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세부 변이 확산, 휴가철 이동량 증가, 면역효과 감소…7월 중하순~8월 재유행 가능성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급등하고 있는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추이를 보면 재유행이 시작됐다는 신호가 확연히 읽힌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수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6월 27일 기준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103.25명이다. 빠른 백신 접종과 정부 주도의 방역 정책이 성공한 국가일수록 호된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었는데 한국과 이스라엘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은 1월 25일 무려 1만 968.16명을 기록하며 오미크론 정점을 찍었다. 이후 급등한 만큼 급감한 이스라엘은 5월 31일 176.78명까지 하락했지만 한 달 사이 유행 규모가 6배 이상 증가했다.
프랑스도 6월 27일 기준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53.55명이다. 1월 26일 5417.59명으로 이른 오미크론 정점을 기록한 프랑스는 6월 13일 223.99명까지 하락했지만 보름 사이에 유행 규모가 5배 가까이 커졌다.
독일은 2월 11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 2278.40명으로 오미크론 정점을 찍었지만 3월 들어 재유행이 시작돼 3월 31일 2997.71명으로 다시 한 번 오미크론 정점을 찍고 하락해 6월 6일 327.54명까지 내려갔다. 그렇지만 6월 27일 986.28명으로 20여 일 사이에 3배 넘게 유행 규모가 커졌다.
이탈리아 역시 1월 15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 3001.03명으로 오미크론 정점을 찍고 6월 6일 278.93명까지 하락했지만 6월 27일 859.49명으로 상승해 20여 일 사이에 역시 3배 넘게 유행 규모가 커졌다.
유럽 지역 외신들은 재유행의 원인으로 BA.4, BA.5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확산,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을 언급하고 있다. 이런 사안에선 한국도 자유롭지 못하다. 6월 넷째 주(19~25일) 국내 감염 주요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행 중인 ‘BA.2.12.1’ 101건(국내 75건, 해외 유입 26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세종이 된 ‘BA.4’ 17건(국내 9건, 해외 유입 8건), ‘BA.5’ 137건(국내 89건, 해외 유입 48건) 등이 확인됐다.
특히 최근 BA.4와 BA.5가 급증하고 있는데 바로 유럽 재유행을 주도하는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들이다. 게다가 이번 여름에는 지난 2년 동안 제대로 떠나지 못한 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이 많아 여름 휴가철 이동량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이유로 면역효과 감소가 꼽히고 있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각국에 엄청난 코로나19 확진자를 양산했는데 이는 감염으로 항체가 생겨 면역력을 확보한 시민이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1~2월에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을 지난 유럽 국가들에서 4~5개월이 지난 5월 말~6월 초중순 재유행이 시작됐다. 감염으로 얻은 면역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시기다. 코로나19 면역 지속 기간은 3~6개월로 추정되는데 백신 효과는 3개월 뒤부터 떨어지기 시작하고 감염에 의한 면역효과는 이보다 조금 더 길지만 역시 4~5개월이 지나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이 오미크론 정점에 도달한 시점은 3월 17일 즈음으로 유럽보다 한두 달가량 늦다. 따라서 7월 중하순에서 8월 사이 재유행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4월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이 94.9%라고 밝힌 바 있다. 백신 접종과 감염을 통해 20명 가운데 19명이 항체를 갖고 있다는 의미로 이는 유행 규모 급감의 원동력이 됐다. 그렇지만 여름이 오면 다시 항체 양성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역시 6월 22일 중대본 회의에서 “올여름은 코로나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만큼 4차 접종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기 시작했다. 애초 재유행은 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해지는 가을이나 겨울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초가을 즈음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4차 백신 접종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그렇지만 최근 유럽에서 재유행 조짐이 확인되면서 국내 역시 여름 재유행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름에는 비교적 바이러스 활동이 줄어들어 감기나 독감 유행도 없는 편이지만 코로나19는 다르다. 2021년 여름에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대유행을 경험한 바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6월 21일 브리핑에서 “예방접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치료제를 적시에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 또 신종 변이에 대한 감시 강화 전략 등을 중심으로 향후 확산세에 대응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은 이미 4월 14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접종 완료율은 대상자의 30% 중반에 불과하다.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가 4차 접종 대상을 60세 이상에서 전국민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국민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4차 접종에 나설지 여부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관련 조치가 대부분 해제된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할 정책이 사실상 없다. 또한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부여되던 혜택도 거의 사라졌다.
게다가 백신 투약 부작용 관련 뉴스가 계속되면서 백신 접종에 거부감을 갖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고, 감염자들을 중심으로 ‘걸려도 감기 정도일 뿐’이라며 코로나19를 가볍게 대하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자발적인 백신 접종률을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4차 접종 완료율까지 낮은 상황에서 올여름 재유행이 시작되면 위중증률과 치사율까지 급등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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