나는데 삼관마가 되려면 모든 거리에서 잘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든파워’는 역대 3번째 삼관마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경주마로 데뷔하기 전 시련을 겪기도 했다. 1세 때 팔렸다가 구매자의 변덕으로 다시 목장에 돌아왔고 이후 꾸준히 외면당했다. 더구나 명마를 배출하기로 유명한 제주가 아닌 내륙에서 훈련을 받아 환경적으로 다소 열세에 있었다.
하지만 ‘골든파워’의 가능성을 확인한 손병철 마주가 직접 경주마로 키우기로 하면서 실력이 날로 늘기 시작했다. 명마의 3대 조건인 속력, 지구력, 부담력을 고루 갖춘 ‘골든파워’는 매 경기마다 놀라운 파워로 경쟁마를 제치고 큰 거리차로 우승을 거뒀다. 손씨는 “경주마의 가능성을 일치 감치 알아보고 경남 밀양에 있는 우리 목장에서 순치(길들이기)를 일찍 하는 등 조기 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골든파워’는 트리플 티아라 이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경주를 거듭하며 엄청난 성장을 이루더니 결국 3세 암말 최강이 됐다. 이미 삼관마의 영예를 안았지만 아직 3세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주성적 뿐만 아니라 경주마 생산 시장에서도 큰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마 산업에선 혈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말이 우승하면, 해당 말의 씨수말(아빠) 말도 화제를 모은다”며 내륙 경주마 목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한편, 경주마 생산·육성목장인 이안목장과 위너스팜 외에도 ㈜대동하이텍을 비롯한 다수 기업을 경영하는 사업가 손병철 마주는 말산업 미래 이끌 인재 육성 위해 교육기부에도 열심이다.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경주마를 기부하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기부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7~8월 금·토요일 야간경마 시행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송대영)은 7월 1일부터 8월 27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야간경마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매년, 평소와는 다른 관람환경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여름철 한낮의 무더위로부터 고객과 경주마, 말관계자를 보호하기 위해 야간경마를 시행한다.
7~8월 두 달간 금·토요일 공원운영시간이 12시30분~21시로 변경된다. 일요일은 기존과 동일하게 9시30분~18시 주간경마가 시행된다. 야간경마 기간 동안 금요일 첫 경주 출발시각은 14시 10분이다. 부경에서 말이 뛰지 않는 토요일은 서울과 제주경마공원 경주를 중계하며 14시에 첫 경주가 시작된다. 일요일 첫 경주는 10시 45분이다.
아울러 8월 둘째 주는 부산경남경마공원 혹서기 휴장으로, 8월 12일과 14일 부경경마가 시행되지 않는다. 해당 기간 동안은 서울·제주경마공원의 중계 경주만 즐길 수 있다.
#부산강서소방서 지사119안전센터와 합동소방훈련 실시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과 부산강서소방서 산하 지사119안전센터는 지난 23일 오후 합동 소방훈련을 실시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매주 금토일간 1만 3천여 명이 방문하는 시설로, 방문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상시 안전관리 및 재난대응에 힘쓰고 있다.
이날 훈련에는 총 60여명이 참가했으며,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송대영 본부장을 훈련단장으로 한 2부 4반의 훈련조직을 구성해 재난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시 대응 훈련, 화재 발생 시 화재진압 및 고객대피 훈련 등이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송대영 본부장은 “실제상황처럼 훈련한 덕분에 직원들의 대응역량을 높일 수 있었다. 앞으로도 화재로부터 안전한 사업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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