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물가 쇼크에 연준 자이언트 스텝…유가 하락하면 인플레 정점 확인→금리안정→주가 반등 기대
사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낮다는 분위기였다. 그 전까지 파월 의장은 6~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 금리인상(한번에 50bp 금리인상)을 반복 언급했고, 다른 FOMC 위원들도 이에 동조하는 발언을 해 왔다. 하지만 5월 물가 쇼크에 이런 기대는 순식간에 무너졌으며, 결국 75bp 금리인상이 현실화됐다. 이제 1.75%로 올라온 연준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4%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늘어났고, 주가 조정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물론 인플레 정점론이 완전히 훼손된 것은 아니며, 7월에도 인플레 정점론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6월 중순 이후 국제유가가 한풀 꺾인 것은 7월 또는 8월 인플레 피크아웃 기대감을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유가는 상승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비자발적 산유량 감소가 예상됐기 때문인데, 실제 상황은 이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중국과 인도가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과 인도의 합계 인구는 30억, 전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이들이 러시아 에너지를 수입한다는 것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 효과가 제한적일 것임을 의미한다. 심지어 이들은 예년에 비해 더 많이 원유를 수입해 가공한 후 수출하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가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원유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국제유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현재 원유 수급 상황이 꽤 안정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제유가가 하락한다면 인플레 피크아웃에 당연히 큰 도움이 되겠지만 현 수준에서 더 오르지만 않는다 하더라도 올해 중반 인플레 정점론은 더 이상 훼손되지 않을 수 있다.
리세션(경기 후퇴의 초기 국면) 우려까지 큰 현 시점에서 인플레 정점 확인만으로 증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플레 정점 확인은 우리가 앞으로 금융시장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첫 단추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난 6개월간 우리는 주식·채권 동반 약세라는 매우 드문 현상을 겪었다. 짧게는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나타나지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그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몇 안 되는 이런 케이스에서 공통점이 있는데, 동반 약세 국면 해소의 첫 단계는 금리 안정이었다. 즉, 주식 먼저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금 금리가 안정을 찾기 위한 조건은 당연히 인플레 안정을 확인하는 일이다. 우리 기대대로 인플레 정점 통과가 확인된다면,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가 조금 완화되면서 미국 채권 금리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고, 그런 변화를 확인할 때까지 미국 증시는 다소간 변동성을 유지하다가 안정을 찾아가는 수순이 될 듯하다.
연준 긴축 우려 완화는 당연히 한국 증시에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한국 주가 흐름은 달러 강세에 거의 정확히 반대로 움직이는 양상이었다. 국내 매수 세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며, 따라서 긴축 완화 기대감은 한국 증시도 반등을 도모할 수 있는 핵심적 변화가 될 수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자산배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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