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의 한 장면. |
하지만 최근 <폭스뉴스>는 “성격 차는 오히려 부부 생활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심리상담가나 심리학자들은 “이혼하기 쉬운 부부의 성격이나 특성은 따로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부부 둘 다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결단력이 부족한 경우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심리학 연구팀이 4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부부 32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부부 간에 성격의 공통점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부부를 각기 따로 설문한 결과다. 이 부부들은 장기간 한 파트너와 생활하는 게 행복한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거의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할 경우 성격 차이는 간단히 극복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아예 성격 차가 뚜렷한 부부가 성격이 비슷한 부부보다 결혼생활 만족도가 더 높다는 설도 있다. 2007년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 연구팀이 55년 이상 장기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다. 이에 따르면 부부가 성격이 다를수록 결혼 생활을 장기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혼 생활이 10년, 20년 이상 지나서 서로 성격이 비슷해진 경우 결혼 생활 만족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가장 행복도가 높은 부부는 한쪽이 사교적이고, 다른 한쪽은 꼼꼼한 성격일 경우다. 연구팀은 집안이나 일 문제 등 어려움이 생겼을 때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은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고, 성실한 사람은 부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등 여러 대처방안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한마디로 각기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는 소리다.
이에 반해 사이가 나쁘거나 헤어지기 쉬운 부부의 전형적인 성격이나 특성, 상황도 있다.
첫째 부부가 다 우유부단한 성격일 경우다. 둘 다 주저하는 성격이면 문제가 생겨 상황이 좋지 않게 끝났을 때 서로의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러다 관계가 악화된다. 반면 어느 한쪽이 결단력이 강해 리드해 나가면, 부부 사이가 잘 유지된다.
둘째 마마보이 남편, 모성애가 강한 부인도 이혼할 가능성이 크다. 이 커플은 서로 돌봐주길 바라고 돌보길 원하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해 결혼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모성애가 강한 여성이 자식을 낳으면, 부인의 관심사는 온통 자식이 되기 마련이다. 마마보이 남편은 외로운 심정을 바람으로 채우려고 해 결국 부부 생활이 위기를 맞게 되는 패턴이다.
셋째 가족이나 주변에서 반대가 심한데 결혼에 성공한 커플이다. 결혼 전까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서로의 연결고리를 단단히 해온 만큼 결혼 후 평온한 나날이 계속되면 지루하게 느낀다. 또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상대의 결점이 눈에 띄어 혐오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더군다나 만나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3개월 이내로 초스피드로 결혼했다면 이혼 리스크가 매우 크다.
넷째 집에서 직장까지 출퇴근시간이 길면 이혼율이 상승한다. 스웨덴 우미아 대학 연구팀이 5년간 무려 20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출퇴근시간이 각기 45분 이상인 경우와 미만인 경우를 비교했을 때, 45분 이상인 경우 이혼율이 40%나 높았다.
특히 결혼한 지 3~4년 정도인 부부일 경우, 출퇴근 시간이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맞벌이 부부가 출퇴근에 시간을 오래 쓰며 지쳐 집에 돌아올 경우, 가사 일 분담을 두고 부부 싸움을 하게 된다. 전업주부가 있는 가정일 경우에는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 다투게 된다.
그렇다면 결혼 전 동거 여부는 어떨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내놓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결혼 전 동거를 하지 않는 경우가 결혼 생활이 더 길다. 동거를 하다가 결혼에 골인한 부부는 1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할 확률이 61%였다. 이에 반해 동거를 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시작한 경우 1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할 확률은 66%였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