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투자자 인수 의향 밝히면서 매각 진행 중…사업 모델 경쟁력은 ‘글쎄’
#기존 주주 품? 혹은 새로운 기업?
JC파트너스가 최근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매각 작업에 나섰다.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율은 54%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3월 JC파트너스는 홍콩계 물류회사 코차이나와 함께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인수를 공식화한 이후 유상증자에 투자금을 집행해왔다.
JC파트너스가 매각 절차에 착수하게 된 배경은 기존 투자자 중 경영권 인수 의지를 표한 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JC파트너스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들이 에어프레미아 인수 의향이 있다고 제안을 해서 우리가 조건을 받아보기로 했다. 현재 몇몇 투자자가 입찰에 참여했다”며 “올 하반기부터 에어프레미아는 추가 기체 도입이나 미주 노선 취항 등을 진행한다. (회사를 둘러싼) 상황이 다소 개선되면서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난 듯하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인수 의지를 밝힌 기존 투자자가 누구인지는 드러난 것이 없다. 다만 관련 업계는 박봉철 코차이나 회장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에어프레미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박봉철 회장은 JC파트너스 측과 별개로 에어프레미아 지분 24.02%를 갖고 있다. 그간 박봉철 회장이 에어프레미아 경영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박 회장은 현재 에어프레미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이외에는 (주)서울리거가 지분 4.39%를 갖고 있다. (주)서울리거 최대주주는 심주엽 전 에어프레미아 대표다. 심 전 대표는 휴젤 대표도 지낸 바 있다. 다만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은 JC파트너스 측에서 결정하는 부분이다. 우선 협상 대상자 리스트를 두고 논의하고 있는 정도”라고 답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11월 유명섭 대표가 취임하며 심 전 대표와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유명섭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주엽 전 대표의 측근인 홍성범 전 휴젤 창업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다 지난해 홍콩의 FINTEK CO., LIMITED라는 회사로 지분이 모두 넘어간 (주)세심도 에어프레미아 지분 8.59%를 갖고 있다. (주)세심은 이재규 서울리거 대표가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다. 에어프레미아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된 김정규, 문보국 씨도 각각 2.40%, 2.74%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보유 중이다.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입찰은 기존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새로운 인수자에 경영권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JC파트너스 측의 설명이다. 목표 매각 완료 시점은 연내를 잡고 있다. 앞서의 JC파트너스 관계자는 “외부 투자자들도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에) 관심을 보여서 조건을 다시 받아볼 생각도 있다. 자금력을 가진 회사에 팔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업이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할 가능성을 높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황용식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여건을 확보했지만 아직 하이브리드 항공사라는 사업 모델이 검증되지 않았다. 리세션(경기후퇴)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항공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도 “지금 상황에서는 자금력을 갖춘 기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특별히 좋은 노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항공운항증명(AOC)을 받았다는 이유로 프리미엄 값으로 300억~400억 원을 부를 수 있어서 인수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일 것이다. 다른 항공사가 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하이브리드 항공사 첫발, 입증 가능할까
최대주주 변경을 앞둔 에어프레미아는 일단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사업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오는 7월 15일 싱가포르 첫 여객노선 취항을 앞두고 유류할증료를 할인해주는 등 승객 끌어 모으기에 한창이다. 지금까지는 국제선 화물 노선만 운행해왔다. 최근엔 일본 나리타 지사에서 근무할 직원을 뽑는 등 국제선 노선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장거리 운항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점을 설립하고 해당 지역 취항도 준비 중이다.
에어프레미아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의 지난해 매출은 25억 3730만 원이었고 영업손실은 384억 1573만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519억 1456만 원이었다. 아직 항공기는 중‧대형 항공기인 보잉 787-9 기종 1대에 불과하다. 또 애초 6월로 예정됐던 싱가포르 취항이 갑작스레 연기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초반부터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어프레미아는 여행사들과의 판매 네트워크 구축이 지연되며 운항이 연기됐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윤식 교수는 “결국 FSC만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LCC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중정비와 라인 정비를 외주로 맡기는 것 외에는 인건비나 서비스 비용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하더라도 에어프레미아에 특별히 긍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다. 항공 동맹(얼라이언스)이나 코드셰어를 할 일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용식 교수 역시 “아직 하이브리드 항공에 대한 실체를 보여주지 않은 상태다. LCC와 FSC의 장점을 모두 취하려면 결국 묘수를 부릴 수밖에 없다. LCC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제주항공이 중‧장거리 얘기를 하지 않는 이유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지 않는 이상 하이브리드 항공의 경쟁력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에어프레미아는 항공 수요 확대와 이에 발맞춘 항공기 추가 투입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의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현재 일본 나리타 지점은 설립을 준비 중이고, 2, 3호기 도입이 늦어졌었는데 8월과 9월 차례로 국내에 들여오는 걸로 계획하고 있다. 7월부터는 휴직 인력도 모두 복귀한다”며 “여행 자체가 늘면서 중‧장거리 수요가 느는데, 특히 승객들이 편안하고 안락한 좌석을 찾는 경향이 있다. 합리적인 가격까지 도입할 시 충분히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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